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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처 | [FOCUS] 연극·뮤지컬 배우 화보집 <매거진 두시> [NO.166]

글 |안세영 사진제공 | 매거진 두시 2017-08-01 5,034

평소 <더뮤지컬>에 실린 배우의 사진을 보며 그 감질나는 분량에 애가 달았던 적은 없는지? 또는 <모노그래프>, <스트림 매거진> 같은 인물 잡지를 보며 당신이 좋아하는 뮤지컬 배우에 대한 정보도 한 권의 책으로 묶여 나오기를 소망했던 적은 없는지? 이러한 팬들의 바람에 화답하는 독립 출판 잡지가 나왔다. 지난 1월 새해를 맞아 창간되어 반 년 사이에 뮤지컬 팬들의 뜨거운 관심을 받게 된 <매거진 두시>다.



<매거진 두시>는 세 명의 공연 마니아가 만드는 연극·뮤지컬 배우 화보집이다. 매 호 한 명의 배우를 주인공으로 다양한 컨셉의 사진과 인터뷰를 싣는다. 특히 이 사진은 공연 프로필 사진이나 매체 인터뷰 사진에서 보기 힘든 일상적인 모습을 담고 있어 인기다. 냉장고 앞에 쭈그려 앉아 샌드위치를 깨물거나 햇볕 쨍쨍한 공원에서 농구공을 튕기는 등의 모습은 소위 ‘남친짤’을 연상시키며 무대 밖 배우의 일상을 궁금해하는 팬들의 마음을 꿰뚫는다. 좋아하는 배우의 사진을 어마어마한 분량으로 소장할 수 있다는 것도 <매거진 두시>의 장점이다. 잡지에만 40여 장의 사진이 실리는 데다, 잡지에 없는 사진이 실린 엽서 세트 3종도 함께 판매한다. 잡지와 엽서를 풀 패키지로 구매하면 히든 엽서 세트까지 증정한다.


인터뷰 역시 세세하고 방대한 분량을 자랑한다. 배우의 연기관과 평소 생활을 엿볼 수 있는 인터뷰부터 지난 출연작을 하나하나 되짚는 인터뷰까지, 잡지 한 권에 해당 배우의 모든 것을 담기 위해 애썼다. 인터뷰 질문은 트위터를 통해 배우의 팬들로부터 수집하기도 한다. 일반 대중보다는 배우의 팬을 타깃으로 한 만큼, 실구매자인 팬들의 궁금증을 해결하는 데 힘을 쏟는다. 배우의 손발 크기나 가방 안 소지품 같은 팬들의 사소한 궁금증에도 성실하게 답해 주는 것이 기존 매체 인터뷰와는 다른 독특한 재미 요소다.


<매거진 두시>는 현재 배우 정민, 허규, 고상호, 신성민, 정욱진을 주인공으로 5호까지 발행되었다. 그동안 <매거진 두시>의 공식 트위터 팔로워는 2천 명을 넘어섰다. 잡지 2만 원, 엽서 세트 각 5천 원으로 일반 잡지보다 가격대가 높은 편이지만, 팬들은 개의치 않는 분위기다. 좋아하는 공연과 배우에 대한 높은 충성도와 소비력을 갖춘 팬덤에게 <매거진 두시>는 새로운 즐길 거리에 대한 갈증을 해소해 주는 반가운 오아시스가 되고 있다.






€MINI INTERVIEW

<매거진 두시>를 만드는 사람들            


<매거진 두시>를 만들게 된 계기는?
아이돌이 나오는 TV 프로그램을 보면서 연극·뮤지컬 배우도 팬들이 즐길 수 있는 공연 외의 콘텐츠가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3년 전부터 우리끼리 장난삼아 여러 아이디어를 주고받다가, 그중 가장 실현 가능성이 높아 보이는 인터뷰 화보집에 도전하게 되었다. <매거진 두시>라는 이름은 티켓팅 시간 2시와 ‘Do See’라는 이중적인 의미를 담아 지었다.


구성원과 역할 분담은 어떻게 되나?
구성원은 총 3명이다. 한 명은 주로 인터뷰와 디자인을 맡고, 나머지 두 명이 촬영을 맡는다. 전문 포토그래퍼는 아니지만 평소 취미로 인물 촬영을 해온 경험을 살렸다. 3명 모두 본업은 공연이나 출판과 무관하다. 그래서 다 함께 공부하는 자세로 <매거진 두시>를 만들고 있다. 머리를 맞대 화보 컨셉을 정하고, 컴퓨터 디자인 프로그램을 독학으로 배웠다.


인터뷰와 촬영은 어떤 식으로 진행되나?
보통 인터뷰 1회, 사진 촬영 1회로 나눠서 진행한다. 인터뷰는 3시간, 촬영은 6시간 정도 소요된다. 시간 내에 책과 엽서에 들어가기 충분한 분량의 사진을 뽑아내야 하기 때문에 카메라 두 대가 동시에 달라붙어 촬영한다. 카메라 한 대당 2천 장쯤 찍는다고 보면 된다. 또 다양한 컨셉의 사진을 찍기 위해 방마다 컨셉이 다른 스튜디오를 빌리거나, 인접한 스튜디오 여러 곳을 빌려놓고 이동하며 촬영한다.


헤어·메이크업과 스타일링은 누가 담당하나?
헤어·메이크업은 비용을 들여 전문가를 섭외한다. 현재 <록키호러쇼>의 김경희 분장디자이너님이 함께해 주고 계시다. 의상과 소품은 우리가 직접 돌아다니며 산다. 정장은 대여하지만 일상복은 구매한다. 홍보 효과가 작은 독립 출판물이라 의상 협찬을 얻지 못했다. 촬영이 끝난 옷은 배우에게 선물한다. 갖고 있어봤자 재사용이 어렵고 짐만 되기 때문이다. 어떤 배우는 우리한테 자선 사업하느냐 묻던데, (웃음) 나중에 보면 다들 잘 입고 다니시더라. 그래서 간혹 배우가 사복을 입고 촬영한 게 아니냐는 오해를 받기도 한다.


판매는 어떻게 이뤄지나?
일정 기간 온라인 주문을 받고 주문량에 맞춰 인쇄에 들어간다. 매 호 편차가 큰 편이지만 평균 170~200권 정도 판매된다. 인쇄 수량이 적다 보니 옵셋 인쇄가 아닌 디지털 인쇄를 맡기는데, 초반에 인쇄 문제로 무척 고생했다. 1호 때 전량 재인쇄 사태를 겪고 인쇄소를 바꾼 뒤로는 안정된 상태다. 포장과 배송은 3호부터 대행업체에 맡기고 있다.


<매거진 두시>를 만들면서 가장 힘든 점은 무엇인가?
배우 섭외가 가장 큰 문제다. 공연 제작사를 통해 섭외 문의를 넣고 있는데, 독립출판물이다 보니 섭외가 쉽지 않다. 창간호 때만큼은 아니지만 지금도 수없이 섭외 연락을 넣고 거절당하는 과정을 겪고 있다. 본업과 <매거진 두시> 제작을 병행하는 데 따른 체력적·정신적 부담도 만만치 않다. 1~4호를 한 달 간격으로 발행해 보니 일정이 너무 숨가쁘더라. 배우 섭외 문제도 있어 지난 5월은 쉬었고, 앞으로는 격월간으로 발행할 예정이다.


제작 과정을 들어보니 수익이 나기 힘들 것 같은데?
간신히 적자만 면하는 정도다. 끝나고 다함께 고기 한 번 먹을 정도? 잡지는 인쇄비를 제하면 많이 팔려도 적자고 엽서가 실질적 수익원이다. 애초에 돈 벌자고 시작한 일은 아니라서 적자만 면하면 된다는 게 우리 모토다. 결국 좋아하니까 할 수 있는 일이다.


앞으로 더 시도해 보고 싶은 게 있다면?
대학로 인근 서점에서 오프라인 판매를 계획하고 있다. 이를 위해 5호부터 연속간행물 바코드(ISSN)가 들어간다. 하지만 아직 독립출판물을 받아주는 서점을 찾지 못해 고민이다. 또 홈페이지를 열어 웹진을 병행하고 싶다. 웹진은 종이 잡지에 비해 만드는 데 필요한 비용적·시간적 부담이 적고, 잡지에 싣지 못한 자잘한 촬영 에피소드까지 담아낼 수 있을 것 같다. 여건이 되면 배우가 출연하는 예능 느낌의 영상 콘텐츠도 만들어보고 싶다. 





* 본 기사는 월간 <더뮤지컬> 통권 제166호 2017년 7월호 게재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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