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 라이어>
20년 역사를 담은 웃음 만발 두 집 살림
진실과 거짓 사이의 세상
한 공연이 꾸준히 사랑받기는 참으로 어렵다. 여기 그 어려운 걸 해낸 공연이 있다. 1998년 1월 대학로 바탕골 소극장에서 초연 이후, 스무 해 동안 사랑을 받아온 연극 <라이어>가 주인공. 작품은 국내 최초로 시도된 오픈런 공연으로, 공연계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했다고 알려졌다. 오픈런 공연은 끝나는 날짜를 지정하지 않고 지속해서 공연되는 것을 말한다. 작품은 초연 이후 총 35,000회 공연, 누적 관객수 500만 명을 돌파하며 큰 사랑을 받았다. 아시아 최초 오픈런 공연, 아시아 최장 기간 연속 공연, 아시아 최다 공연, 세계에서 3번째로 쉬지 않고 공연하는 연극이라는 많은 수식어가 붙은 만큼 대중적인 대학로 연극으로 자리매김했다. 심지어 이러한 인기에 힘입은 <라이어>는 비슷한 형태로 구성된 3탄까지 레퍼토리를 확장하며 관객을 만났다. 무엇보다 대학로 연극이 기초 예술로서의 장르로 자리매김한 가운데 작품은 마음껏 웃으며 관람할 수 있는 ‘엔터테인먼트’ 기능으로 공연의 장을 열었다는 평을 받고 있다. 올해는 20주년 기념 특별 공연으로 <스페셜 라이어>라는 이름으로 찾아올 예정이다.
<라이어>는 영국의 인기 극작가 겸 연출가 레이 쿠니(Ray Cooney)의 대표작
이번 <스페셜 라이어>는 초창기 공연과 큰 차이를 두지 않았다. 제작사 파파프로덕션은 원작 자체의 높은 완성도와 한국에서 20년 동안 공연되며 정서적인 불편함이나 감성적인 이질감을 없애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해왔다는 점을 강조했다. 대신 이번 <스페셜 라이어>에서는 주인공 존 스미스의 거짓말로 인해 순식간에 농부로 변하는 스탠리 가드너가 전라도나 경상도, 충청도의 사투리를 사용해 한국적인 공감대를 높이며 웃음을 전한다. 기존 소극장에서 약 450석의 동숭아트센터로 공간을 넓힌 무대는 소파를 기준으로 존 스미스가 살고 있는 두 집을 분리해 디자인했다. 중앙에 위치한 소파는 스토리의 가장 중요한 틀로, 모든 사건이 벌어지는 주 활동 공간의 의미를 더한다. 이번 <스페셜 라이어>에서는 2017년이 가지고 있는 시대성을 추가해 한층 더 세련되고 섬세한 무대로 업그레이드를 예고했다.
캐스팅 어벤저스
<스페셜 라이어>는 하루 동안 두 집에서 벌어지는 이야기가 빠른 속도로 진행되는 것과 쉴 새 없이 전환되는 상황이 가장 큰 매력으로 꼽힌다. 무엇보다 특별한 조명이나 음향, 음악의 도움 없이 오로지 배우들의 연기로 공연이 탄생한다. 그래서 작품의 가장 큰 성공 요인으로 꼽히는 것이 바로 배우들의 노련한 애드리브다. 초연부터 꾸준히 <라이어>에 출연했던 개성 강한 배우들이 뭉친 이유다. <스페셜 라이어>의 이현규 연출가는 “<라이어>가 한국에 소개됐던 초반에 출연한 배우를 비롯해 해당 작품을 만들어갔던 배우들과 현재 공연 중인 배우, 그리고 기꺼이 이번 공연에 참여하고 싶다고 해준 배우들이 모였다”면서 “무엇보다도 <라이어>의 스페셜 공연은 올해가 처음이다. 스무 해를 맞은 작품을 기념하기 위해 모두가 선뜻 뜻을 모았다”고 밝혔다. 이야기의 첫 거짓말을 시작하는 존 스미스로는 이종혁, 원기준이, 존 스미스의 백수 친구이자 그의 거짓말을 함께 감싸주는 스탠리 가드너에는 연극 배우 시절 <라이어>의 다양한 캐릭터를 연기한 안내상을 비롯해 서현철, 안세하가 캐스팅됐다. 윔블던에서 살고 있는 존 스미스의 착한 부인 메리 스미스는 SES 출신 슈와 신다은이, 스트리트햄에 살고 있는 존 스미스의 섹시한 부인 바바라 스미스는 나르샤와 손담비가 맡는다. 이외에도 우현, 권혁준, 김원식, 김광식, 안홍진, 오대환, 홍석천, 김호영, 병헌이 무대에서 <스페셜 라이어>를 완성할 예정이다.
* 본 기사는 월간 <더뮤지컬> 통권 제165호 2017년 6월호 게재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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