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의 추천 클래식
<기돈 크레머 & 크레메라타 발티카>
작년 9월 영국의 ‘BBC 뮤직 매거진’이 100명의 연주자에게 가장 위대한 바이올리니스트를 물었다. 설문 조사에는 안네 소피 무터, 조슈아 벨, 사라 장, 앤드루 맨츠, 네빌 마리너, 막심 벤게로프, 프랑크 페터 짐머만 등 저명한 바이올리니스트들이 대거 참여했다. 이들이 현존하는 연주자 가운데 최고의 바이올리니스트로 꼽은 이는 다름 아닌 기돈 크레머였다. 2017년은 기돈 크레머에게 특별한 의미를 갖는 해다. 1947년 태어난 그가 70세를 맞는 해이자, 1997년 그가 발틱 국가 출신의 젊은 음악가를 모아 창단한 오케스트라 크레메라타 발티카가 20주년을 맞는 해이기 때문이다. 기돈 크레머와 크레메라타 발티카는 이를 기념한 월드 투어 공연의 일환으로 한국을 찾는다.
내한 공연의 하이라이트는 1부에서 연달아 연주되는 바흐의 ‘두 대의 바이올린을 위한 협주곡’과 필립 글래스의 ‘바이올린과 첼로를 위한 이중 협주곡’이다. 바로크 시대의 바흐와 현대의 글래스는 300년의 시간차만큼이나 스타일이 확연히 다르지만, 두 곡 모두 발레 안무가에게 깊은 영감을 주었다는 공통점이 있다. 신고전 발레의 거장 조지 발라신은 바흐의 곡으로 발레 <콘체르토 바로코>를 만들었고, 네덜란드 댄스 시어터는 2010년 글래스의 곡으로 발레 <스완 송>을 만들었다. 기돈 크레머는 두 곡을 각각 바이올리니스트 안드라스 켈러, 첼리스트 기드레 디르바나우스카이테와 협연한다. 이 밖에도 기돈 크레머의 오랜 친구인 바이올리니스트 겸 지휘자 안드라스 켈러가 콘체르토 부다페스트 심포니 오케스트라를 이끌고 함께 내한한다. 한편 기돈 크레머는 70세가 넘으면 리사이틀과 오케스트라 협연 무대를 현저히 줄여 나갈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그의 남은 공연 하나하나가 더욱 소중한 이유다.
5월 31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보리스 베레조프스키 피아노 리사이틀>
‘건반 위의 사자’로 불리는 러시아 피아니스트 보리스 베레조프스키가 7년 만에 내한 독주회를 갖는다. 보리스 베레조프스키는 1990년 차이콥스키 국제 콩쿠르에서 우승하면서 국제 음악계에 부상하였고, 2007년 영국 음악지 『인터내셔널 피아노』가 수여하는 인터내셔널 피아노 어워드를 수상했다. 그동안 무시무시한 괴력의 비르투오소로 강인한 이미지가 부각되었던 베레조프스키는 이번 공연에서 쇼팽의 즉흥곡으로 섬세한 연주를 들려줄 예정이다. 또한 피아노계 3대 난곡으로 평가받는 스트라빈스키의 ‘페트루슈카’와 이탈리아 바로크의 진수를 담은 스카를라티의 소나타를 통해 러시아 피아니즘의 거장으로 평가받는 그의 진면목을 드러낼 예정이다.
5월 16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라디오 프랑스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내한 공연>
라디오 프랑스 필하모닉 오케스트라가 4년 만에 한국을 찾는다. 프랑스 국립 오케스트라, 파리 오케스트라와 함께 프랑스를 대표하는 3대 오케스트라 중 하나다. 이번 공연은 2016년 정명훈의 바통을 이어받은 예술감독 미코 프랑크의 부임 후 첫 내한 공연이다. 핀란드 출신 지휘자 미코 프랑크의 장기인 시벨리우스의 크리스티안 2세 조곡 중 ‘야상곡’과 프랑스 관현악의 진수를 들려줄 라벨의 ‘어미거위 모음곡’, ‘다프니스의 클로에 모음곡’을 선보인다. 또한 2010 벤쿠버 동계 올림픽 당시 김연아의 프리 스케이팅곡으로 잘 알려진 거슈윈의 피아노 협주곡 F장조를 피아니스트 손열음이 협연한다.
5월 25일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 본 기사는 월간 <더뮤지컬> 통권 제164호 2017년 5월호 게재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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