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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 [LIVE TALK] <아이다> 윤공주 [No.160]

진행·정리 | 안시은 2017-02-01 6,558

지금에 마음을 다한다는 것



윤공주는 10년여의 도전 끝에 <아이다>와 만났다. 남달랐을 것 같은 만남이지만, 작품에 임하는 자세는 다르지 않다. 모든 작품에서 그래왔듯 잘하기 위해 땀방울을 쏟아냈다. 노력하면 된다는 것을 아는 나이에 ‘아이다’가 되어 오늘도 변함없이 무대에 힘을 다 쏟아내고 있다.






<아이다>가 만드는 에너지                                                  


THE MUSICAL <아이다>라서 어려운 점과 좋은 점을 꼽아본다면? (sspark90)
윤공주 다 어려워요. 그런데 다 좋아요. 나이도 있고 경력도 있을 때 하게 되어서 리더 연기를 조금은 편안하게 해낼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아이다란 역할은 중심을 잃지 않아야 하고, 책임감이 있어야 하는 데다 무대에서도 잘해야 하잖아요. 정말 좋아하기 때문에 잘하고 싶은 마음이 큰데 그게 어려워요. 역할도, 음악도, 스토리도 정말 좋아요. 라다메스와의 사랑과 누비아 백성과의 갈등도 좋고요. 공연이 끝나면 조연출 언니에게 “언니 왜 이래요? 지금 힘들어서 못하겠는데 또 하고 싶어요”라고 해요. 아이다와 성격도 잘 맞아요. 저도 아이다처럼 자유롭고 솔직한 걸 좋아하거든요. 공주로서 자신을 포장하려 하는 암네리스에게도 아이다가 언젠가는 자기 모습을 찾게 될 거라고 하는데, 여배우도 비슷한 부분이 있어요. 여배우에 대한 환상이 있을 수도 있거든요. 저는 거기에 맞춰 행동하지 않아요. 바보 같고 촌스러울 수도 있지만 이게 제 자신이고 또 좋아요.”


THE MUSICAL 아이다를 분석할 때 무엇을 중점으로 했어요? (gksquf0272)
윤공주 저는 항상 대본에서 최대한 답을 찾으려고 해요. 대본 안에 있는 상황과 상대방의 관계에 대해서 왜 그런지, 내가 무엇을 하고 있는지 계속 생각하고 분석해요.
“대본에 충실하려 해요. 전사를 만들어보기도 하는데 이것 역시 대본에 나와 있어요. <시카고>를 할 때 록시가 남편을 죽이고 욕망과 욕심을 위해 산다는 것이 와 닿지 않아 힘들었던 적도 있는데, 아이다는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목숨을 바치잖아요. 많은 사람들이 꿈꾸는 사랑이고, 저도 그런 상황이라면 목숨을 바칠 수 있을 것 같거든요. 그래서 인물을 받아들이는 것이 많이 힘들진 않았고요. 외적으로는 태닝을 많이 했어요. 일주일에 한 번밖에 안 시켜줘서 까매져야 하는데 자꾸 하얘지고 있어요. 피부에는 안 좋겠지만 2주에 세 번 해주면 좋겠어요. 조금이나마 더 누비아인 같아질 테니까요.”


THE MUSICAL <아이다>에서 가장 좋아하는 넘버나 장면이 있다면요? (sspark90)
윤공주 ‘Easy As Life’
“솔로곡이니까. (웃음) 농담이고요. 신에게 대항하는 노래잖아요. 어려운 장면이지만 잘하고 싶어서 마음이 가요.”


THE MUSICAL <아이다>는 관객들도 느낄 만큼 에너지가 강한 넘버들이 많아요. 아이다 캐릭터는 그래서 그만큼 더 신경을 쓸 텐데 가장 신경 쓰고 준비하는 넘버와 준비 방법은? (jjangyujin)
윤공주 모든 넘버를 당연히 신경 써요. 모든 뮤지컬 넘버가 그러하듯 <아이다>의 음악도 노래를 뛰어넘는 감정의 표현이고 대사여야 하기 때문에 노래에 얽매여서 감정을 잃고 싶지 않아요. 노래는 무조건 완벽하게 해야 하고 감정을 잘 표현하려고 노력합니다.
“‘Dance Of The Robe’는 특히 어려워요. <아이다>를 많이 보셨던 분들은 이 곡에 대한 애정이 많더라고요. 그래서 더 잘하고 싶어요. 이 노래에선 관객뿐 아니라 누비아 백성을 연기하는 배우들이 같이 에너지를 쌓아줘요. 그런데 제가 못해서 에너지가 떨어지게 하고 싶지 않거든요. 엄청난 에너지에 보탬이 되고 싶고요. 지금까지 하면서 마음에 드는 건 세 번 정도 있었던 것 같습니다.(웃음)”


THE MUSICAL 아이비, 이정화 암네리스와 각각 공연할 때 어떤 느낌인가요? (yoonie0520)
윤공주 정화는 귀여우면서 더 감싸주고 싶은 느낌이 많이 들고, 아이비 암네리스는 세련되면서도 에너지가 강하다는 게 느껴져요.



THE MUSICAL 우형 라다메스와 우혁 라다메스가 연기할 때 어떻게 다른가요? 누가 더 잘해 주나요? 둘 다 유부남이라 별 소용은 없지만. (truecolors)
윤공주 소용은 없어요. 하하하. 배려심이 많은 배우들이어서 무대 위에서 편안하게 해줘요.
“두 배우 다 호흡이 잘 맞아요. 착하고 배려심이 많고요. 우형이는 (오래 봐와서) 눈만 봐도 알고, 우혁이는 긍정적인 에너지가 많은 친구라 그냥 있어도 기분이 좋아져요. 무대에서 같이하면 재밌어요.”


THE MUSICAL <아이다>는 유난히 배우들의 시선이 위를 향하는 거 같은데, 연출의 숨은 의도? 아니면 2층 관객을 위한 배려인가요? (jjangyujin) 
윤공주 연출의 숨은 의도입니다.
“연출 의도를 잘 받아들이는 편이지만 쉽지는 않았어요. 특히 아이다는 감정이나 생각을 관객에게 보여줘야 해서 정면을 봐야 하거나 그 시대 누비아 신과 대화하는 듯한 느낌으로 소통하는 것이 있기 때문에 조금 더 하늘을 보고 연기하라는 디렉션도 많이 있었어요.”


THE MUSICAL <아이다> 팀 내에서 춤신으로 불리던데 앙상블 배우들이 안무를 하면 어깨춤이 날 것 같아요. 평소 스트레스 어떻게 푸세요? 혹시 춤으로? (sspark90)
윤공주 많이 걸어요. 사람들도 보면서!
“춤은 잘 춰요. 춤은 인정합니다. 안 해본 장르도 만약 제가 연습을 하면 할 수 있을 거 같아요. 운동신경이 엄청 좋아요.”


THE MUSICAL <아이다>는 힘 있고, 강렬한 노래들이 많은데 목 관리는 어떻게 하나요? 그리고 매회 공연 전에 준비하는 것이 있나요? (kikiru123)
윤공주 공연 전에 당연히 운동하고 스트레칭하고 발성 연습을 해요. 공연 때는 목을 많이 쓰고 대사를 할 때도 샤우팅 발성이 많아서 무리하게 연습하진 않습니다. 목 관리는 물을 많이 마시고 평상시에 말을 자제하려고 노력합니다. 그런데 그게 잘 안 돼요. 크크크.
“운동은 피트니스 센터에 가거나 이런 건 아니고 유산소 운동을 하는 정도예요. 매일은 아니지만 걷는 걸 좋아해서 눈이 오나 비가 오나 걸어요. 스트레스 해소법이기도 하고, 다이어트도 되고요. 몸매도 예쁜 사람이 아니에요. 타고난 건 없고, 다 노력으로 만들었어요. 하체가 튼튼하고 자세도 안 좋았는데 공연하고 배우 생활하면서 고쳐 나갔어요. 몸도 날씬해야 예쁘게 보인다는 걸 아니까 최대한 살이 안 찌게 하려고 노력해요. 그래서인지 나이가 들수록 몸매가 예쁘다는 말을 들어요. 목은 예전에 한 번 많이 아픈 적이 있어서 쉬는 날은 말을 적게 하려고 해요. 하루에 인터뷰를 세 번 한 적이 있었는데 그 주에 목이 아프면서 몸이 점점 안 좋아지더라고요. 그래서 결국 공연을 잘 못했어요. 그럴 때는 병원 가는 것보다 최대한 쉬는 게 좋은 듯해요.”


THE MUSICAL <아이다>의 분위기 메이커가 있다면? (yoonie0520)
윤공주 모든 배우들이라고 생각합니다. 다 너무 웃겨요.ㅋㅋㅋ
“다 웃겨요. 무대 뒤에 있는 소품 중에 스케치북이 있거든요. 앙상블 배우들이 공연 전에 뒤에서 스피드 퀴즈 하고 있어요. 몸으로 하는 것도 있고. 정말 웃겨요.”





사랑하는 마음으로                                    


THE MUSICAL 맡은 배역 중 가장 기억에 남거나 다시 연기하고 싶다고 생각해 본 배역은 무엇인가요? (rwds0503)
윤공주 제가 금사빠(금방 사랑에 빠지는 사람)예요. 지금 하고 있는 게 가장 기억에 남는 배역이고 다시 연기하고 싶은 배역은 아이다예요. 그래서 한 회, 한 회가 너무 소중합니다.


THE MUSICAL 윤공주의 아이다, 마그리드 아르노, 방수국을 보면서 <위키드>의 엘파바가 잘 어울릴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엘파바에 도전할 생각이 있나요? (ice142521)
윤공주 있어요. 크크크.
“마그리드나 방수국 다 좋은 역할이었어요. 그 전까지는 저를 보고 <아이다>에서 암네리스를 떠올렸다면, 이 역할들을 연기하는 저를 보면서 제가 아이다에 어울리겠다는 생각을 많이 하셨대요. 작품마다 조금씩 발전하고 있는 것 같아요.”


THE MUSICAL <카페인> 때 처음 보고 쭉 팬이에요. 소극장 무대도 다시 할 생각이 있는지 궁금해요. 그때 기억이 참 좋거든요. 차기작 혹시 알려주실 수 있어요? 흐흐. (jjangyujin)
윤공주 소극장은 정말 하고 싶습니다. 얼마 전에도 연극 <톡톡>을 봤는데 소극장 연극을 너무 하고 싶습니다. 다음 작품은 비밀!
“소극장 연극을 해보고 싶어요. 말은 이렇게 하면서도 연극과 뮤지컬을 놓고 고민하면 뮤지컬을 택하는 저지만, 시간이 된다면 연극을 해보고 싶어요.”



THE MUSICAL 다시 연기하고 싶은 캐릭터는 무엇인가요? (ice142521)
윤공주 알돈자.
“지금 제가 <그리스>의 샌디를 다시 할 순 없잖아요. 알돈자는 스물일곱이라는 어린 나이에 했어요. 이 역할만큼 어려운 역할은 없었어요. 알돈자는 나이가 들수록, 삶에 대한 연륜이 쌓일수록 또 다른 연기가 나올 것 같아요. 깊이 있게 표현할 수 있을 것 같고요. 그 아픔을 또 다른 느낌으로 제대로 표현해 보고 싶어요. 알돈자를 다시 연기했을 때 처음보다 더 편안했기 때문에 다음에 하면 더 잘할 수 있을지 궁금해서 또 해보고 싶습니다.”


THE MUSICAL 무대에서 연기를 하다 보면 관객들이 보이나요? (jjangyujin)
윤공주 관객들이 보여요. 저는 관객들의 기운이나 호흡을 같이 느끼면서 공연을 해요. 혹시 집중을 못하는 관객이 있다고 느끼면 저는 더 집중합니다.


THE MUSICAL 연습 벌레(윤벌레)로 유명한데 얼마나 연습을 많이 하는 건가요? (sspark90)
윤공주 다 열심히 하는데 제가 티 나게 하나 봐요. 그냥 삶 자체가 연습이에요.
“연습을 열심히 하지만 사실 열심히 안 하는 사람이 없거든요. 그러니까 제가 진짜 티 나게 하는 거예요. 저만 하는 게 아닌데.”


THE MUSICAL 뮤지컬 배우를 꿈꾸는 아가들에게 한마디! (yoonie0520)
윤공주 원하는 만큼 노력하세요! 꿈은 이루어집니다.
“작품을 할 때마다 한 번도 쉽게 그 역할로 무대에 올라간 적이 없어요. 항상 슬럼프가 있었고, 정체기가 있었어요. 15년 동안 계속 그랬고, 앞으로도 계속 그럴 거란 걸 알아요. 옛날엔, 물론 부족한 부분을 채우기 위해 노력을 하면서도, ‘왜 안 되지?’ 하고 자책을 했어요. 하지만 이제는 그 힘든 순간에도 노력하면 된다는 걸 많은 경험을 통해서 알아요.”





좋아하는 것들                                                         


THE MUSICAL  이름이 특이해서 더 기억에 남는 것 같아요. 혹시 이름 덕분에 재밌는 에피소드가 있는지 궁금합니다. (yoonie0520)
윤공주 어렸을 때 남자애들이 만날 놀렸어요. “얼굴도 못생긴 게 무슨 공주냐!” 해서 상처 많이 받았죠. 흑흑.
“제 이름이 배우 생활하면서 정말 좋다는 걸 많이 느껴요. ‘공주’라 하니까 괜히 부티나 보이잖아요. 더 예뻐 보이고. 이름을 공주라고 지어주셔서 (부모님께) 감사해요. 어릴 땐 사실 놀림을 많이 받아서 부모님한테 바꿔달라고 했거든요. 지금은 누구나 쉽게 기억할 수 있는 이름이어서 오히려 감사해요.”


THE MUSICAL 좋아하는 뮤지션은 누군지 궁금해요. 뮤지컬에서 말고. (truecolors)
윤공주 브라운 아이드 소울, 그중에서 나얼님을 좋아해요. 요즘에는 박효신님 노래 엄청 듣고요.


THE MUSICAL 가장 좋아하는 음식은 무엇인가요? (yoonie0520)
윤공주 저는 못 먹는 거 빼고 다 좋아하는데 아무래도 무대에 서야 하는 배우이기에 조절하는 게 힘들어요. 흑흑. 먹는 거 무지 좋아해요.


THE MUSICAL <아이다> 1막에서는 라다메스가 먼저 아이다에게 사랑 고백을 하고, 2막에선 리프라이즈로 아이다가 라다메스에게 먼저 하는데 실제로 정말 마음에 드는 남자를 발견하면 먼저 고백하기도 하나요? 아니면 고백하도록 유도하나요? (truecolors)
윤공주 저는 고백도 못하고 유도도 못해요. 그냥 티 안 나게 혼자 좋아해요. 최근에도 혼자 좋아해 봤지요. 하하하.


THE MUSICAL <아이다>를 3월에 성공적으로 마치고 여행을 간다면 어디로 가고 싶나요? 그 이유는요? (jjangyujin)
윤공주 LA로 가고 싶어요. 이유는 <라라랜드> 때문이에요.
“좋은 음악과 여운이 남는 뮤지컬 영화라 좋았는데 이번에 쉬면 미국을 한 번도 안 가봐서 (<라라랜드>의 배경지인) LA로 가봐야겠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마음은 늘 여행을 떠나고 싶은데 선뜻 가려고 하니 겁나기도 해서 잘 가지 못했는데 지금은 일단 혼자 가볼까 생각하고 있어요. 긴 기간 같이 갈 사람을 찾기가 어렵잖아요. 얼마나 있을지는 아직 잘 모르겠어요.”


THE MUSICAL 라이브 토크나 네이버 브이앱처럼 생방송으로 관객들과 소통할 기회가 많아진 것 같아요. 관객들에게 사랑받는다는 걸 실감하나요? (hot6ix)
윤공주 소통하는 것들을 많이 해보고 싶어요. 재밌어요.


THE MUSICAL 산타할아버지가 소원 하나 들어주겠다고 하면 무슨 소원을 빌 건가요? (soar05)
윤공주 진짜 소원은 부모님께서 건강하셨으면 하는 거예요. 사랑하는 사람도 만나보면 좋겠죠. 크크.




* 본 기사는 월간 <더뮤지컬> 통권 제160호 2017년 1월호 게재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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