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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 모차르트 역의 임태경 [No.76]

글 |정세원 사진 |김호근 2010-01-11 5,746


연기 열정이 타오르기 시작했다, 모차르트 역의 임태경

 

“블랙잭 게임에서 가장 중요한 에이스 카드 같은 작품을 만났어요.” 임태경은 자신의 아홉 번째 뮤지컬 <모차르트!>를 앞두고 설레는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2005년 <불의 검>과 인연을 맺은 후로 뮤지컬 무대에서 배우고 익혔던 많은 것들을 진심으로 표출해낼 수 있는 작품이 될 것이라는 기대 때문이었다. “그동안의 역할들이 어떤 이미지로 먼저 관객들에게 어필해야 했던 경우가 많다보니 연기하는 데 제한이 없지 않았어요. 연기적으로도 큰 발전이 없었던 것 같고. 그런데 모차르트는 18세기를 살아가는 사람들 사이에서 유일하게 근대적인 성향을 지닌 인물이에요. 게다가 레게머리에 청바지 차림으로 등장해요. 어떤 제한도 없이 자유롭게 연기해볼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 기대가 큽니다.”

 

예원중학교에서 성악을 전공하고 미국 우스터폴리테크닉대학에서 공학도의 길을 걸었던 임태경은 천재나 수재에 필적할 만한 인물들을 쉽게 접할 수 있었던 자신의 남다른 경험이 역사상 최고의 천재 음악가라 불리는 모차르트를 연기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된다고 했다. 그에게 모차르트는 집중력이 좋아서 산만해 보일 수 있고 자기 주관이 뚜렷해서 싫은 일은 절대 쳐다보지 않는, 소통의 단절로 오해받고 고통 받는 슬픈 영혼이다. “어쩌면 모차르트가 남긴 음악이 그에게는 ‘한 수 접은 음악’이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어요. 보통의 사람들이 듣기에는 유쾌하지 않을 수 있는 자신만의 음악에 대한 갈증과 외로움이 그에게 틱 장애를 안겨준 것이 아니었을까 싶고요.” 알지 못하는 사이에 욕설로 표현됐던 모차르트의 틱 장애가 자신에게 전해진 것 같아 놀랐다는 그의 이야기는 천재여서 외롭고 슬펐을 모차르트를 향한 진심어린 이해를 대신하는 듯했다.

 

크고 작은 사건과 사고가 잇따랐던 2009년을 ‘무사히 잘 견뎠다’는 임태경은 정신없이 일에 휩쓸려 지냈던 시간들에 대한 아쉬움을 전했다. 운명처럼 만나 결혼한 동료 배우 박소연과의 신혼을 즐길 여유조차 없이 연습실과 공연장을 오가며 지내고 있는 그는 새해에는 스스로를 위한 시간을 많이 가질 수 있기를 바라고 있다.  노래하는 사람으로서의 모습을 되찾아 그동안 미뤄왔던 음반 작업을 마무리하고 싶은 마음도 있지만, 연기하는 배우로서 발전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은 마음도 크다. “독립 영화에 출연해본 적이 있는데 내가 표현하려 했던 이미지들을 모니터 속 내 모습에서 보는 게 굉장히 매력적이었어요. 그래서 타 장르의 연기가 탐이 나기 시작했어요. 호흡이 긴 연극이나 영화를 통해 제가 노래뿐만 아니라 연기에도 나름의 공을 들이고 있었다는 것을 알려드리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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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기사는 월간 <더뮤지컬> 통권 제76호 2010년 1월 게재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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