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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컬처 | [PREVIEW] <가온: 세상의 시작> [No.151]

글 |안세영 사진제공 |정동극장 2016-04-12 3,615

현대적 영웅서사시 <가온 : 세상의 시작>




정동극장이 새로운 상설 공연 <가온: 세상의 시작>을 올린다. 고전 각색이 아닌 순수 창작으로 개발한 첫 작품이다. 정동극장은 2008년 전통상설공연브랜드 ‘MISO:미소’를 론칭하며 <춘향연가>, <배비장전> 등 고전을 무대화한 전통 공연을 선보여 왔다. 올해부터는 새로운 브랜드 ‘YOULL:율’을 론칭하고 순수 창작으로 제작 방식에 변화를 시도한다. 전통 연희와 대중매체 스토리텔링의 결합을 통해 전통 공연의 현대적·대중적 진화를 보여주겠다는 포부다.


첫 작품인 <가온: 세상의 시작>이 선택한 서사는 바로 영웅 판타지. 소년 가온이 영웅이 되어 마신을 물리치고 어둠에 물든 세상을 구한다는 내용이다. ‘세상의 중심’이라는 뜻의 순우리말 이름을 가진 가온은 우리 고전 속 다양한 영웅의 면모를 조합하여 창조한 캐릭터다. 분신술, 축지법 등 그가 선보이는 초인적인 능력에서 신화적 상상력을 엿볼 수 있다. 잊혀져가는 전통 민담 속 토착신과 요괴도 극 중 캐릭터로 부활했다. 공격을 가하면 몸집이 불어나는 ‘그슨대’는 마신을 따르는 어둠의 세력으로, 비범한 자를 만나 수호 존재가 되는 ‘거구귀’는 가온을 돕는 세 명의 정령으로 등장한다.


기존 작품 <춘향연가>, <배비장전> 등이 전통 표현 요소로 한국무용을 앞장세웠다면, <가온: 세상의 시작>은 판소리를 적극적으로 활용한다. 공연 전체가 전통 판소리와 같은 액자식 구성으로, 주인공 설(設)의 꿈속에서 가온의 이야기가 전개된다. 설 역할을 맡은 소리꾼이 해설자이자 창자가 되어 관객에게 가온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형식이다. 소리 대목은 <춘향가>, <적벽가> 등 대표적인 판소리 대목을 인용하여 새로 창작했다. 가온과 공주 초아의 사랑을 표현하는 장면에서의 <춘향가>, 가온과 마신의 결투 장면에서의 <적벽가> 등 적재적소에 소리 대목을 배치했다. 특히 마신의 주술사 몽니가 가온을 없애기 위해 벌이는 제의 장면은 이 작품의 백미 중 하나. 설 역을 맡은 소리꾼이 몽니를 함께 연기하며, 주문과 주술을 창 특유의 호소력 짙은 육성으로 표현한다.


안무에서는 한국적 곡선의 미를 살리되 한국무용, 발레, 재즈댄스를 넘나드는 혁신적 움직임을 선보인다. 이외에도 태권도, 검술, 무예 등의 전통 표현 요소가 더해져 역동적인 에너지를 전할 예정이다. 프로젝션 매핑, 인터렉티브 미디어 등의 첨단 영상 기술은 무대에 환상적이면서도 현대적인 분위기를 부여한다.


이처럼 세련된 전통 공연을 완성하기 위해 공연계를 대표하는 스타일 메이커들이 총출동했다. 신체극의 선구자 임도완 연출, 현대무용가 차진엽, 영상디자이너 정재진 등 독창적인 아티스트들의 만남이 기대감을 높인다. 대본은 뮤지컬 <트레이스 유>, <러브레터>의 작가 윤혜선이, 음악은 국악부터 재즈까지 넓은 스펙트럼을 자랑하는 작곡가 조용욱이 담당한다. 오디션을 거쳐 소리꾼, 기악, 사물, 무용수 등 각 분야 전문 예술인들이 출연한다.


4월 1일~오픈런. 정동극장. 02-751-1500


* 본 기사는 월간 <더뮤지컬> 통권 제151호 2016년 4월호 게재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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