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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 [DATE] 코니시 료세이의 한국 방문기 [No.150]

글 |배경희 사진 |이배희 통역 | 김태희 2016-03-21 7,813

기분 좋은 첫 만남


지난 1월 말 일본 배우 코니시 료세이가 한국을 찾았다. 코니시 료세이는 국내 뮤지컬 팬들에겐 아직 낯선 이름이지만, 일본에 올라간 여러 국내 창작뮤지컬에 참여해 한국 뮤지컬과 인연이 깊은 배우다. 지난 2014년과 2015년 각각 일본에서 초연한 <블랙메리포핀스>와 <셜록홈즈: 블러디 게임>에 ‘한스’와 ‘에드거’로 출연했으며, 오는 5월 도쿄에서 개막하는 <블랙메리포핀스> 재공연에 다시 참여할 예정이다. 




코니시 료세이와 만나기로 한 약속 시간은 오후 3시. 인터뷰에 늦지 않기 위해 점심도 거른 채 서둘러 왔다는 통역의 설명에 앞선 일정을 묻자, 국내 보컬 코치에게 일일 레슨을 받고 오는 길이란다. 2박 3일 짧은 여행의 유일한 자유 시간이었던 그날 오전, 관광을 즐기는 대신 보컬 레슨을 자청했다는 것. “한국 뮤지컬 작품을 하게 되면서 종종 유투브로 한국 배우들 영상을 찾아보곤 했는데, 다들 노래 실력이 대단하더라고요. 한국 배우들은 어떤 보컬 트레이닝을 받을까? 한국에 온 김에 보컬 레슨을 한번 받아 보고 싶단 생각이 들었죠.” 짧은 보컬 수업이 도움이 됐느냐는 질문에 코니시 료세이는 세차게 고개를 끄덕인다. “한국식 발성을 잠시나마 배워볼 수 있었어요. 정말 좋았습니다!”


한국 뮤지컬에 아이처럼 호기심을 보이는 모습을 보면 꼭 신인 배우 같은데, 코니시 료세이는 벌써 활동 경력 10년을 훌쩍 넘긴 베테랑이다. 고교 시절 축제 기간에 우연히 연예 관계자의 눈에 띄어 2003년 드라마로 데뷔한 후 이듬해 뮤지컬 <테니스의 왕자>에 이름을 올리면서 뮤지컬 무대까지 섭렵했다. “동료 배우들과 생생하게 공연을 완성해 가는 게 뮤지컬의 가장 큰 매력 같아요. 무대에서만 느낄 수 있는 살아 있는 에너지는 계속 무대에 서고 싶게 하죠.” 뮤지컬에 대한 애정이 느껴지는 그의 말처럼, 2007년 <레 미제라블>의 귀족 청년 마리우스로 실력을 인정받은 이후 그가 가장 집중하고 있는 분야는 뮤지컬이다. 최근에는 2014년 일본에서 라이선스로 공연된 <블랙메리포핀스>에 출연하게 되면서 한국 뮤지컬에 부쩍 관심을 갖게 됐다. “브로드웨이나 웨스트엔드 작품들이 밝고 쨍쨍한 하늘이라면, 한국 뮤지컬은 촉촉한 습기를 품은 공기 같다고 해야 할까요. 바로 그런 복합적인 느낌이 좋아요.”




코니시 료세이의 첫 한국 여행의 목적은 공연 관람. <블랙메리포핀스> 재공연 연습이 시작되기 전 모처럼 시간적 여유가 생겨 한국행을 택한 것이다. 막간의 휴가를 이용해 서울을 찾은 만큼 이틀 동안 세 편의 공연을 관람하는 빡빡한 관극 스케줄을 세웠다. “어제 저녁에 <프랑켄슈타인>을 봤는데, 웅장한 규모에 놀랐어요. 음악도 정말 좋았고요. 특히 ‘나는 괴물’이라는 곡은 공연이 끝나고도 계속 머릿속을 맴돌았죠. 결국 숙소로 돌아가서 다시 영상을 찾아봤어요. 영상을 계속 반복해 보면서 소리가 들리는 대로 가사를 받아 적어 따라 불러봤죠.(웃음)” 한국의 대형 창작뮤지컬이 궁금해 <프랑켄슈타인>을 관람했다는 코니시 료세이는 작품에 대한 흥분을 숨기지 않았다. 다양한 성격의 작품을 보기 위해 관람한 소극장 뮤지컬 <난쟁이들>과 2인극 뮤지컬 <빈센트 반 고흐>에도 만족감을 보였다. “<빈센트 반 고흐>는 고흐의 그림을 영상으로 만들어 무대와 결합한 방식이 인상적이었어요. 두 명의 배우가 극을 집중력 있게 끌어가는 것도 좋았고요. 만약 제게 이 작품을 할 기회가 주어진다면 고흐 역에 도전해 보고 싶어요.”


내일이면 짧은 여행을 마치고 일본으로 돌아가 <블랙메리포핀스> 재공연 연습에 집중할 계획이다. 의문의 살인 사건에 얽힌 네 남매의 이야기를 다룬 <블랙메리포핀스>는 2014년 일본 초연 당시 좋은 평가를 받았던 터라 그가 이번 재공연에 거는 기대도 크다. “<블랙메리포핀스>는 노래가 부담이 됐지만, 초연 당시 무척 즐겁게 작업한 작품이에요. 등장 인원이 적은 작품 특유의 농밀한 분위기가 있었죠. 배우들이 서로에게 긴밀하게 영향을 주기 때문에 극에 더 집중하게 하는 힘이 있달까요. 이번 재공연은 초연 멤버들 전원이 그대로 참여하는데, 안나 역은 나카가와 쇼코가 새로 참여하게 돼서 신선한 무언가가 나오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어요.” 앞으로도 꾸준히 한국 뮤지컬에 출연하고 싶다는 코니시 료세이. 또 어떤 새로운 캐릭터를 볼 수 있을지 그의 선택이 궁금해진다.




* 본 기사는 월간 <더뮤지컬> 통권 제150호 2016년 3월호 게재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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