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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컬처 | [PREVIEW] <태풍기담> [No.145]

글 |나윤정 2015-11-03 3,741

과거를 통해 보는 미래



<태풍기담>은 한일 양국을 대표하는 두 창작자의 만남으로 눈길을 끄는 작품이다. 그들은 바로 극단 제12언어연극스튜디오를 이끄는 작가 겸 연출가 성기웅과 일본 극단 도쿄데쓰락을 이끄는 연출가 타다 준노스케다. <소설가 구보씨의 1일>, <깃븐우리절믄날> 등 1930년대 경성의 모습을 주목한 작품으로 독자적인 색깔을 구축해 온 성기웅은 그간 히라타 오리자의 <과학하는 마음> 시리즈 등을 국내에 소개하며 일본 연극계와 활발히 교류해 왔다. 또한 지난 7월에는 히라타 오리자와 공동 극작·연출로 <신모험왕>을 발표해 주목받은 바 있다. 타다 준노스케 역시 <러브>, <재/생> 등을 꾸준히 국내 무대에 올리며 한국 연극계와 교류해 온 창작자. 2013년엔 <가모메>로 외국인 최초로 동아연극상 연출상에 이름을 올려 화제를 모았다.


2013년 체호프의 <갈매기>를 각색한 <가모메>로 협업한 바 있는 성기웅과 타다 준노스케. 두 창작자가 이번에 선택한 작품은 셰익스피어의 <템페스트>다. 성기웅이 극작, 타다 준노스케가 연출을 맡아 <템페스트>를 각색한 <태풍기담>을 무대에 올린다. <태풍기담>은 원작을 기반으로 하되 1920년대 한국과 일본 간의 불행했던 과거사를 현대적인 감각으로 그려낸 것이 특징이다. 작품의 무대가 되는 무인도 또한 아시아 남중국해의 외딴섬으로 설정을 바꾸었다.


이야기는 조선의 황제 이태황이 나라를 잃어버린 후 어린 딸 소은을 데리고 남중국해의 외딴섬에 피신해 온 것에서부터 시작한다. 언젠가 빼앗긴 나라를 되찾겠다는 복수심으로 가득한 이태황은 딸 소은을 엄하게 교육시키고, 원주민인 얀 꿀리를 혹독하게 부려먹으며 작은 식민지를 만들어 나간다. 그러던 중 기의 정령인 운기들이 일으킨 태풍에 일본 함선이 난파를 당하게 되는데, 그 배에는 이태황의 왕조를 멸망시킨 일본의 귀족 일행이 타고 있었다. 이때 이태황은 자신의 동생인 이명이 원수인 사이다이지 공작의 사위가 된 것을 알고 동생의 배신에 극심한 분노를 느낀다. 이태황이 일본을 멸망시키고 조선을 구할 비책을 실행하려는 사이, 원주민 얀 꿀리는 그동안 자신을 괴롭힌 이태황에게 복수하기 위해 그의 비법책을 불태울 계획을 꾸민다. 이 과정에서 이태황의 딸 소은과 이토의 아들 나루키가 사랑에 빠지며 이야기는 새로운 국면을 맞이한다.
작품은 한일 두 나라의 이야기를 통해 양국 사이의 아물지 않은 상처를 들여다보고, 과거에 대해 새로운 질문을 던짐으로써 미래에 대한 고민을 모색해보는 시간을 무대 위에 풀어낸다. <태풍기담>은 한일 국교정상화 50주년을 기념해 한일 양국이 공동 제작하는 연극으로, 한일 이중 언어로 공연되는 것이 이색적이다. 이태황 역은 정동환이 맡았으며, 박상종이 이명공, 전수지가 이소은, 마두영이 얀 꿀리, 사야마 이즈미가 이맹자, 오다 유타카가 사이다이지 카네야스를 연기한다.



10월 16~17일  안산문화예술의전당 달맞이극장   

10월 24일~11월 8일 남산예술센터 드라마센터   

02-758-2150            




* 본 기사는 월간 <더뮤지컬> 통권 제145호 2015년 10월호 게재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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