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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컬처 | [NOW IN LONDON] <슈팅 라이크 베컴> BEND IT LIKE BECKHAM [No.143]

글 | 조연경 (런던 통신원) 사진 | Ellie Kurttz 2015-09-23 4,550

인도 문화가 꽃피는 순간

솔직히 말하자면, 무슨 내용인지도 잘 모르면서 살짝 얕잡아 봤던 게 사실이다. 영화 <슈팅 라이크 베컴>을 원작으로 한 뮤지컬이 개막할 거라는 소식을 들었을 때 말이다. 영화 포스터는 촌스러웠고, 제목에서도 매력을 느낄 수 없었기 때문에 영화가 개봉한 2002년부터 지금까지 나는 편견에 사로잡혀 있었다. 하지만 알고 보니 이 영화, 꽤 괜찮았다. 데이비드 베컴처럼 환상적인 곡선을 그리는 프리킥을 차고 싶어하는 인도 소녀가 전통적인 가치관을 소중하게 생각하는 가족들과 갈등하다가 결국 축구를 향한 간절한 열망으로 가족들의 지지를 얻고, 사랑과 우정에도 골인하는 이야기. 


더구나 뮤지컬로 옷을 갈아입고 무대에 오른 모습을 보니 그동안 무시했던 게 못내 미안해졌다. 100% 완벽하다고 말할 순 없지만 현대 영국의 가치를 잘 보여주고 있었고, 영국을 대표하는 차기 뮤지컬이 될 만한 가능성이 엿보였다. 누구나 공감하기 쉬운 주제인 꿈을 향한 열망, 우정, 사랑 등의 주제를 정공법으로 다뤘고, 뮤지컬로서는 흔치 않게 발리우드의 느낌을 고명처럼 얹어 신선하게 다가왔다. 적당히 중독성 있는 선율로 구성되어 듣기 편한 음악이 작품을 전체적으로 부드럽게 감싸고 있었다. 우리나라에서 <슈팅 라이크 베컴>이라는 제목으로 개봉했던 영화가 ‘Bend It Like Beckham’이라는 원제로 피닉스 시어터에서 개막한 게 몇 달 전. 지금 이 뮤지컬은 웨스트엔드에서 신작 뮤지컬치고 꽤 높은 예매 순위를 차지하고 순항하고 있다.



친절한 펀자브 가이드

파키스탄과 인도 북부 지역에 위치한 펀자브 지방 사람들은 영국에 인도계 이민자 커뮤니티를 형성하고 있다. 케냐 출신의 인도계 영국 여성 거린더 차다 감독은 펀자브 지방 출신의 시크교도들이 살아가는 2000년대 초반 영국 사회를 앵글에 담아 영화 <슈팅 라이크 베컴>을 만들었다. 남편과 공동으로 쓴 대본에는 런던 서부의 사우스홀에서 어린 시절을 보낸 자신의 경험이 녹아들었다. 인도의 전통문화를 지키며 살아가는 동네 이웃들, 프로 축구 선수라는 꿈을 좇는 여자 아이들, 성소수자들에 이르기까지 무시되기 쉬운 다수 안의 소수를 따뜻한 시선으로 품어주고, 다양한 문화가 어우러져 있는 영국 사회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한 이 영화는 당시 호평 속에 거린더 차다 감독의 이름을 알렸다. 

아시아계 여성 감독으로서 영국 영화의 발전을 이끈 거린더 차다 감독이 이번에는 팔을 걷어붙이고 직접 뮤지컬 연출에 도전했다. 13년이라는 오랜 시간이 걸렸지만 그만큼 숙성된 이 작품은 뮤지컬이라는 장르를 만나 활짝 피어났다. 찰스 하트의 가사는 영국과 인도의 문화를 조화롭게 버무렸고, 하워드 구달의 음악은 흥겨운 인도의 선율을 낯설지 않게 엮어냈다. 마치 무대화를 염두에 두고 쓴 작품인 것처럼 무대에 잘 어울리는 이 작품은 영화보다 훨씬 밝고 유쾌하게 재탄생했다. 인도 특유의 경쾌한 음악과 춤이 독특한 볼거리를 선사하고, 뮤지컬 중에서는 흔치 않게 영국 속 인도 문화를 전면으로 다루고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자신의 영화를 남의 손에 맡기지 않고 직접 뮤지컬화하는 데 도전한 거린더 차다 감독은 더 깊어진 시선으로 진화된 이야기를 들려준다. 그러면서도 ‘진짜배기’ 펀자브 문화를 묘사하는 데 공을 들였다. 

웨스트엔드에서, 뮤지컬로 펀자브 문화를 접할 수 있는 작품은 아마도 <슈팅 라이크 베컴>이 유일하지 않을까. 거린더 차다 연출은 그 책임감을 즐겁게 받아들인 것 같다. 그냥 펀자브 문화도 아니고, 영국 런던 사우스홀 지역의 펀자브 문화를 인상 깊게 표현하면서, 그걸 낯설게 느낄 수 있는 관객들에게 조심스레 다가가는 모습이다. 

사우스홀을 소개하는 1막 두 번째 넘버, ‘UB2 (사우스홀의 우편번호 앞자리)’는 이국적인 사우스홀의 시장통 같은 부산스러움을 경쾌하게 담아냈다. 화려하게 치장한 인도 소녀들, 터번을 두르고 수염을 기른 남자들, 그 사이에서 어깨를 부딪치며 자연스럽게 살아가는 영국인들을 보면 당시 패션부터 2000년대 초반 사우스홀을 충실히 재현하려고 노력한 점이 보인다. 제스의 집 거실에 걸려 있는 ‘바바지’의 초상화, 화려한 펀자브 결혼식의 풍경 등도 작품에 잘 녹아들어 있다. 거린더 차다 연출은 <빌리 엘리어트>처럼 특정 시대, 특정 지역의 영국을 뮤지컬로 재현해 보고 싶었다고 한다. 그의 노력 덕분에 많은 관객들이 어쩌면 평생 모르고 살았을 어느 지역의 문화를 뮤지컬로 접할 수 있게 됐다. <슈팅 라이크 베컴>은 펀자브 사람들의 문화를 전하는 가이드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꿈을 향해 감아 차는 슛

자신의 꿈과 가족을 향한 의무를 두고 고민하는 이는 아시아 소녀뿐일지도 모른다. 좋은 대학에 가서 적당한 전문 직업을 얻는 것도 기쁜 일이지만, 더 중요한 건 인도 전통 요리를 배우고, 참한 인도 청년을 만나서 결혼하는 일이다. 그렇게 자식 농사를 잘 지었다는 소리를 듣는 것이 소원인 부모님의 걱정거리는 아직도 철부지처럼 맨살을 드러내고 사내애들과 공원에서 공을 차는 둘째 딸 제스다. 큰딸 핑키가 결혼식을 앞두고 있는 만큼 제스도 다 큰 처녀답게 조신하게 행동했으면 하는 마음이다. 그런 부모님의 바람을 잘 아는 제스는 달콤한 꿈을 꾸다가도 가족에 대한 의무를 생각하라는 엄마의 호통에 잠에서 깬다. 제스의 꿈은 축구 경기에서 베컴처럼 멋진 프리킥을 구사하는 것. 하지만 말도 안 되는 꿈이라 생각하고 동네 공차기에 만족하던 제스에게 어느 날 줄스가 그동안 그녀를 눈여겨봤다며 자신이 뛰는 여자 축구단에 입단할 것을 권유한다. 동네에서 조직된 축구단이긴 해도 정식 경기장에서 훈련도 하고 다른 팀과 경기도 하게 되자 제스는 기뻐서 어쩔 줄 모른다. 미국에는 여자 프로 축구 선수라는 것도 있다는 것을 줄스를 통해 알게 되고, 축구단의 감독인 조와 축구 이야기를 나누면서 제스는 프로 선수가 되고 싶다는 꿈을 키워 나간다. 
하지만 부모님의 반대에 부딪히자 제스는 할 수 없이 이중생활을 택한다. 부모님 몰래 훈련에 나가고, 경기를 뛰고, 줄스와 우정을 나눈다. 핑키가 결혼하려는 상대의 부모님은 조신하지 않은 제스를 트집 잡아 결혼을 무르려 하고, 제스는 언니의 앞길을 막거나 부모님을 실망시키지 않기 위해 최선을 다한다. 집에서는 전통 옷을 입고 조신하게 인도 요리를 배우고, 방에 붙어 있던 베컴 포스터를 뗀다. 하지만 가족을 향한 의무를 지키려고 축구를 포기하려 할 때마다 줄스와 조의 설득으로 다시 축구장에 돌아가기를 여러 차례. 결국 친척 집에 간다고 부모님을 속이고 독일에서 치른 원정 경기에서 짜릿한 승리를 맛보고, 또래 소녀들과 함께 클럽에 가서 뒤풀이를 하며 해방감을 느낀다. 하지만 언니의 결혼식이 다시 추진되면서 날짜가 토너먼트 결승 경기 날로 정해지자 제스는 결국 꿈을 접기로 한다. 부모님을 속이면서까지 축구를 하고 싶진 않다고 선을 긋는 제스. 하지만 결혼식 당일, 축 처져 있는 제스를 보다 못한 친구 토니와 둘째 딸의 행복을 중요하게 생각한 아버지의 배려로 제스는 결혼식장을 몰래 빠져나가 경기 후반전에 출전하게 되고, 결정적인 페널티킥으로 승리를 이끈다. 그리고 미국에서 온 스카우트의 눈에 들어 줄스와 함께 장학금을 받고 미국의 대학 축구팀에 정식으로 입단할 기회를 얻는다. 제스가 자신처럼 차별이라는 어려움을 겪을까봐 그동안 축구를 만류해 온 아버지도, 이제는 시대가 바뀌었으니 자신을 믿어달라는 제스의 설득에 결국 유학에 동의하고, 제스는 줄스와 함께 미국행 비행기에 오른다. 
이야기는 비슷한 에피소드가 반복되면서 진행된다. 제스가 축구를 하고, 가족들이 반대하고, 그래도 축구를 하고, 또 가족들이 반대한다. 제스는 작은 거짓말로 위기를 모면하기도 하고, 솔직하게 털어놓았다가 호된 꾸중을 듣기도 한다. 언니의 결혼식을 앞두고 축구나 하러 다니는 것은 말도 안 된다고 덮어놓고 반대하는 엄마도 있지만, 자신이 겪은 차별의 서러움을 기억하고, 딸만큼은 그런 어려움에 부딪치지 않게 해주고 싶은 마음에 딸이 헛된 꿈 앞에 좌절하는 것을 보고 싶지 않다며 반대하는 아빠도 있다. 그러면서 축구단 감독인 조와 알콩달콩 썸을 타고, 친구 줄스와는 우정을 나눈다. 길 가다 삼촌, 숙모를 마주치는 일이 비일비재할 만큼 친척들이 옹기종기 모여 사는 작은 마을에서 일상적인 생활을 이어 나가는 제스의 생활 반경은 크지 않고, 극적인 사건이랄 것도 별로 없다. 이 작품은 지극히 일상적인 생활을 하는 평범한 소녀를 조명하고, 누구나 해봤을 법한 고민을 무대에 올렸다. 꿈을 좇고 싶지만 부모님의 반대에 부딪혔던 경험, 그런 부모님을 설득해 내 편으로 만들고 싶었던 마음, 자식만큼은 자신과 똑같은 어려움을 겪지 않길 바라는 부모님의 마음. <슈팅 라이크 베컴>에는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작은 마음들이 켜켜이 쌓여 있다. 
그 흔하고 평범한 스토리를 특별하게 만들어주는 것은 결혼식과 토너먼트 경기가 교차되는 장면이다. 선수들이 뛰는 축구 경기 장면과 신 나는 펀자브 결혼식이 동시에 진행되면서, 비장함과 흥겨움이 함께 표현된다. 둥둥 울리는 북소리가 리듬을 잡아주고, 경기장에선 역동적이지만 무대 위에서 보면 단순해 보이기 쉬운 축구 동작을 안무로 승화시켰다. 그 모습이 박자 맞춰 몸을 흔들고 발을 구르는 펀자브의 결혼식 춤과 묘하게 어우러졌다. 결혼식과 경기장을 번갈아 보여주다가, 마침내 한 무대 위에 두 개의 장면이 동시에 존재할 때, 이 작품은 클라이맥스에 다다랐고, 그때 제스의 결정적인 페널티킥이 터진다. 너무 감동을 끌어올리는 듯하긴 하지만 통쾌한 감정을 느끼게 해주는 장면이다.



서구 뮤지컬과 인도 음악의 조화

<슈팅 라이크 베컴>을 정통 웨스트엔드 작품으로 만들기 위해 거린더 차다 연출은 뮤지컬 작곡 경험이 많은 하워드 구달에게 음악을 맡기고, 그와 함께 펀자브의 음악 세계를 탐험하는 식으로 영감을 불어넣었다. 그 결과 뮤지컬 문법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으면서도, 펀자브의 향기가 짙게 배어 있는 <슈팅 라이크 베컴>만의 넘버가 탄생할 수 있었다. 그러면서 중간중간 펀자브의 전통 민요를 삽입하여 조화를 꾀했다. 소위 ‘주류 사회’에 펀자브 문화가 받아들여질 수 있도록 한 거린더 차다 감독의 전략이었다. 안무도 마찬가지로 서구 뮤지컬 안무에 펀자브 스타일을 얹은 듯한 모양새다. 안무를 맡은 알레타 코린스는 특히 무대에서 보면 지루해지기 쉬운 축구 경기 모습을 멋진 안무로 바꿔놓았다. 
현재 런던에서 공연되고 있는 인도 뮤지컬 <비욘드 발리우드(Beyond Bollywood)>와 비교해 보면 차이가 드러난다. 빈약한 스토리를 화려한 발리우드식 팝 음악과 춤으로 보완한다는 평을 듣는 <비욘드 발리우드>는 발리우드 영화 중간에 삽입되는 뮤직비디오 장면을 무대 위에서 두 시간 동안 보여주며 관객들에게 인도 향기 물씬 나는 저녁을 선사한다. 그에 반해 <슈팅 라이크 베컴>은 좀 더 조심스럽게, 영국 사회에 녹아든 펀자브 문화의 속살을 꺼내 보여준다. 자신들의 우수한 문화를 뽐내려 하거나 외부인의 시선에 의해 왜곡된 전형적인 이미지를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그 시대를 살았던 사람만이 알 수 있는 ‘진짜’의 진정성을 소개하는 것이다. 펀자브 억양을 쓰는 핑키와 영국식 억양을 쓰는 제스의 대화에서, 길거리에서 ‘남 걱정’을 하며 호호 웃는 친척 아주머니들의 모습에서, 잘 모르기 때문에 우스꽝스러운 ‘나마스떼’와 같은 인종차별 발언을 악의 없이 하는 줄스 엄마의 행동에서, 진짜의 감성이 배어 나오고 관객들에게 공감의 웃음이 전해진다.  
그러다가도 영국이라는 주류 사회에 섞이기 위해 애쓸 수밖에 없는 이민자들의 애환을 감동적으로 그렸다. 제스가 축구하는 것을 반대하며 아버지가 부르는 ‘우리 같은 사람들(People Like Us)’은 일상이 되어버린 차별에 순응하여 몸을 낮추고 살아온 이민 1세대의 아픔을 건드린다. 반면 후반부에 부모님을 설득하기 위해 제스가 부르는 같은 곡의 리프라이즈는 사회가 변하고 있다고, 우리 같은 사람들도 성공할 수 있다고, 어려울지라도 자신은 그 첫걸음을 내딛겠다고, 내 길을 내가 걸을 수 있게 지켜봐 달라고 얘기한다. 자식만은 자신들과 같은 어려움을 겪지 않도록 보호해 주고 싶은 부모의 절절한 마음이 잘 드러나는 장면이었다.
<슈팅 라이크 베컴>의 기본은 뮤지컬 코미디다. 제스, 줄스, 조의 삼각관계는 심각한 상황에 이르지 않고 원활하게 해결된다. 부상으로 선수 생활을 그만두고 여자 축구단의 감독을 맡고 있는 조는 제스에게 베컴처럼 킥을 감아 찰 수 있는 비법을 개인 교습해 주는데 둘이 함께 보내는 시간들이 달콤하게 표현된다. 탄탄한 감초 조연들의 활약도 대단하다. 젊은 남자들과 패션을 좋아하는 줄스의 엄마는 줄스가 사내애처럼 머리를 짧게 자르고 축구에만 빠져 있는 걸 보며 레즈비언인 딸이 제스를 좋아한다고 혼자 오해하고는, 그걸 받아들이기 위한 소동극을 벌인다. 축구를 반대하는 제스의 부모님을 설득하려고 집에 찾아온 조는 제스의 아버지에게 호되게 당하고 우스꽝스럽게 쫓겨난다. 제스의 엄마와 아빠가 주고받는 만담 같은 대화나 언제나 펀자브 말투로 호들갑을 떨어대는 핑키의 모습도 웃음 포인트다.
후반부에 모든 넘버가 다 반복된다고 느껴질 만큼 리프라이즈들이 계속 이어져서 과장된 느낌이 드는 게 작은 흠이었다. 흥겨운 넘버들이 중독성 있게 느껴질 만큼 멜로디가 친숙한 건 좋은데 그 넘버들이 후반부에 종합선물세트처럼 반복되니까 극 자체가 살짝 처지는 느낌이 든다. 결혼식을 지배하던 인도풍의 전통 음악과 경기장을 지배하던 서양 음악이 어느 순간 섞여 들고, 두 문화가 융합되어 하나가 되는 느낌은 좋았지만, 모든 넘버를 한 소절씩 구겨 넣은 듯한 클라이맥스의 리프라이즈는 조금 과한 게 아니었나 싶다.



아시아 출신 여성 감독이 연출한 작품이 웨스트엔드 무대에 오른 것은 <슈팅 라이크 베컴>이 최초라고 한다. 아시아 문화를 전면으로 다룬 만큼, 배역에 맞는 배우를 찾기도 어려웠다고 하는데 다양한 연령대의 인도계 배우들을 캐스팅해서 그들의 능력을 적재적소에 잘 활용했다. 타이틀롤을 맡은 나탈리 듀는 밝고 건강한 소녀 제스를 사랑스럽게 표현했다. 영화에서 키이라 나이틀리가 맡았던 줄스 역의 로렌 사무엘스도 보이시한 매력을 드러냈다. 
영국은 다양한 인종의 사람들이 섞여 사는 다문화 사회지만 웨스트엔드의 문은 여전히 좁다. 영국적 가치는 광부 아버지를 설득해 발레를 배우려고 하는 백인 소년뿐만 아니라, 베컴처럼 그림 같은 프리킥을 차고 싶어 하는 인도 소녀에게도 있다. 제스가 앞으로 시대가 달라질 거라고 주장했던 게 2002년이다. 13년이 지난 지금, 영국 사람들은 그 변화를 느끼고 있을까, 아니면 변화하지 않아서 부끄러워하고 있을까. 변화하는 현대 영국이 지향해야 할 가치를 보여주는 뮤지컬 <슈팅 라이크 베컴>이 백인 천지의 웨스트엔드에 새로운 바람을 불어넣으며 롱런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 본 기사는 월간 <더뮤지컬> 통권 제143호 2015년 8월호 게재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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