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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컬처 | [핫뮤지컬] <머더 발라드> 세련된 자극에 중독될 준비하시라 [No.122]

글 |이민선 사진제공 |마케팅컴퍼니 아침 2013-12-04 4,501

최근에는 해외에서 초연한 후 국내에서 개막하기까지 시차가 많이 좁혀졌다. <캐치 미 이프 유 캔>과 <보니 앤 클라이드>, <고스트> 등은 현지에서 개막한 지 불과 1~2년 만에 한국을 찾았다. 말 그대로 따끈따끈한 신작을 맛볼 수 있으니 국내 뮤지컬 팬들에게는 무척 반가운 일이다. 발 빠르기로는 무엇에도 뒤지지 않는 <머더 발라드>는 2012년 뉴욕 브로드웨이 맨해튼 씨어터 클럽에서 초연해, 2013년 7월까지 오프브로드웨이에서 공연했다.


제목에서 느껴지듯 <머더 발라드>에는 살인사건이 등장한다. 젊었을 적에 서로 사랑했던 탐과 사라, 누구나 그렇듯 둘의 진한 연애도 끝을 맺었다. 사라는 탐과는 정반대의 남자인 마이클에게 빠져들고, 두 사람은 결혼 후 아이를 낳아 기르고 있다. 사라가 반복되는 일상과 육아에 지쳐 있을 때, 우연히 옛 연인을 다시 만나게 된다. 두 사람은 과거처럼 서로를 원하며 깊은 관계를 갖지만, 이내 사라는 탐과의 관계를 정리하려 한다. 하지만 탐이 사라의 가족 앞에 나타나서, 마이클은 둘 사이를 알아채게 된다. 사라를 놓치고 싶지 않은 탐, 자신의 실수를 만회하고 싶은 사라, 사라와 탐에 화가 난 마이클, 세 남녀가 극도로 불안한 감정 상태에 이르렀을 때 탐을 죽이는 살인사건이 일어난다. 과연 살인자는 누구인지, 사건의 중심에 있는 세 사람과 이들의 이야기를 전해주는 내레이터, 총 네 명의 배우가 돌이킬 수 없는 실수를 저지른 시간들을 재연한다.

 

 

치정극에 살인까지 자극적인 요소가 많이 포함됐지만 줄거리 자체는 단순하다. <머더 발라드>에서 치밀한 드라마보다 더 기대해봄직한 것은 팝과 록이 주를 이루는 뮤지컬 넘버와 스타일리시한 무대 연출이다. 끈적끈적한 섹시함과 폭발적인 강렬함이 섞인 뮤지컬 넘버는 단번에 귀를 사로잡는다. 현대적이고 대중적인 리듬과 선율, 자극적이고 신랄하면서도 깔끔한 가사는 세련된 느낌을 주기에 충분하다. 이 작품은 대사 없이 서른아홉 개의 노래로만 이루어진 송스루 뮤지컬이다. 음악이 작품의 완성도에 중요한 열쇠를 쥐고 있다. 오프브로드웨이 초연 당시, 연장 공연 실시와 더불어 초연 캐스트 음반이 발매됐다. 기대를 갖게 만드는 부분이다.

 

<머더 발라드> 공연장에는 객석 앞까지 비집고 나온 ㄷ자형 무대 위에 술집에서 볼 수 있는 긴 바가 차려진다. 바 앞쪽으로, 가운데는 당구대가 양옆에는 군데군데 테이블이 놓여 있다. 그리고 ㄷ자형 바 뒤로도 객석이 자리 잡고 있다. 관객들은 마치 술집에 앉아 마주 앉은 사람의 이야기를 듣듯 ‘살인 전주곡’을 듣게 된다. 바와 당구대 등은 단순히 술집을 연상케 하는 세트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배우들은 바 위로 뛰어 오르고 그 위를 걸으며, 그곳에서 대화하고 사랑을 나눈다. 기능적인 동시에 상징적인 무대를 볼 수 있다. 세트를 활용한 배우들의 역동적인 움직임 덕에 무대에는 긴장감이 가득하다. 배우들의 노래 실력만큼이나 몸놀림에 관심을 갖게 되는 이유이다.

 

<머더 발라드>에 한번 ‘꽂히면’ ‘회전문 도는’ 건 정해진 수순인 듯하다. 멀티 캐스팅 결과 또한 이를 부추긴다. 톰 역에는 최근 가장 바쁜 한지상과 몸 잘 쓰는 성두섭, 안정된 실력과 카리스마를 지닌 강태을과 최재웅이 캐스팅됐다. 사라 역을 맡은 이들은 대부분 가수 출신으로 개성 있는 보컬을 기대하게 만든다. 임정희와 린아, 장은아, 박은미가 캐스팅됐다. 따뜻하고 믿음직한 남자 마이클은 홍경수와 김신의가 연기한다. 드라마의 빈 부분을 메워주고 이 살인사건의 비밀을 알려주는 내레이터 역은 홍륜희와 문진아가 맡았다.

 

11월 5일 ~ 2014년 1월 26일 롯데카드 아트센터 02) 556-5910

 

한 줄 평 : 모자란 짜릿함과 과도한 섹시함 사이에서 표류하지만 않는다면 성공.

 

 

* 본 기사는 월간 <더뮤지컬> 통권 제122호 2013년 11월호 게재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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