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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처 | [SPECIAL] 다양한 장르로 만들어진 <프랑켄슈타인> [No.126]

글 |송준호 2014-04-09 3,9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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끊임없이 부활하는 괴물의 후예들

 

 

 

 

 

천둥 번개가 치던 밤, 음침한 분위기의 어느 실험실에서 미치광이 과학자가 이상한 생물을 만들어낸다. 과학자는 잠시 기뻐했지만 곧 이 기괴한 존재에게 공포를 느끼고, 피조물은 그대로 탈주한다. 프랑켄슈타인이 괴물을 창조하던 밤의 풍경은 앞으로 닥칠 비극을 암시한다. 이처럼 생명과학이라는 대의에 집착해 살짝 미친 과학자의 과욕과 그 부산물은 영화 <플라이>(1988)나 <스플라이스>(2010) 등에서 창의적으로 재현된 바 있다.

 

실험실을 뛰쳐나간 이름 없는 괴물의 역사는 더 길다. 메리 셸리의 책이 출간된 후 약 100년이 지난 1910년 무성영화에서 처음 실체화됐다. 고딕, 호러, SF 등 다양한 코드들이 함축돼 있는 이 매력적인 괴물의 이야기는 이후 영화, 연극, 드라마, 만화, 게임 등으로 옮겨지며 최고의 문화 콘텐츠로 자리매김했다. 지난달에도 괴물이 인류의 구원자가 된다는 내용의 <프랑켄슈타인-불멸의 영웅>이 개봉해 눈길을 끌었다.

 

오늘날 우리에게 가장 익숙한 괴물 또는 프랑켄슈타인의 모습은 주로 영화나 애니메이션을 통해 그 전형이 확립됐다. 그 시작은 1931년 제임스 웨일 감독의 영화 <프랑켄슈타인>이었다. 미국 호러 영화의 효시로 평가받는 이 작품은, 이후 괴물을 소재로 한 영화들이 하나의 표본으로 삼을 정도로 인상적인 분위기를 보여준다. 특히 공포와 연민을 자아내는 괴물의 독특한 정체성을 연기한 배우 보리스 칼로프의 비주얼은 지금까지도 프랑켄슈타인 괴물의 전형으로 남아 있다. 제임스 웨일은 이후 2편 격인 <프랑켄슈타인의 신부>(1935)에서 반려자를 찾으려는 괴물의 고군분투에 초점을 맞춰 인간적인 면모를 강조하기도 했다.

 

이 암울한 이야기를 다룬 코미디도 있다. 멜 브룩스 감독의 <영 프랑켄슈타인>(1974)은 제임스 웨일의 두 영화를 코믹하게 패러디하고 오마주한다. 뇌 전문 외과의사인 프레드릭 프랑켄슈타인이 할아버지인 빅터 프랑켄슈타인의 유산을 물려받아 그의 작업을 이어가는 과정이 우스꽝스럽게 담겼다. 특히 이 작품은 2007년 브로드웨이에서 뮤지컬로 만들어지기도 했다. 이는 프랑켄슈타인을 소재로 한 뮤지컬로서는 최초였다.

 

괴물의 상업적 가치는 할리우드에서도 꾸준히 눈여겨보고 있었다. <반헬싱>(2004)은 드라큘라 이야기의 기본 뼈대에 늑대인간과 프랑켄슈타인 괴물을 총동원해 전혀 새로운 이야기를 탄생시켰다. 괴물은 여기서 드라큘라의 부활에 이용되는 것을 거부해 반 헬싱을 돕는 선한 역으로 활용된다. 애니메이션에서 이 같은 다른 방식의 활용은 훨씬 활발하게 이루어진다. 대표적인 것이 팀 버튼 감독의 <프랑켄위니>(2012)다. 소년 빅터는 불의의 사고로 애완견 스파키를 잃고 상심했지만, 근육의 전기 반응에 관한 수업을 듣고 다락방에서 비밀 실험에 매진해 기어이 스파키를 되살린다. 제임스 웨일의 두 작품을 원형으로 삼은 설정들과 흑백으로 촬영된 영상이 원작의 정서를 그대로 살리고 있다.

 

연극에서도 프랑켄슈타인의 인기는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영화 <슬럼독 밀리어네어>의 대니 보일 감독이 영국 국립극장 무대에 올린 연극 <프랑켄슈타인>(2011)은 드라마 <셜록>으로 전성기를 구가 중인 베네딕트 컴버배치가 주역을 맡아 화제가 됐다. 이 연극은 올해 10월 한국에서도 공연이 예정돼 있어 벌써부터 기대감을 고조시키고 있다. 특히 컴버배치는 내년 중 기예르모 델 토로 감독의 영화 <프랑켄슈타인> 출연도 거론되고 있어서 셜록 홈즈가 연기하는 프랑켄슈타인을 스크린에서도 만날 수 있을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 본 기사는 월간 <더뮤지컬> 통권 제126호 2014년 3월호 게재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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