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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멘터리] 짙은 여운을 남기며,<매디슨 카운티의 다리> with 김선영, 양주인(2)

글 | 안시은 기자 | 영상 | 안시은 기자 | 스테이션아이디제작 | 카피카피룸룸 2018-10-05 9,585
코멘터리| 공연 실황을 통해 작품에 대해 들어보는 비하인드 스토리

더뮤픽 코멘터리 일곱 번째 작품은 <매디슨 카운티의 다리>입니다. 1995년 제작된 메릴 스트립, 클린트 이스트우드 주연 영화로 국내엔 더 널리 알려진 <매디슨 카운티의 다리>는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뮤지컬화된 작품입니다. 

<라스트 파이브 이어즈>를 쓴 작곡가 제이슨 로버트 브라운이 프란체스카와 로버트의 감정을 음악으로 아름답게 풀어냈습니다. 2014년 브로드웨이에서 초연과 2017년 국내 초연 이후 2018년 공연이 샤롯데씨어터에서 한창 진행되고 있습니다.

김선영, 차지연, 박은태, 강타 등의 캐스트로 출발한 <매디슨 카운티의 다리>는 공연 후반부를 향해 달려가고 있습니다. 1965년 미국 아이오와에서 운명적인 사랑에 빠진 프란체스카와 로버트의 사랑은 어떤 감정으로 펼쳐내고 있을까요. 1편에 이어 후반부, 2막 이야기를 담은 김선영 배우와 양주인 음악감독의 <매디슨 카운티의 다리> 두 번째 코멘터리를 공개합니다. 

(※공연 후반부 내용이 포함되어 있어 일부 스포일러가 있을 수 있습니다.)   



#<매디슨 카운티의 다리>
양주인 정말 좋고, 아름다운 작품이에요. 불륜 내용이라서 호의적이지 않은 마음으로 지켜보시던 분들도 계셨지만, 결국 프란체스카는 가족을 떠나지 않았잖아요. 결국 삶의 갈래 속에서 선택을 하는 과정 속에 프란체스카가 살아온 여정이 있잖아요. 그 여정을 함께 세 시간 씩 매일 세 시간씩 하고요. 그러고 나면 집에 가는 길에 나오지 못할 때가 많아요. 매일 공연을 지켜보는 저도 그런데, 관객 분들 보면 끝나고 ‘Exit Music(퇴장 음악)’이 끝나고도 자리를 못 뜨고 흐느끼는 분들이 많거든요. 남겨진 이젤에 프란체스카와 로버트가 안고 있는 사진을 보면서. 여운이 정말 강한 작품이에요. 정말 하나 하나 소중하게 할 수밖에 없어요.
김선영 이 작품은 불륜과 외도를 말하려는 게 아니라, 그 장치를 통해서 수많은 질문을 던지는 것 같아요. 결론이나 정답을 내려주지 않고, 우리가 어떤 한 사람의 일생을 통해서 누군가를 만나고 선택하는 걸 보면서 ‘이 선택을 했다고 과연 잘 살았을까?’ 혹은 ‘이 선택을 안 했다고 잘살지 못했을까?’ 하는 질문을 던져서 여운이 더 많이 남는 것 같아요. 
양주인 그 질문을 마지막에 프란체스카들이 ‘괜찮아요. 사랑이니까(Always Better)’에서 모두에게 잘 던져주고 계세요. 특히 선영 언니와 지연 씨가 보여주는 프란체스카는 서로 색깔도 다르고, 매일 해도 매일 달라서 저는 수십 명의 프란체스카를 보는 것 같아요. 

#사랑할 수밖에 없는 작품
김선영 은태 씨는 이 작품을 정말 사랑하잖아요. 
양주인 정말 사랑하죠.
김선영 저도 (공연을 하니까) 그 느낌을 조금 알 것 같아요. 슬프지만 않아요. 세 시간을 (극 중 인물로) 지내고 나면 뭔가 위로받고 가는 느낌이에요. 
양주인 공연한 것 같지 않고 그냥 일생을 같이 산 느낌이에요. 
김선영 어느 순간 무대에서 로버트와 저만 있는 것 같은 착각이 들 때가 있어요. 객석에 사람들이 많은데도 불구하고. 
양주인 (무대라는 사실도) 잊혀지죠. 수백 번, 수천 번을 들어도 전혀 질리지가 않아요. 분명 뭔가 잘못 됐어요.
김선영 저는 벌써부터 마지막 공연이 걱정돼요. 저는 공연이 끝난다고 해서 ‘어떻게 떠나 보내지’ 하는 편이 아닌데, 이 작품은 이상해요. 

#차지연의 변신
김선영 지연 씨랑 저랑 평생 흘릴 눈물을 <매디슨 카운티의 다리>를 하면서 다 흘리는 것 같아요. 지연 씨 표정 보니까 울컥할 뻔 했어요. 감성 충만한 배우죠. 
양주인 닭똥 같은 눈물이 흐르죠. 지연 씨는 <서편제>, <잃어버린 1895>에서도. 사람이 참 맑죠. 
김선영 순간 몰입도나 진지함이 훌륭해요. 
양주인 <매디슨 카운티의 다리>가 지연 씨에게 새로운 변신이잖아요.
김선영 자기의 모습이 많이 투영되지 않았을까 싶어요. 그렇죠? 
양주인 본인에게 소중한 작품으로 느껴진다고 하더라고요. 


단 한 번의 순간(A Million Miles) 



#대표곡
양주인 <매디슨 카운티의 다리>의 대표곡입니다. 초연 때 미니 싱글로 음원이 나왔고, 대표곡이다 보니 많이들 아세요. 그냥 (멜로디만) 듣기엔 러브 듀엣 곡 같지만, 처절하고 가슴 아프고 절절한 음악이잖아요. (가사와 선율이 상충되는) 상황이 이렇게 만나니까 더 드라마틱하게 만들어지는 것 같아요. 이 곡은 연주할 때마다 설레고 가슴 뜨끈뜨끈하고 행복하고 좋아요. 
김선영 이 노래 가사 중 ‘꿈을 이룬 너를 상상해보라’는 말이 마음에 크게 다가와요. 특히 이 장면은 굉장히 긴데, 무대에서 쓸 수 있는 것들은 단조로워요. 그래서 연습 때는 어떻게 해도 동선이 어려웠는데, 막상 배우들이 몰입하기 시작한 후부터는 굉장히 잘 흘러갔어요.
양주인 매일 감정에 따라 움직이는 것도 달라지잖아요.
김선영 조금씩 달라지죠. 

#감정의 균형1_배우
양주인 저는 듀엣이니까 네 배우 분들(김선영, 차지연, 박은태, 강타)에게 배틀하지 않도록 말씀드려요.
김선영 그런 주문을 많이 받았죠.
양주인 원체 성량이 크고 노래를 잘하는 분들이시라, 몰입하면 본의 아니게 더 강해지는 소리가 날 때가 있거든요. 두 배우 간 균형이 조금만 맞지 않아도 (노래로) 싸운다는 생각이 들 수 있어서 최대한 감정의 밸런스를 맞추면서 로버트에게 안길 수 있게 해요. 

#감정의 균형2_연주
양주인 배우들이 더 슬프게 노래할 때 저는 반대로 더 벅차게, 행복하게 연주해요. 음악이 같이 슬픔의 나락으로 빠지지 않도록 (감정의) 균형을 계속 유지하려 애씁니다. 그래서 되려 더 미소를 머금고 연주하는 날도 있고, 더 아프게 연주하는 날도 있어요. 느껴지는 대로 본능적으로 음악을 끌어가요. 

#로버트를 향한 감정
김선영 저도 공연 초반과 비교했을 때 지금은 감정이 많이 달라졌어요. 어떻게 설명할 수는 없지만 로버트의 말을 듣다 보면 없던 용기가 생겨요. 처음과 달리 (로버트와) 함께할 수 있는 쪽으로 연기하게 되더라고요. 
양주인 ‘너와 나, 지금 놓칠 수는 없어.’라고 할 때 정말 떠날 결심이 드세요?
김선영 그렇죠. 그랬다가 다음 장면에서는 또 “얼른 가요.” 그러니까요. 


나 떠나면(When I'm Gone)



#슬퍼도 슬프지 않게
김선영 이 장면에서 또 많이 우시더라고요. 
양주인 블루스 장르를 장례식 음악으로 쓰고 있잖아요. 흑인들의 희로애락(喜怒哀樂)이 담긴 음악인 (블루스를) 써서 ‘락’을 (표현하죠). 우리나라라면 (곡(哭)을 하면서) “아이고, 아이고.” 해야 하는 장면인데, 그들만의 방법으로 삶을 떠나는 걸 축하해요. ‘글로리(Glory)’라 표현하고요. <매디슨 카운티의 다리>가 추구하는 그런 방식이 좋아요. 슬픔을 슬픔으로 다 드러내지 않으니까요. 이 신은 장면이 계속 연결되면서 시간의 흐름이 길게 보여지는데 이 한 곡에 시간의 변화가 뚜렷하게 확 보일 때가 있어요. 아이들이 크고, 결혼하고, 버드가 아프고, 떠나는 것들이요. 

#<매디슨 카운티의 다리>의 배우들1_김현진, 김민수, 류수화, 송영미
양주인 (극 중 사진 촬영 전) “바지에 예쁜데요.” 하는 부분이 큐예요. (김)현진 씨(마이클 역)가 그 큐를 쥐고 있습니다. 매번 얼마나 잘 맞추는지 몰라요. 찰리 선배님(김민수 분)은 유쾌하세요. 저와는 원체 편하게 지내는 사이인데 톰과 제리 사이예요. 제가 제리고, (김민수 선배가) 톰이세요. 정말 유쾌하고 마음이 젊으시죠. 
김선영 김민수 선배님은 전설이잖아요. <명성황후> 초연 오리지널 홍계훈이셨고. 
양주인 (이 장면에서) 블루스를 넣느라 고생을 많이 하셨어요.
김선영 그런데 정말 멋져요. 
양주인 정말 멋있죠. 제가 좋아해요. (류)수화 마지는 정말 따뜻하게 연기하세요. 제가 다 위로받는 느낌이에요. 캐롤린(송영미 분)은 (선영) 언니와 확실히 닮았고요. 

#<매디슨 카운티의 다리>의 배우들2_앙상블
양주인 우리 배우들 다 예뻐요. 
김선영 다들 맛깔스럽게 연기하시죠. 
양주인 (이 곡에서) 앙상블 분들이 바쁘세요. (여러 시간대가 나오기 때문에) 들락날락하면서 안에서 옷을 계속 갈아입어야 해요. 그러면서 동시에 노래도 해야 하고. 

#사랑받을 수밖에 없는_로버트
양주인 뒤에서 로버트가 (프란체스카를) 지켜보고 있잖아요. 정말 짠해요. 모든 장면을 지켜보고, 시간이 흘러가도 항상 프란체스카를 지켜주고. 
김선영 로버트는 사실 로버트 캐릭터가 사랑받을 수밖에 없는 캐릭터예요. 한 사람을 위해 자신의 모든 걸 다 내어주는 캐릭터가 사랑을 많이 받잖아요. 마치 <레 미제라블>의 에포닌처럼.
양주인 그렇죠.



#버드의 사랑
양주인 저는 (버드가 죽은 이후) 부분이 좋아요. 잘 살다 가고, 그곳에서 또 만나자는 느낌이 들어서 버드와 찰리가 할 때 좋아요. 전체 배우들한테도 “절대 우울하게 하지 말아라. 슬프지만 잘 살았으니 잘 보내줘야 한다.”고 했어요. 하지만 음악에 속아서 신나면 안 돼요. (감정을) 굉장히 꾹꾹 눌러 담아야 하죠. 
김선영 저는 버드가 마지막 대사(“여보, 당신 꿈 이뤄주지 못해 정말 미안해”)하고 들어갈 때 눈물 난 적이 많아요. 
양주인 버드도 프란체스카를 참 사랑했는데요. 투박했을 뿐이지. 
김선영 뮤지컬에선 버드의 사랑을 많이 표현하고 싶어했던 것 같아요.
양주인 원작보다, 영화보다 훨씬 많이 표현되어 있죠. 버드의 사랑이 많이 아파요. 이 곡 마지막 부분에서 버드가 손을 흔들면서 들어가는데, 음악에서 ‘따랑’ 하는 부분을 이 부분과 항상 맞추려고 해요.


내게 남은 건 오직 그대(It All Fades Away)



#해바라기 사랑
양주인 이 장면을 할 때 은태 씨가 작년보다 더 세월이 흐른 느낌을 보여줘요. 
김선영 로버트처럼 (한 사람만을 바라보고) 사랑하는 사람이 존재할까요? 몇십 년을 이렇게 살았다는 게 비현실적인 느낌이에요.
양주인 하지만 어딘가엔 존재할 것 같아요. 

#목소리가 선사하는 아름다움_박은태
양주인 은태 씨 목소리만으로 객석 가득 채워질 때, 음악을 하는 입장이지만 음악이 있는 것보다 훨씬 아름다운 순간이라는 생각이 들 때가 많아요. 이 음악을 들으면 로버트가 전 세계를 돌아다니면서 여행하고, 사진을 찍었던 삶이 많이 드러나는 것 같아요. 이 부분에서 저는 거의 지휘를 하지 않고, 로버트가 느끼는 대로 해요. 피아니스트와 저랑 같이 연주하면서 로버트의 노래 한음, 한음을 듣고 서로 운 적도 있어요. 
김선영 정말 좋아요. 
양주인 은태 씨는 정말 잘해요. 
김선영 은태 씨 목소리는 남자 목소리인데도 진짜 아름다워요. 

#연기와 음악의 교감
양주인 (반주가 시작될 때) 기타 두 대가 같이 연주하는데, 슬프지 않게 찬란하게 연주해달라고 해요. 
김선영 악기 소리가 이렇게 아름답게 들리는 작품이 또 얼마나 있을까요. 
양주인 이 음악을 제가 맡게 돼서 정말 행복해요. 배우들이 연기하는 것만큼 음악도 예민하게 돼있거든요. 그래서 저희도 매일 공연을 숨죽이고 할 수밖에 없어요. 연주자들도 연주하면서 여기저기서 다 울면서 연주하는 날도 있고요. 설명할 수 없는 그런 날이 정말 있거든요. 

#들려도 듣지 못한 듯
김선영 어떤 날은 로버트의 말이 들리고 음악이 들려서 눈물이 나는 날이 있어요. 하지만 일부러 안 그러려고 많이 노력해요. 왜냐면 프란체스카에겐 안 들려야 하니까요. 인생 노년의 황혼기에 ‘로버트는 어떻게 살고 있을까’라는 생각을 하는 프란체스카를 표현해야 할 것 같아서. 
양주인 프란체스카는 실루엣만 보이잖아요. 그런데도 그걸 표현하고 계시는 게 다 느껴져요. 프란체스카의 스케치에 다 그게 묻어있고. 




마지막 공연을 앞둔 소감
양주인 매일 우느라 진 빠지실 거예요. 
김선영 울어도 힘들지 않은 것 같아요. 그걸 통해 힘을 얻는 것도 있고요. 연주도 정말 멋있어요. 
양주인 연주자들이 다 하는 거죠. 
김선영 매일 호흡이 다르잖아요. 무대에서 달려가고 싶은 날이 있는가 하면, (감정을) 잡고 가고 싶은 날이 있는데 그걸 다 캐치해서 연주해주시니까. 
양주인 세 시간 동안 런스루 같이 돈다는 생각으로 따라가고, 서로 맞추는 게 아니라 그 순간에 같이 있는 거죠. 그러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김선영 멋지십니다. 10월 28일이 마지막 공연이에요. 이 작품의 끝이 어딘지 모르겠지만, 최대한 끝에 가까운 완성도를 보여주기 위해 건강하게 끝까지 가보자고요. 
양주인 공연장에서 만나요!



[2막]
13. 신나게 달리자
14. 지금 함께인 우리
15. 잡힐 듯한 꿈
16. 널 알기 전과 후
17. 단 한 번의 순간
18. 리와인드
19. 나 떠나면
20. 내게 남은 건 그대

21. 괜찮아요 사랑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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