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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멘터리] 서서히 스며든 사랑, <매디슨 카운티의 다리> with 김선영, 양주인(1)

글 | 안시은 기자 | 영상 | 안시은 기자 | 스테이션아이디제작 | 카피카피룸룸 | 사진 | 안시은 기자 | 사진제공 | 쇼노트 2018-10-01 6,597
코멘터리| 공연 실황을 통해 작품에 대해 들어보는 비하인드 스토리

더뮤픽 코멘터리 일곱 번째 작품은 <매디슨 카운티의 다리>입니다. 1995년 제작된 메릴 스트립, 클린트 이스트우드 주연 영화로 국내엔 더 널리 알려진 <매디슨 카운티의 다리>는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뮤지컬화된 작품입니다. 

<라스트 파이브 이어즈>를 쓴 작곡가 제이슨 로버트 브라운이 프란체스카와 로버트의 감정을 음악으로 아름답게 풀어냈습니다. 2014년 브로드웨이에서 초연한 이후 2017년 국내 초연에선 옥주현, 박은태가 원 캐스트로 공연했습니다. 2018년 공연은 뮤지컬 전용극장인 샤롯데씨어터로 장소를 옮겨 김선영, 차지연, 박은태, 강타가 더블 캐스트로 출연 중입니다. 

공연 후반부를 향해 달려가고 있는 지금, 배우들은 초반과는 또 달라진 디테일과 농익은 연기 호흡으로 무대를 완성하고 있습니다. 1965년 미국 아이오와에서 운명적인 사랑에 빠진 프란체스카와 로버트의 로맨스는 어떻게 그려지고 있을까요? 프란체스카로 열연 중인 김선영 배우와 초연부터 섬세하게 음악을 이끌어온 양주인 음악감독이 그 이야기를 들려주었습니다. 



#공연을 온전히 즐기는 순간
김선영 저는 제가 공연하는 모습을 잘 안 보려 해요. 
양주인 공연을 마음 편히 봤던 건 정말 오래된 일이에요. 제가 하지 않는 공연도 그렇고요. 
김선영 그래서 제일 기분 좋을 때는 아무 생각하지 않고, 온전히 공연을 즐기고 온 날이죠. 
양주인 맞아요. 아는 배우들을 챙겨보고 응원하려는 마음이 아니라. <매디슨 카운티의 다리>는 매일은 아니지만 가끔 그런 순간을 느낄 때가 있어요. (그런 날은) 공연을 마치고 집에 갈 때까지 (감정에 빠져서) 나오지 못하기도 해요. 
김선영 그럴 때가 있죠. 

#매일 다른 느낌
김선영 로버트가 달라지면 공연이 또 달라져요. 
양주인 그날, 그날 또 다르기도 하고요. 
김선영 똑같은 공연을 해도 사람에 따라 다른 게 참 재밌어요. 
양주인 제 감상으로는 똑같은 사람이 해도 매일 달라요. 
김선영 진짜 만날 보시니까 아시겠네요. 
양주인 그런데 <매디슨 카운티의 다리>가 유독 더 그래요.
김선영 제가 하면서도 순간 순간 느끼는 감정이 달라요.
양주인 그리고 그걸 정말 잘 표현하셔서, 그때마다 다르게 반응이 읽힐 수밖에 없어요. 
김선영 연습한 대로, 학습한대로 할 수 없더라고요. 무대에서 그 찰나에 하고 싶은 것들이 (매번) 달라지니까요. 
양주인 공연의 답과 선택이 정해져 있지만, 거기까지 가는 수만 가지 길이 있잖아요. 그 여정이 매일 달라요. 
김선영 우리 작품은 그래야 하는 것 같은 게, 감정을 계속 좇아가잖아요. 그러다 보니까 날 것 같은 자신의 감정을 계속 발견해야 해요. 그게 어려운 거지만. 
양주인 같은 음표로 된 곡을 불러도 디테일한 연기는 조금씩 달라지잖아요. 음정 하나 내는 것도, 방식도, 색감도, 숨결도 다 달라지기 때문에 최대한 배우가 지금 느끼는 걸 그대로 느껴서 지휘로, 음악으로 연주해내려고 애를 써요.
김선영 그게 정말 고마워요. 

#첫 뮤지컬 강타
김선영 강타 씨는 여유가 있어요. 처음 뮤지컬을 하는데도 자기만의 호흡으로 가는 게 있어요. 
양주인 여유가 있죠. 
김선영 순발력도 좋아요. 한 번은 사전 약속 없이 제가 침대에 걸터 앉았더니 무릎을 꿇고 오더라고요. (마음이) 열려 있어요. 
양주인 순간 순간 (달라지는 연기에) 반응하는 것을 재밌어하시는 것 같아요. 9월 중순 쯤에는 완벽한 로버트가 돼서 정말 좋았어요. 
김선영 저는 강타 씨와 연습부터 공연 초반에 페어로 함께해서인지 묘하게 애틋해요. 함께 무언가를 만드는 느낌이고, 강타 씨가 뭔가에 빠져서 몰두하면 그렇게 보기가 좋고 응원하게 돼요. 
양주인 정말 열심히 하셨잖아요.
김선영 어릴 때 뮤지컬을 하지 않고 지금 하게 된 것이 받아들일 때 유연해서 여유롭게 더 잘하는 것 같아요. 
양주인 그리고 음색이나 음악 스타일이 <매디슨 카운티의 다리> 음악과 잘 어울려요. 연습할 때는 최대한 드라마에 붙여서, 노래를 말하듯이 하라는 디렉션을 많이 드렸죠. 지금도 노트하면서 하고 있는데 잘하고 계세요. 
김선영 강타 씨는 음악이 좋아서 선택했다고 하지만 첫 작품을 어려운 작품으로 택한 거잖아요. 대사도 방대하고, 그런데 이걸 잘해내시더라고요. 요즘 특히 감성이 충만해요. 점점 말라가시면서.
양주인 없어질 지경이에요. 


집을 짓다(To Build Home) 



#오프닝
김선영 이땐 첫 곡이니까 엄청 긴장하고 있어요. 
양주인 첼로로 시작하는 곡인데, 첼리스트가 한예종 출신의 수재예요. 그럼에도 매번 공연을 얼마나 긴장하는지 몰라요. 첼리스트가 혼자 공연의 무게를 짊어지고 시작해야 하니까요. 
김선영 그 전주를 들으면서 무대에 천천히 걸어나와서 멈추면 조명이 들어오는데 기분이 이상해요. 
양주인 이 장면이 배경 영상과 잘 어우러져서 아름다워요. 

#방대한 넘버
김선영 첫 곡이 굉장히 길잖아요.
양주인 7분 남짓 되는 대곡입니다.
김선영 이렇게 긴 곡이 있을까요?
양주인 있습니다. 페임의 ‘하드 워크(Hard Work)’. 12분.  

#달라지는 공기
양주인 프란체스카가 제3자인 내레이터 입장에서 설명해주다가 아이오와로 들어가면서 이야기가 본격적으로 진행될 때가 좋아요. 이 부분에서 공기가 달라지거든요. (이 곡이 끝날 때쯤엔) 무슨 생각하세요?
김선영 정말 잘 가야겠다. 잘 버티자 라고 생각해요. 


곧 집으로 돌아올 거야(Home Before You Know It) 

양주인 오프닝이 끝나고 바로 연결되는 곡이에요. 애 때문에, 남편 때문에 정신없는 프란체스카의 반복되는 일상을 보여줘요. 로버트가 등장하기 전까지 그 일상이 16분 음표의 음악으로 연결되죠. 지극히 평범한 가족의 모습을 보여줍니다. 



#낮은 음일 때 노래
김선영 이 곡에서 버드 역할이 여유 있어 보이는데, 노래할 때 박자가 민감해요. 
양주인 음이 많이 낮잖아요. 그래서 작게 부르거나 가사 전달력이 가사 전달력이 떨어지면 발음이 잘 들리지 않거든요. 제대로 들리지 않으면 음악을 줄여야 하기 때문에, 음악보다 크고 세게 전달해야 해요. 이때 또다른 팁으로 음악보다 피치를 더 올려서 노래가 음악에서 튀어나오게 하는 방법이 있어요. 그래서 피아노 피치가 440Hz면 442Hz로 계속 연습시켰어요. (버드 역 배우들이) 정말 열심히 연습해주셨어요. 

#프란체스카의 아들, 딸 
양주인 마이클 역을 맡은 (김)현진이는 작년보다 노래 실력이 더 좋아졌어요. 
김선영 (송)영미(캐롤린 역)도 소리가 까랑까랑하죠.
양주인 타이밍을 얼마나 딱 맞춰서 잘 들어오는지 몰라요. 영미는 영락없는 캐롤린 같아요. 언니와 은근히 닮았어요. 젖살오른 언니 같아요. 
김선영 영미 보면 어렸을 때 에너지 넘치던 때가 생각나요. 10대 역할이지만 실제론 어리지 않잖아요.
양주인 이제 20대 중반으로 향하고 있죠. 수상은 우리 마음 속에 담아두게 됐지만, 작년에 이 역할로 (제2회 한국뮤지컬어워즈에서) 여우신인상 후보에 올랐었죠. (아빠가 장난칠 때) “뭐래” 라고 하는 건 작년에 없었는데 이번에 추가된 디테일입니다. 

#연주
양주인 (프란체스카가 어서들 출발하라고 노래하는 부분) 이 부분 연주할 때 피아니스트와 저는 숨을 쉬지 않아요. 
김선영 그냥 지나가는 장면 같지만 정말 어려워요. 캐릭터 색깔도 보여줘야 하고 상황도 보여줘야 하거든요.

#샤콘느
양주인 노래 후반에 나오는 부분이 ‘샤콘느(Chaconne)’라는 장르예요. 오프닝부터 듣게 되는 첼로음악부터 극 전반에 샤콘느가 많이 등장해요. 옛날 시대(17~18세기)에 (프랑스 남부와 스페인에서) 유행했던 슬픈 음악이고, 삼박자의 왈츠예요. 프란체스카의 마음을 대변하는 테마고요. 가장 슬프죠. 꾹꾹 감정을 눌러 담아야 하고. 



#프란체스카와 로버트의 첫 만남
양주인  (프란체스카와 로버트가 처음 만나는 순간) 지문이 ‘관객도 느낄 수 있을 만큼 둘 사이에 강렬한 그런 느낌이 흐른다’ 그런 내용이잖아요. 이때 정적이 흐르면서 멈춰있잖아요. 이 모습이 마지막에 생각나요. 그런데 어떠세요? 로버트를 처음 만났을 때요. 
김선영 이 순간은 시공간이 멈춘 듯 해요. 연기를 하려고 멈춰있는 게 아니라 순간 얼게 돼요. 
양주인  그게 느껴져요.
김선영 그래서 어색하게 “안녕하세요” 라고 하게 되죠. 이렇게 얘기를 시작하면서 로버트가 시애틀에서 막 왔고 그러면서 자기 얘기를 하잖아요. (사랑하는 감정이) 한 순간에 온다기 보다는 처음부터 점점 뭔가 맞춰지듯이 와요. 
양주인 제가 앞에서 지휘하면서 자주 보고 있는데, 어떤 날은 아무렇지 않게 길 물어보는 사람과 만나서 프란체스카가 시나브로 로버트에게 젖어가는 느낌일 때도 있고, 어떤 날은 너무 강렬하게 다가와서 (사랑하게 될 것임을) 예감하는 듯한 느낌인 날도 있어요. 
김선영 맞아요. 
양주인 “제가 같이 가드릴까요?” 란 말을 하면서도 ‘이 말을 하면 안 되는데’라는 게 보일 때가 있어요. 사실 편하게 할 수도 있는 말이잖아요. 


뭐였을까(Wondering)



#스며드는 감정
김선영 (감정을) 안 들키려고 할 때까지 오죠. 그러나 뭔가 다 들키고, 느끼고.
양주인 그렇죠. 느껴지죠. 
양주인 음악이 기본적으로 브라질리안 보사에 기반을 두고 있는데 이 곡에선 엇박으로 일렁일렁하잖아요. 그러면서 되게 아니라고 아니라고 계속 꾹꾹 누르고 애써서 외면하려고 하듯이 노래하다가 어느 순간에 스며들어요. “아무 것도 아냐” 라고 애써서 내치려고 하는 부분과 자꾸 끌리는 부분이 나오는데 아무 것도 아니지 않습니다. 점점. 
김선영 간지럽네요. 직접 연기할 때와 누군가가 하는 걸 보는 게 굉장히 간질간질하면서. 앞에서 보시는 분들도 그럴 것 같아요.

#강타의 음색
양주인 ‘뭐였을까’를 강타 배우가 참 잘하세요. 음악에 대한 이해도 높고, 음역대나 음색도 이 노래와 잘 어울리는 것 같아요.
김선영 열정적인 로버트 같죠. 첫 곡을 부를 때도 열정 넘치는 사진가의 느낌이 강하게 전달돼요. 

#버드 실종 사건
김선영 (프레스콜 때 흔들의자에서 일어나서 전화를 받으러 가는 장면에서) 사인이 안 맞아서 버드 분이 출연하셔야 하는데 나오지 못했어요. 굉장히 고민을 많이 했어요. (전화기는 받아 들었는데) 이걸 어떻게 해야 할 건지.
양주인 정말 (짧은 시간이었지만) 마치 1시간이 넘는 느낌이었어요.
김선영 저도 이 순간이 너무 길었어요. 
양주인 혹시 버드가 조금 있다 나올 줄 알고 기다렸거든요. 그러다가 저도 연주자들에게 계속 무전을 치면서 넘어가라고 그랬어요. 
김선영 역시 우리 음악감독님 잘 넘어가주셨다 했어요. 저도 빨리 판단했어야 했는데 혹시나 나올까봐 그러지 못했는데, 이 날은 (생중계까지 해서) 다들 정신이 없었어요. 


날 흔들지마(Look At Me)



#복잡한 마음(feat.흔들의자)
양주인 이 노래는 프란체스카의 마음을 (보여주는 곡이에요). 또 그냥 의자도 아니고 흔들의자에 앉아 있잖아요. 
김선영 이때는 마음이 너무 복잡해요. 어떤 날은 의자를 흔들거리면서 앉아 있기도 하지만, 어떤 날은 정말 정지 모드로 가만히 있게 되더라고요. 

#음악에 속지말자
양주인 굉장히 살랑거리는 음악이잖아요. 처음 이 노래를 들으면 프레시한 사랑 노래처럼 느낄 수 있는데, 로버트가 등장하면서 잊고 지냈던, 꿈많았던 나에 대해 다시 한 번 이야기한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 얘길 많이 했고요. 
김선영 음악이 예쁘니까, 음악에 속기 쉬워요. 
양주인 하지만 그 결대로 가죠. 

#설렘과 또다른 감정들
김선영 설렘만 있는 게 아니니까 연기하면서 강해지더라고요. 공연 초반과 지금 노래가 많이 달라졌어요. 제가 느끼는 게 더 강렬해졌다고 해야 할까? 프란체스카가 서서히 변화하면서, 내면에서 나오는 여정이 많이 강해진 것 같아요.
양주인 (로버트에게) 설레기만 하면 관객들이 프란체스카에 대한 호의를 갖기 힘들죠. 일렁이는 마음을 합창으로 충분히 드러내다가 담아내요. (로버트를) 모른 체 하려고 했다가, 그 감정이 또 스멀스멀 피어나는 것들이 합창에 다 표현되어 있는 것 같아요. 그리고 프란체스카와 로버트는 음악적으로 넘치지 않아요. 어느 선까지만 손을 뻗거든요. 갈랑말랑 해요. 

#프란체스카의 옷쇼핑
김선영 (프란체스카가 옷을 사러 갈 때) 저는 요즘 엄마 생각이 막 나요. 관객 분들 중 만약 프란체스카와 같은 일상을 사는 분들이 계시다면, 과거를 돌아보고 싶을 것 같다는 생각에 잘 표현하고 싶었어요. 
양주인 결혼 전에 연애할 때는 (예쁘게 꾸미려고) 옷 사러 가는 그런 경험이 있잖아요. 결혼 후에도 그럴 때가 있겠지만, 프란체스카에겐 달랐겠죠. 그녀는 왜 옷을 사입었을까요. 아무 것도 아니라고 해놓고. 로버트에게 이대로 함께 있자고 하고 싶지만 떠나달라고 다시 선을 긋죠. 이 부분이 음악적으로도 좋아요. 첼로가 프란체스카의 마음을 말하죠. 안 된다고. 안 된다고. 
양주인 그냥 이대로 함께 있자고 얘기하고 싶은데, 하지만 떠나달라고 다시 선을 긋고. 여기가 음악적으로도 너무 좋아요. 첼로가 또 프란체스카의 마음을 말하죠. 안 된다고. 안 된다고.
김선영 그런데 이미 옷을 샀어. 자기도 모르게 (마음이) 어딘가로 끌려가는 거죠. 


창 속에 담긴 세상(The World Inside A Frame)



#타이밍 
양주인 이 노래는 정말 수백 번 연습하신 것 같아요. 7/8박자가 나오고, 변박이 나오잖아요. 
김선영 강타 씨가 이 음악들 멘붕이라고 연습 때 그랬죠. 
양주인 제일 어려워했던 부분이 “세상에” 가사 들어갈 때였어요. (타이밍 잡는 걸 돕기 위해) 제 팔이 가끔 가제트 팔처럼 길게 나갈 때가 있었어요. 여기라고, 들어오시라고 하는 거죠. “여기! 그래! 여기!” 하는 부분도 어떤 지점에서 들어가도 괜찮다고 용기를 드리곤 했는데, 이제는 완벽히 맞습니다. 
김선영 저도 그때는 로버트 배우들을 방해하지 않으려고 해요. 괜히 디테일한 (새로운) 연기를 했다가 잘못 될 수도 있으니까. 

#김선영X강타
양주인 두 분(김선영, 강타)이 잘 어울려요. 
김선영 그래요? 강타 씨가 처음 연습실 왔을 때 깜짝 놀랐대요. 친누나를 닮아서.
양주인 눈도 그렇고 닮은 것 같아요. 

#눈 속에 담긴 풍경
양주인 (객석을 향해 뭔가를 보는 듯한 김선영을 보고) 뭘 보셨을까요?
김선영 저희 집 근처에 개발을 하지 못하도록 해놓은 데가 있어요. 원시림 같은 곳인데 우연히 아기랑 저녁에 산책갔다가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구름과 노을이 펼쳐졌어요. 이 장면을 프란체스카가 봤을 것만 같았어요. 이 장면에선 그 생각을 많이 해요. 
양주인 역시 눈 속에 다 담겨져 있으니까 연기가 그렇게 디테일한 것 같아요. 눈 보면 진짜 보는 건지, 허공을 보고 연기하는 느낌만 내는지 알잖아요. 언니는 항상 뭔가를 보고 있는 것 같아요. 


더 가까이(Get Closer)



#새롭게 찾아낸 음악 
김선영 (프란체스카와 로버트가 라디오를 들으며 블루스를 추는데) 정말 간지러운 신이에요. 
양주인 그 느낌을 주기 위해서 시작할 때 라디오에서 나오는 음악을 찾기 위해서 당시 음악을 1백 곡 넘게 들었어요. 집에서 혼자 대사도 해보고, 타이밍에 틀어보면서 잘 맞는지 들어봤죠. 그래서 트럼펫 솔로로 시작하는 지금 쓰고 있는 음악을 찾았어요. 
김선영 원래 있는 음악이 아니에요? 
양주인 제가 찾았어요. 
김선영 처음 알았어요! 정말 좋아요. 
양주인 이 노래를 틀어보니까 뭔가 간질간질하더라고요. 

#라디오를 트는 순간
김선영 저는 집에서는 일기예보와 옥수수 가격 확인할 때만 라디오를 튼다는 말이 너무 마음이 아파요. 제가 말을 하면서도. 
양주인 맞아요. 

#라디오 싱어
김선영 (라디오 싱어들이 나올 때) 여기서들 많이들 웃으세요.
양주인 초연에선 음성만 등장했는데, 이번에는 (김)주호 선배님이 직접 등장하시죠. 라디오 싱어로 분한 마지도 나오시고. 
김선영 이때 싱어 뒤에 있는 분들이 정말 귀여워요. 일부러 풍채가 좋은 분들을 선발했는데. 가발도 귀여워요. 
양주인 귀여워. 귀여워. 

#블루스와 스킨십
김선영 이 노래 나올 때 (기분이) 묘해요.
양주인 저도 지휘하면서 똑같이 블루스 추고 있는데 이 장면도 간질간질하더라고요. 버드는 아무 것도 모르는데. 정말 스킨십하실 때 순간순간 닿는 촉감들이 아슬아슬하실 것 같아요. 이래도 되나 싶고. 
김선영 하지만 프란체스카에게 이런 일이 있었겠어요? 버드가 춤추자고 하지도 않았을 테고. 

#오페라글라스 대여X키스신
양주인 멀리 앉으신 분들이 (선영) 언니의 디테일한 표정도 보실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오페라 글라스 대여하셔서라도. 그냥 멀리서 보면 블루스 추는 것처럼 보일 수 있잖아요. 굉장히 불편해하고 있지만 이러면 안 되는데 하는 감정이 1막 마지막에선 쌓여있죠. 이때 오케스트라에 큐를 주고 있어서 이 부분을 못 보는데 이렇게 간지럽게 키스를 하셨군요. 
김선영 부끄럽습니다.


기나긴 시간을 건너(Falling Into You)



#편곡
양주인 음악이 연결되는 부분에서 편곡이 정말 멋있어요. 심쿵하죠. 

#백허그 키스신
김선영 원래 키스신에 백허그가 없었다가 연출님이 “백허그하고 키스하는 건 어때?”라고 해서 은태 씨가 “뮤지컬 역사상 이런 백허그 키스신은 없다”고. 그러면 우리가 하면 된다고 해서 들어갔어요.
양주인 잘 추가됐어요. 

#불편했던 것들
김선영 (백허그 키스신이 들어간 대신) 그 외에 불편한 것들을 덜어냈어요. 
양주인 이 장면이 작년보다 보기 불편한 사람들이 적어진 느낌이에요. 초연 땐 마지가 전화했을 때 지 전화왔을 때 목덜미에 키스도 하고 그랬는데 굳이 안 해도 되는 것들이라면 불호 요소를 조금 (줄이는 것이 좋다고 판단했죠.) 

#1막 엔딩
김선영 엔딩 포즈가 거의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같아요. 
양주인 아우트로가 흐르는데 보통 대극장 음악처럼 웅장하게 끝나지 않고 여운이 음악의 배음으로 연속성 있게 흘러요. 그래서 1막이 끝나도 끝난줄 잘 모르세요. 


[1막]
1. 집을 짓다
2. 곧 집으로 돌아올 거야
3. 난 왜 이곳에
4. 어떤 떨림
5. 넌 혼자가 아니야
6. 또 다른 삶
7. 뭐였을까
8. 날 흔들지마
9. 창 속에 담긴 세상

10. 꿈 속의 여인
11. 더 가까이
12. 기나긴 시간을 건너



*2부는 10월 5일 공개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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