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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이너의 작업실] 권지휘 음향디자이너…①작업실을 가다

글 | 안시은 | 사진 | 안시은 | 영상 | 안시은 2015-10-13 13,825
작업실| 뮤지컬 크리에이티브 스태프들의 작업실을 둘러보고 뮤지컬의 한 축을 책임지고 있는 분야를 차례로 살펴볼 예정입니다. 
먼저, 첫 주인공인 권지휘 음향 디자이너의 작업실로 가보실까요?



권지휘 음향디자이너의 작업실은 대학로 TOM씨어터 기술 사무실에 위치해있습니다. 이 공연장이 리모델링을 결정하면서 음향 디자인 설계와 기술적인 설계 파트 컨설팅에도 참여했고, 지속적인 기술 지원을 하면서 좋은 기회가 되어 지금의 사무실도 같이 쓰게 된 거죠. 

사무실에는 공연에 쓰는 각종 마이크와 스피커부터 공부하기 위한 각종 도서들, 음향 장비들이 곳곳에 놓여있습니다. 개인적으로 최신 장비에도 관심이 많아 해외 구매를 하기도 한다고 하네요. 

이곳에서는 작품에 들어가기 전 효과음 작업이나 실황 상황에서 목소리나 음악에 효과를 줘야하는 것들을 테스트해보기도 합니다. 통화하는 목소리 효과가 한 예가 될 수 있겠네요. 배우들이 귀에 걸 때 쓰는 이어루프도 직접 다 만듭니다. 시중에 나오는 튜브를 철심 위에 입힌 다음 수축시키는 과정을 거치죠. 

오퍼레이터와 함께 작품 구상도 하고 대본을 놓고 콘솔 메모리도 장면을 그어가면서 같이 짜기도 합니다. 음향 디자이너와 오퍼레이터의 소통은 정말 중요하기 때문인데요. 그 이유는 다음편에서 알려드릴 예정입니다.


다양한 음향 관련 서적들과 도서들이 꽂혀있는 그의 책상 


다양한 헤드폰과 관련 장비들이 꽂혀있는 장 
 
 


음향 디자이너가 되기까지


권지휘 디자이너의 첫 음향 디자인 작품은 2012년 <커피프린스 1호점>입니다. RF 엔지니어부터 시스템 엔지니어, 음향 오퍼레이터를 거치며 음향 파트에서 10년 가량 경험을 쌓은 후 음향 디자이너의 길을 걷게 되었습니다. 

전공은 영문학이었지만 지금은 많이 사라진 음반점에 가면 안 들어본 음악이 없을 정도로 음악을 많이 듣고 좋아했던 그는 PC통신 시절부터 아마추어 동호회에서 다양한 음악 활동을 하게 됩니다. 베이스 연주도 했고요. 그러다 음향의 길로 들어서게 된 것은 군대 제대 후 하게 된 아르바이트 때문이었습니다. 

<난타> 무대 스태프 구인 광고를 보게된 것인데요. 이왕 하는 일이니 즐겁게 해보자고 시작했던 그에게 공연은 정말 그랬습니다. 암흑에선 살색조차 드러날 수 있기에 더위에도 무대 전환을 위해선 검정색으로 온 몸을 다 감싸야 했습니다. 하지만 직접 배우에게 건네주는 소품이 무대로 나가고, 그와 함께 배우가 에너지를 쏟아붓는 모습이 주는 카타르시스는 더위를 잊게 할 정도였던 거죠.

본격적으로 음향에 빠지게 된 것은 지방 공연에 참여할 때였습니다. 음향팀 일에 자원한 그에게 돌아온 것은 간곡한 만류였습니다. 일이 힘들어서였겠지만 3개월 내내 하고 싶다는 의지를 피력한 끝에 하게 된 일은 즐거움이었습니다. 재미있었기에 열심히 했고 이 모습이 좋게 보여져서 많이 배울 기회도 생겼습니다. PMC 프로덕션에서 일하면서 RF엔지니어부터 플레이백, 시스템 엔지니어까지 일하게 되었고, <난타>로 첫 오퍼레이팅을 맡았습니다.

PMC 프로덕션 제작 뮤지컬 오퍼레이팅에도 참여하다가 한국 뮤지컬계 대표 음향 디자이너인 김기영 디자이너와 작업할 기회가 생겼고, 한차례 더 성장할 수 있었던 시간이 되었습니다. 권 디자이너의 표현에 따르면 “일을 하면서 익숙해진 것들이 생기면서 엄청 혼나면서 배웠지만 정말 느끼는 게 많았다”고 하네요. 그 이후 프리랜서가 되어 뮤지컬 분야에서 전문적으로 일하게 되었고, <젊음의 행진> 오퍼레이터로 일할 당시 인연이 되었던 양주인 음악감독의 추천으로 <커피프린스 1호점>으로 음향 디자이너로서 처음 발을 내딛게 됩니다. 

이후 만족했던 제작사의 러브콜로 작품을 연이어 하게 되고 같이 작업했던 연출 혹은 작곡가와도 잇따라 새로운 작품들을 맡게 되면서 현재 대학로 공연 상당수의 작품의 음향이 그의 손을 거치고 있습니다. 


극장에 들어가기 전 현장에서 일어나는 일을 능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도록, 높이에 따라 소리가 달라지는 음향의 특성 때문에 음상 등을 세심하게 체크하기 위해 권지휘 음향 디자이너가 작업실에서 스피커를 걸어서 소리를 들어보고 있다. 


음향 디자인 참여작
<커피프린스 1호점>(2012), <블랙메리포핀스>(2012), <작업의 정석>(2012), <여신님이 보고 계셔>(2013), <글루미데이>(2013), <궁> 일본 공연(2013), <블랙메리포핀스>(2013), <풍월주>(2013), <에릭사티>(2013), <아가사>(2013), <아가사>(2014), <글루미데이>(2014), <여신님이 보고 계셔>(2014), <궁> 일본 공연(2014), <비스티보이즈>(2014), <두결한장>(2014), <데스트랩>(2014), <유럽블로그>(2014), <도로시밴드>(2014), <사춘기>(2014), <아가사>(2015), <아보카토>(2015), <정율성>(2015), <여신님이 보고 계셔>(2015), <사물이야기>(2015), <사의 찬미>(2015), <카포네 트릴로지>(2015), <무인 정기룡>(2015), <형제는 용감했다>(2015), <택시 드리벌>(2015), <머더 발라드>(2015), <고래고래>(2015), <올드위키드송>(2015), <공동경비구역 JSA>(2015), <젊음의 행진>(2015), <한밤 중에 개에게 일어난 의문의 사건>(2015)

음향 오퍼레이터 참여작
<궁> 일본 공연(2012)

시스템 엔지니어 참여작
<레 미제라블> 한국 초연(2012년), <아르센 루팡>(2013), <라카지>(2014), 

2011년 이전 참여작
난타, 도깨비스톰, 비보이코리아, 금발이 너무해, 형제는 용감했다, 젊음의 행진, 록키호러쇼 오리지널내한, 부활 골든데이즈, 어린이 난타, 호두까기인형, 토리, 뿡뿡이 믹싱 오퍼레이팅 외
 


음향 디자이너의 하루


권지휘 음향 디자이너의 하루 일과는 대학로 TOM 극장에 위치한 작업실에서 시작됩니다. 오전 10시에 출근하면 대본도 분석하고 효과음이나 장비 리스트를 정리합니다. 때론 연습 중인 공연을 준비하거나 각 파트별 필요한 회의가 수시로 진행됩니다. 비는 시간에는 외국 사이트의 음향 포럼이나 새롭게 나온 장비 매뉴얼을 공부하며 시시각각 발전되는 음향 정보들을 업데이트 하는 것도 게을리 하지 않습니다. 버스나 지하철, 발걸음 소리나 문소리, 혹은 공항이나 정류장, 지하철 플랫폼 같은 실내 공간의 분위기를 알 수 있는 소리들을 직접 소스로 녹음하러 다니기도 합니다.



이렇게 바쁜 일과를 보내고 밤 10시가 넘기 시작하면 전화기가 뜨겁게 울리기 시작합니다. 바로 공연들이 마치기 시작할 때인 거죠. 현장에서 공연을 진행하는 믹싱 오퍼레이터들과 통화 혹은 문자로 연락하며 매일 공연 내용에 대해 피드백을 하는 시간입니다. 이 통화는 길면 11시 30분까지 이어지기도 합니다. 퇴근해도 일과는 끝나지 않습니다. 각종 에디팅 작업이나 책을 읽으며 공부하는 거죠. 새벽 2시~3시가 되어서야 바빴던 하루가 마무리됩니다. 
 

권지휘 음향 디자이너와 작업실 이야기는 여기까지입니다. ②우리가 알지 못했던 음향 이야기(이번주 공개), ③키워드로 풀어보는 음향(10월 20일), ④음향 디자이너가 되는 길(10월 27일)까지 음향과 관련하여 궁금했던 모든 것들이 권지휘 음향 디자이너의 도움말을 바탕으로 차례로 공개될 예정입니다. 


#'더뮤:픽'이 무엇인지 궁금하다면? https://www.themusical.co.kr/Pick/Detail?enc_num=p%2BAsjHP2I3iqpiC4stcrig%3D%3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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