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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일 벗은 <엑스칼리버> “대한민국 뮤지컬의 발전을 느끼실 수 있을 것” (프레스콜)

글 | 안시은 기자 | 사진 | 안시은 기자 2019-06-20 4,016
개막 전부터 블록버스터급 무대 연출을 예고해 이목을 끈 <엑스칼리버>가 베일을 벗었다. <엑스칼리버>는 2014년 3월 스위스 세인트 갈렌 극장에서 <아더-엑스칼리버(Artus-Excalibur)>란 이름으로 처음 선보이며 개발을 시작한 작품이다. 이후 EMK뮤지컬컴퍼니가 전 세계 공연 판권을 확보해 제목을 <엑스칼리버>로 변경했다. 

지난 15일 개막한 <엑스칼리버>는 18일 오후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프레스콜을 진행했다. 현장에선 ‘불타는 이 세상’, ‘내 앞에 펼쳐진 이 길’, ‘검이 한 사람을’, ‘아비의 죄’, ‘없는 사랑’, ‘눈에는 눈(리프라이즈)’ 등을 시연했다. 바위산을 중심으로 숲, 용 등 다양한 이미지를 그려낸 무대가 장면마다 캐릭터의 성격을 보여주는 조명과 함께 펼쳐졌다. 




엄홍현 총괄 프로듀서는 지난 18일 세종문화회관에서 진행한 프레스콜 시작 전 무대에 올라 “<마타하리>, <웃는 남자>에 이은 세 번째 (오리지널) 뮤지컬이다. '대한민국 뮤지컬이 이렇게까지 발전했구나'라는 걸 느끼실 거라 생각한다”고 자신했다. 

<엑스칼리버>가 고대 영국 신화 속 인물을 그리고 있지만 정식 초연지가 한국인 만큼 아시아 보편적 정서를 반영하기 위해 엔딩을 비롯해 전반적인 이야기 흐름을 대폭 수정했다. 색슨족을 적으로 내세우고, 캐릭터 성격과 관계를 명확히 보여줄 수 있도록 했다. 




아이반 멘첼 작가는 “아더왕의 전설에 기반한 작품”이라고 <엑스칼리버>를 소개하며 “(여러 인물 중) 아더의 여정에 집중했다”고 소개했다. “싸움과 갈등”에 초점을 맞춰 보길 추천했다. “아더가 내적으로 혹은 외적으로 모든 면에서 싸워가면서 더 나은 자신이 되어간다. 모든 캐릭터가 자신과의 싸움을 겪는다”고 했다. 

캐릭터 설득력을 높이기 위해 ‘난 나의 것(My Flesh, My Blood, My Skin, My Bones)’, ‘변하지 않을 영원한 연대(A Bond That Can't Be Broken)’, ‘검이 한 사람을(Let The Sword Make This Man)’, ‘불타는 이 세상(World on Fire)’ 등 뮤지컬 넘버 11곡을 새롭게 추가했다. 기존 곡도 수정을 거쳐 보다 켈틱 색채를 더했다. 



음악을 쓴 프랭크 와일드혼 작곡가는 “켈틱 음악을 오랫동안 좋아했고, 켈틱 음악이 컨템포러리 록에 영향을 끼친 것도 좋아했다”고 운을 뗐다. 치프턴스, U2 등 유명 그룹을 예로 들며 그들의 음악에 사용된 켈틱 플루트와 드럼을 들으면 그 시간과 장소에 있는 것처럼 느끼게 해준다는 것. <엑스칼리버>에 편곡자로 참여한 “쿤 슈츠가 모던한 팝 켈틱 사운드로 만들기 위해 크게 애썼다”고 했다. 

한국 배우들과의 작업을 많이 했는데 어떤 점이 매력이었냐는 질문에 그는 “감사하게 재능있는 배우들과 많이 작업했다”며 “특히 김준수와는 네 번째로 함께 하는 작품이다. 아더는 그간 같이 한 작품보다 더 어려운 배역이다. 소년에서 남자로 성장해 많은 짐을 떠안은 성인이 된다. (인물의) 힘들고 거대한 도전을 훌륭히 표현하고 있다”고 칭찬했다.



이번 작품은 스티븐 레인이 연출을 맡았다. 그는 “메인 캐릭터에 공감해달라”고 당부했다. “각 인물의 이야기에 개입해줬으면 좋겠다”고 했다. 특히 “다층적인 감정들을 많이 느껴줬으면 좋겠다. 스릴부터 신남, 쇼킹까지 느끼셨으면 좋겠다”면서 “배우들과 작업하면서 즐거웠던 것만큼 관객들도 즐거웠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밝혔다. 




아더 역을 맡은 카이는 “아더의 감정을 음악적으로 어떻게 표현할지 집중했다”며 “많은 캐릭터가 유기적으로 기능할 수 있도록 노력했다”고 신경쓴 부분들에 대해 말했다. “(프레스콜에) 부득이하게 자리하지 못했지만 함께 노력하고 고민한 (김)준수, 도겸과 함께 아더 캐릭터에 대해 고민했다. 성장 과정을 집중해서 표현하고 싶다”고 했다. 





랜슬럿 역을 맡은 박강현은 캐릭터와 닮은 점에 대해 “2막에서 기네비어가 '당신은 혼자 있는 시간이 너무 많아요'라고 말하는데 저도 그런 것 같다. 혼자 있는 것과 조용한 걸 좋아한다”고 말했다. 





신영숙은 모르가나에 대해 “매력적인 인물”이라며 영화도 보면서 캐릭터를 만들어갔다고 했다. “왕의 딸로 태어났지만 동생이 모든 걸 빼앗았다고 생각한다. 누려야 했던 걸 되찾기 위해 악역이 될 수밖에 없었다. 모르가나를 지켜보면 때론 아프고, 짠하고, 술수를 부릴 땐 희열도 느낄 수 있다. 공감할 수 있고 아픔을 나눌 수 있는 매력있는 악역으로 표현하고 있다”고 연기할 때 신경쓴 부분을 언급했다. 

같은 역을 맡은 장은아는 신영숙과는 <레베카>에 이어 같은 역을 다시 연기하게 됐다. 이에 대해 “(신)영숙 언니는 대선배이고, 멋진 역할을 많이 해와서 언니가 갖고 있는 노하우와 내공이 엄청나다고 생각한다”고 운을 뗐다. “<레베카> 때는 후반에 투입돼서 같이 연습을 못했고, 이번에 처음 같이 연습했다. 한참 후배고 동생인데 제 장점을 서슴없이 칭찬해주시고, 많이 가르쳐주셔서 많은 자양분을 주셔서 감사하다. 함께 연습해서 좋고 행복했다”고 고마움을 표했다. 




기네비어는 무술 실력이 뛰어난 용감하고 총명한 여성 캐릭터로 재탄생했다. 이 역을 맡은 김소향은 “창작진들이 많은 고민과 의논을 거쳐 지금의 캐릭터가 됐다고 생각한다”면서 “전설에서는 공주라는 설도 있지만, <엑스칼리버>에선 어린 나이에 부모를 잃고 고아로 혼자 살아남아야 했던 인물이다. 그렇지만 늘 밝은 희망을 꿈꾸는 당찬 캐릭터”라고 소개했다. 

김소향은 “무기를 휘두르고 남자와 진짜 싸우기도 하는 멋진 모습도 보여드릴 예정이다. 운동도 좋아하고 활동적이라 이 역할을 연습하면서 즐거웠다. 2막에선 여자로서 가슴 아프거나 외로움을 표현하는 장면도 있으니 봐주시고 직접 평가해주시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멀린은 드루이드교의 마법사이자 예언가로, 늙지 않는 신비로운 인물이다. 김준현은 “어려운 역할이라 생각했다. (처음엔) 보통 사람이 아닌데 캐릭터가 확실히 정해진 것도 아니어서 어떻게 표현할까 (고민했다)”고 신비로운 인물을 연기하는 고충을 털어놓았다. “조명팀, 무대팀, 기술팀에서 많이 도와주셔서 프리뷰 공연을 잘 마쳤다”면서 “아더, 모르가나, 기네비어를 각각 만났을때 관계성을 생각했다. (상대 인물에 맞는) 호흡을 많이 생각했다”고 신경쓴 부분에 대해 말했다. 

같은 역을 맡은 손준호는 멀린이 사람인지 신인지부터 고민했다고 했다. “대본을 보니 신은 아닌 것 같았다. 나이도 모른다고 하셨고. 어떻게 관객들에게 멀린을 납득시킬 수 있을지 집중했다. 아더를 왕으로 만들고, 모르가나는 왜 떨어드려놨는지 관계성을 보여주려 노력했다”고 했다. 개연성에 많이 신경쓴 모습이었다. 




색슨족 울프스탄 역을 맡은 이상준은 “색슨족 상징 동물이 늑대라 이름도 (늑대란 뜻인) '울프(Wolf)'에서 따온 것”이라 설명했다. 아더와 기사는 용을 숭배하기 때문에 용과 늑대의 싸움이라고도 할 수 있다고 했다. “밝고 유머 넘치는 성격인데 울프스탄은 진지하고 호전적인 인물이라 다른 모습을 보게 되실 것”이라 했다. 

실제 모습과 차이가 있지만 “분장하고 의상을 입고 거울을 보면 (절로) 심각해지고, 웃음기도 없어지고, 말수도 준다”며 분장과 의상 덕분에 몰입이 잘 되고 있는 모습이었다. 울프스탄을 연기하면서 처음으로 매니큐어를 해봤다는 그는 “신용카드를 내밀 때 민망한 눈빛으로 보시기도 하더라”며 더워도 바지 주머니에 손을 넣고 다니고 있다는 맡은 역할로 생긴 에피소드도 들려줬다. 




카이는 한국형 블록버스터 영화 탄생 이후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 수상까지 발전을 거듭해온 영화계를 언급하며, <엑스칼리버>는 그와 같은 신호탄이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엑스칼리버>는 대한민국 뮤지컬의 큰 발전을 이룩할 신호탄이라 생각한다. 계속해서 발전하고 성장하며 나아가겠다”고 인사했다. 

한편, 초연의 막을 올린 <엑스칼리버>는 8월 4일까지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공연을 이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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