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예술단이 2017년 마지막으로 선보이는 신작 <칠서>가 오늘(11월 10일) 개막한다. <칠서>는 팩션 사극으로 17세기 조선 광해군 시기를 배경으로 세상을 바꾸고자 했지만 희생양이 되어버린 일곱 명의 서자와 이들을 모델로 『홍길동전』을 쓴 허균을 재조명했다.
<칠서>는 개막을 하루 앞두고, 프레스 리허설을 통해 ‘일어선다’, ‘위험한 이야기’, ‘외줄 위의 용상’ 등을 주요 넘버로 공개하고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장성희 작가는 허균이 “권력을 잘못 운용하면 백성 혹은 민중은 원망하거나 체념하지 말고 일어나라”고 했던 전언을 소개하며, “시대를 원망하고 체념하지 않았던 젊은이들의 목소리”에 주목했다고 의도를 밝혔다. 촛불 정국부터 장미대선, 적폐청산까지 지난 1년 간 일을 떠올리며 패배의 목소리뿐 아니라 분투하고 일어나려했던 것에 집중해 봐달라고 당부했다.
장성희 작가와 서울예술단 작품인 <잃어버린 얼굴 1895>에 참여했던 민찬홍 작곡가는 “정말 좋아하는 서울예술단과 다시 작업하게 된 것이 기쁜데, 좋아하는 감독님과 선생님들, 배우들과 만나 더 힘이 났다”고 참여한 소감을 말했다. <칠서> 음악에 대해서는 “강렬하고 직진하는 쾌감이 있는 새로운 매력을 선보일 수 있는 작품”이라 생각한다며 기대를 부탁했다.
노우성 연출과 김성수 음악슈퍼바이저는 <에드거 앨런 포>, <페스트> 등 여러 작품에서 호흡을 맞춘데 이어 이번 작품에서도 함께 작업했다. 노우성 연출은 이번 작품에서 호흡을 묻는 질문에 “아직 좋다”고, 김성수 음악감독은 “불타오르다가 안정기에 접어든 것 같다”고 서로 평했다.
노우성 연출은 서울예술단과의 작업에 대해서는 작품마다 새롭게 꾸려지는 팀과 오랫동안 유지되는 팀과의 작업은 차이가 있다며, <칠서>는 서울예술단만의 색깔이 담긴 장면들을 볼 수 있을 거라고 소개했다. “개인적으로 더 욕심내서 가무극에 어울리도록 춤과 노래, 드라마가 유기적으로 연결된 작품을 만들려고 했다”며 이런 장면을 주목해달라고 했다.
김성수 음악슈퍼바이저는 서울예술단과 함께한 전작 <꾿빠이, 이상>을 기억에 깊이 남을 작업으로 꼽으며, “서울예술단 배우들이 식구 같아졌고, 고향 같다”고 친근감을 표현했다. 그간 (예술적) 깊이를 보여주는 대극장 공연이 상업적으로는 쉽지 않다는 생각을 해온듯, “서울예술단에서 이런 대극장 작품을 많이 만들어주신다면 상업성을 조금 벗어난 시도를 할 수 있지 않을까 한다”고 서울예술단과 두 작품을 한 것이 2017년에 한 좋은 경험 중 하나라고 말했다.
<칠서>는 가무극인 만큼 안무에도 힘을 줬다. 이정윤 안무가는 “<칠서>는 시대를 관통하는 주제인데다 서울예술단과 무대를 만든다는 게 매력적이라 생각했다”며 참여한 이유를 말했다. 안무 방향에 대해서는 “백성들이 몸짓이나 움직임으로 주인 의식을 주체적으로 보여주도록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프레스콜을 진행한 수석 단원 고미경은 보통 조안무와 함께 안무를 만드는데 몸소 혼자 모든 것을 만들었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홍길동의 모델이 된 서양갑 역으로 박영수, 허균 역으로 정원영, 광해 역으로 박강현이 출연한다. 정원영은 학교 국사 시간 이상으로 공부했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머릿 속으로만 생각했던 아픔을 가슴으로 많이 느꼈다”며, 현시대 사람들의 가슴에 불을 지필 수 있었으면 한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박영수는 <칠서>의 매력을 음악에서 찾았다. “창작 초연에 이렇게 많은 킬링 넘버가 있을까”했다고 감탄하며, 짧은 순간에 흥얼거릴 수 있을 정도로 쉽게 불리는 노래가 많다고 음악을 소개했다. 보통 뮤지컬에서 주역은 안무 비중이 낮다. 서양갑 캐릭터는 달랐다. 그는 안무와 무술, 노래와 연기를 극적으로 소화해야 하는 것이 많아서 “이정도는 해야 가무극이구나”라는 신선함을 다시 느꼈다며 즐거웠다고 말했다.
한편, 오늘 충무아트센터 대극장에서 개막하는 <칠서>는 11월 17일까지 공연을 이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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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17세기 서자들의 반란 <칠서>, “분투했던 젊은이들의 목소리 담았다”(프레스콜)
글 | 안시은 기자 | 사진 | 안시은 기자 2017-11-10 3,490sponsored adver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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