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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처 | [Favorite] 졸업과 입학의 추억 [NO.114]

정리 | 편집팀 2013-03-29 4,257

3월. 지난 시간과 이별해야 하는 아쉬움과 새로운 시작에 대한 설렘이 교차하는 시기. 졸업과 입학에 대해 어떤 추억을 지니고 있는지 배우들에게 물어봤습니다.

 

 

 

 

 


방진의
대학교에 입학해서 가장 먼저 선배, 동기들과 어울리는 자리가 바로 오티잖아요. 예뻐 보이고 싶어서 저는 손수건을 접어서 머리띠처럼 두르고 갔죠. 촌스러운 패션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이래 봬도 당시에 엄청 유행했어요. 그다음에도 몇 번인가 손수건 헤어밴드를 하곤 했어요. 그땐 나름 산뜻하고 예쁜 줄 알았는데, 지금은 생각할수록 왜 이렇게 웃기고
오그라들까요? 다른 사람들에게도 두고두고 놀림을 받고 있습니다. 이때 찍은 사진이 있는지 찾아봤는데 없더라고요. 그래서 제가 그린 그림으로 대신합니다. 이런 모습이었어요. 볼 나온 게 저랑 똑같죠? 흐흐.

 

 

 

 

 


전성우
졸업과 입학이란 주제엔 딱 한 가지 생각밖에 안 떠오르네요. ‘아, 졸업하고 싶다.’ 사진 속 주인공은 아들의 “학교 다녀오겠습니다”라는 말을 제일 좋아하셨던 젊은 날의 노 여사님이세요. 저의 졸업이 꿈이신 분이시죠. 지금은 무대에 서는 게 너무 좋아서, 자꾸 복학이 늦어지고 있지만 곧 공부 열심히 하는 학생으로 돌아가려고요. 그래서 얼른 졸업하고 노 여사님께 학사모 쓴 사진 한 방 찍어드리고 싶네요. 아버지께는 짜장면에 소주를 사드리고요.  

 

 

 

 

 


정진호
<빌리 엘리어트>에 출연할 때, 저를 포함해 여섯 명이 초등학교를 졸업했어요. 발레걸즈랑 마이클들이랑 중학생이 되면 어떤 기분일까 이야기하다가 우리끼리 추억을 만들어보자는 이야기가 나왔어요. 교복 데이라는 이름을 붙이고 새로 맞춘 교복을 입고 공연장에 오기로 했어요. 교복을 처음 입었을 땐, 키가 작아서 아무리 줄여도 옷이 커서 어색했어요. 지금은 다행히 키가 많이 커서 교복 입는 게 익숙해졌어요. 그리고 <빌리 엘리어트>와 관련한 에피소드가 하나 더 있어요. 중학교 2학년 영어 교과서에 <빌리 엘리어트> 대사가 실린 거예요. 학교 형들이 저보고 쟤가 빌리에 나왔던 애라고 아는 척해주고, 그 덕분에 애들하고 친하게 지낼 수 있었어요.

 

 

 

 

 

 

김남호
저는 졸업과 입학에 대한 좋은 기억이 없어요. 어릴 때부터 가정 형편이 좋지 않아서 입학식이든 졸업식이든 늘 뭔가 안 좋은 사건이 터졌거든요. 초등학교 졸업식 때는 부모님 없이 누나하고만 함께했어요. 이후엔 줄곧 혼자였고요. 대학 졸업식 때는 어머니가 와 주셨고 또 장학금을 받으며 학업을 마쳤던 터라 정말 기뻤어요. 게다가 공연에 캐스팅된 채로 졸업해서 제 인생에서 유일하게 행복했던 졸업식이었죠. 입학과 졸업에 대한 기억은 남들과는 다르게 형편없지만, 그런 인생의 굴곡 덕분에 지금 배우로서 인생을 더 즐기면서 진심으로 연기할 수 있는 게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손승원
전 예고를 졸업했고, 또 예대에 입학했어요. 중학교 시절, 진로에 대해 확신하지 못했어요. 그저 놀기 좋아하고 방황만 했던 저에게 부모님은 예고에 지원해 보는 게 어떠냐고 물으셨어요. 어릴 적부터 남들 앞에서 장기를 보여주는 걸 좋아하는 저를 보고 그런 생각을 하셨던 거죠. 부모님의 제안이 매우 흥미로웠어요. 예고에 가서 제가 하고 싶은 것을 찾아야겠다고 생각했어요. 그 후 계원예고 연극영화과에 합격했고, 연기가 적성에 맞아 대학도 연기과로 입학했어요. 그리고 지금까지 쭉 배우로 살고 있죠.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살 수 있다는 것은 매우 행복한 일이에요. 중학교 시절 저에게 자유로운 진로 선택을 할 수 있게 해주신 부모님께 항상 감사드려요. 이 은혜를 갚기 위해서 꼭 배우로 멋지게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어요.

 

 

 

 

 

*본 기사는 월간 <더뮤지컬> 통권 제114호 2012년 3월호 게재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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