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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처 | [Zoom In] 믿거나 말거나, 뮤지컬 전생 체험 [NO.109]

글 |김영주 2012-11-02 3,987

환생을 믿습니까? 인과율에 따라 이어지는 끝없는 고리를 추적해보면 혈액형이나 별자리보다 당신에 대해 더 확실한 것을 알 수 있답니다. 만약 현재의 인생에 반복되는 문제가 있다면 그 문제는 당신이 이번 생에서 해결해야만 하는 숙제일지도 모릅니다. 자, 그럼 지금부터 레드 썬!

 

 

 

 

 

 

김재범

<마이 스케어리 걸> 대우 <스팸어랏> 로빈 경, 허버트 왕자 <쓰릴 미> <풍월주> 사담 <빨래> 솔롱고

 

당신의 영혼이 지나온 행로를 살펴보면 쏘 게이(So Gay)하다는 생각을 하지 않기가 참으로 쉽지 않다는 말씀을 드릴 수밖에 없습니다. 이것은 당신이 여러 차례 성적 소수자의 삶을 살았기 때문만은 아닙니다. 당신의 영혼은 꽤 다양한 삶을 살았습니다. 선량한 이주 노동자, 섬세하고 신경질적인 대학 강사, 가난하지만 선량한 재봉사, 겁쟁이 기사, 약간 맛이 간 왕자, 사랑 때문에 살인도 불사하는 집념의 천재 소년으로 다채로운 삶을 살았는데, 좀 과장해서 분류를 해보자면 게이로 오해받기 좋은 이성애자이거나, 척 봐도 게이인 게이이거나, 게이처럼 보이지는 않지만 알고 보면 게이였다고 정리를 할 수 있습니다. 사실 당신은 꽤 많은 평범한 로맨스의 주인공이기도 했고, 그 모습에서 어떤 위화감이 느껴지지도 않았습니다. 하지만 어쩐지 돌이켜 보면 유난히 기억에 남는 모습들은 그렇게 연결이 되더라는 말이죠. 어쩌다가 이렇게 됐는지는 당신도 알 수 없고 우리도 알 수 없지만, 뭐 어떻습니까. 그렇다고 나쁠 것도 없지 않습니까. 당신의 흔치 않은, 대체 불가능한 캐릭터에 치어스!

 

환생한 인생을 모두 합쳐서 평균을 내보면? 소심하고 예민해 보이지만 궁시렁거리면서 할 말 다하는 은근 만만치 않은 30대 초반 독신 남성

 

 

 

 

 

 

김선영
<지킬 앤 하이드> 루시 <맨 오브 라만차> 알돈자 <마리아 마리아> 마리아

<엘리자벳> 엘리자벳 <에비타> 에비타

 

속된 말로 ‘팔자가 센 여자’의 삶에 대해서 당신은 누구보다 잘 알고 있습니다. 당신은 가장 낮은 곳과 가장 높은 곳을 반복해서 오가는 영혼입니다. 때로는 한 번의 삶에서 양 극단을 경험하기도 합니다. 당신의 영혼은 강렬한 에너지와 색깔을 갖고 있기 때문에 보통 사람들이 그어놓은 경계선 밖에서의 전쟁 같은 삶을 거듭하고도 좀처럼 지치는 일이 없습니다. 당신의 영혼은 가장 고귀한 황후부터 가장 비참한 창녀에 이르기까지 모두에게 인생은 쉽지 않다는 것을 경험으로 알고 있습니다. 처참한 밑바닥에서 빛을 갈망하고, 눈부신 영광 중에 어둠에 매혹되는 것이 인간이라는 것을 당신은 이해하고 있습니다.

 

조심해야할 상대? 의사, 사회자, 스모키 메이크업 한 남자

 

 

 

 

 

 

최현주
<오페라의 유령> 크리스틴 <두 도시 이야기> 루시 <지킬 앤 하이드> 엠마

<몬테크리스토> 메르세데스 <닥터 지바고> 토냐

 

이 영혼의 키워드는 ‘삼각관계’, ‘희망고문’ 그리고 ‘아름다운 드레스’입니다. 당신의 기품 있는 영혼은 샹들리에와 샴페인으로 가득한 우아한 세계에 참으로 잘 어울립니다. 당신은 모든 신사들이 사랑과 존경을 바치는 숙녀이며 두 눈이 제대로 박힌 남자라면 누구나 사랑에 빠질 만한 여인입니다. 당신의 전생은 천상의 목소리를 가진 프리마 돈나, 또는 숙녀의 미덕을 두루 갖춘 사랑스러운 여인이죠. 하지만 그렇다보니 당신이 우정이나 존경심 이상의 감정을 갖지 않는 남성들로부터 목숨을 건 열렬한 구애를 받기도 합니다. 물론 당신은 선량하고 진실한 사람이고, 그 남자들이 그 지경이 된 것이 당신 탓은 아닙니다. 그렇지만 당신 뒤 다섯 걸음 쯤 떨어진 곳에서 들리는 의혹의 목소리는 어쩔 수가 없습니다. ‘저 정도면 어장관리녀 아니에요? 수군수군’ 그렇다고 너무 자책하지는 마세요. 삼각관계의 꼭짓점은 돌고 도는 법. 인과율에 의하면 언젠가는…

 

당신이 좀처럼 이길 수 없는 상대? 어둠의 세계와 인연이 있는 팔자 센 여성

 

 

 

 

 

 

강필석
<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 예수 <갓스펠> 예수 <씨 왓 아이 워너 씨> 목사  <쓰릴 미>

<닥터 지바고> 파샤 <번지점프를 하다> 인우

 

당신 영혼의 키워드는 ‘성스러움’ 그리고 ‘신앙심’입니다. 신앙심이란 문자의 의미 그대로 신에 대한 종교적인 믿음이기도 하지만, 때로는 사랑하는 사람에게 당신이 바치는 순도 높은 감정이 거의 신앙심에 가깝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간절한 신앙이 삐끗 잘못하면 광신이 되듯이, 당신은 그 감정에 지나치게 몰두하여 넘어서는 안 되는 위험한 선을 밟기도 합니다. 사랑하는 여인을 모욕한 세상에 복수하기 위해 가장 극단적인 혁명분자가 되기도 하고, 사회적인 의무와 지위를 모두 놓아버리기도 합니다. 당연한 일이지만 그 결과 당신은 사회로부터 격리되거나 손가락질 받게 되죠. 참으로 신기한 것은 그런 경우에라도 당신은 죄인이라기보다는 순교자로 보인다는 것입니다. 그 이유가 뭘까 곰곰이 생각해보세요. 아마 그 부분이 당신 영혼에 숨겨진 가장 매력적인 비밀일 겁니다.

 

더 많은 대화를 가져야할 상대? 아버지
조심해야할 장소? 공원, 뒷동산, 산

 

 

 

 

 

 

양준모
<오페라의 유령> 팬텀 <서편제> 유봉 <스위니 토드> 스위니 토드
<천사의 발톱> 짝귀 <지킬 앤 하이드> 지킬/하이드 <영웅> 안중근

 

척 봐도 만만찮은 외모, 권위 있는 목소리를 가진 당신은 몇 번의 환생을 거듭해도 벗어날 수 없는 두 가지는 범죄, 그리고 한 여자입니다. 당신은 때때로 이런 항변을 하고 싶을지도 모릅니다. “내가 그렇게 큰 걸 바란 거야?” 네, 그렇습니다. 당신은 항상 거대한 집념으로 갈망하는 영혼입니다. 그 대상은 예술의 세계이거나, 불의한 자에 대한 복수, 또 때로는 한 여자에 대한 사랑, 선과 악을 분리해서 세상을 구원하겠다는 원대한 포부입니다. 당신의 문제는 눈을 가린 경주마처럼 주변을 돌아보지 않고 하나의 목표만 응시한 채 달려간다는 점입니다. 이제 슬슬 인생을 채우는 작은 것들의 의미를 배워보는 것이 어떨까요?

 

영혼의 키워드? Epic / Epic Fail
당신이 업에서 벗어나기 위해 필요한 것? 도덕심, 윤리의식, 공동체에 대한 애정, 애국심, 희생정신 

 

 

 

 

 

*본 기사는 월간 <더뮤지컬> 통권 제109호 2012년 10월호 게재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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