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만 한 아우 없다’고 원작보다 나은 속편을 보긴 어렵지만,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은 작품은 속편 제작의 유혹과 기대를 떨쳐내기 어렵다. 뮤지컬에서는 흔히 볼 수 없던 속편에 관한 이야기가 최근 들어 들려오기 시작했다. 이에 대해 독자들의 생각을 들어보았다.
설문 대상 | <더뮤지컬> 독자
설문 방법 | <더뮤지컬> 블로그(blog.naver.com/themusicalp)에 덧글 작성
※ Survey 코너에서는 매달 독자들이 흥미로워할 뮤지컬 관련 설문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설문에 참여하고 싶거나 설문 주제를 제안하고 싶은 독자는 avril13@themusical.co.kr로 메일을 보내주시기 바랍니다.
※ 9월호 선물 당첨자 | 네이버 블로그 닉네임 min, 천민, elphaba25 (공연관람권 2매)
1. 속편 또는 시리즈로 제작된 뮤지컬이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습니까?
① 모른다 22.7%
② 알고 있다 77.3%
<007>과 <터미네이터>, <반지의 제왕> 등 영화에서는 종종 시리즈와 속편 제작 양상을 볼 수 있지만, 뮤지컬에서는 보편화되지 않은 제작 방식이다. 시리즈로 제작된 것은 <넌센스> 정도. 설문에 응답한 독자들에게 속편 뮤지컬로 가장 많이 알려진 것은 <오페라의 유령> 이후의 이야기인 <러브 네버 다이즈>였다. 얼마 전 초연했고 기획 단계부터 시리즈 제작을 공표한 <셜록홈즈>에 대해서 알고 있는 응답자도 상당수 있었다. 10월에 개막 예정인 <바람의 나라>는 전편의 주인공인 무휼이 아닌 그의 아들 호동의 이야기로 전개되는 속편 격인데 아직은 독자들에게 인지도가 낮았다.
2. 뮤지컬의 속편 제작이 기대되시나요?
① 기대된다 56.1%
② 기대되지 않는다 43.9%
속편에 대한 기대 여부는 반반이었다. 기대 반, 걱정 반. 원작을 재미있게 보았기 때문에 결말 이후의 이야기가 궁금하다는 의견과 원작에 대한 쓸데없는 사족이 되리라는 의견이 분분했다. 속편은 원작의 인기에 기댈 수밖에 없다. 원작에 애정과 충성도를 가진 관객들은 궁금한 뒷이야기를 들으며 전작을 추억하고 또 비교해보는 재미를 맛볼 것이다. 하지만 전편만 한 속편은 보기 힘들다는 속설도 있듯이, 속편이 오히려 원작의 감동과 여운을 떨어뜨릴 것이라는 부정적인 예상도 큰 비중을 차지했다.
3. 전편을 만든 크리에이티브 팀의 참여 여부가 속편에 대한 기대감에 영향을 미치나요?
① 전편의 제작진이 그대로 참여하는 게 좋다 77.3%
② 동일한 제작진이 참여하지 않아도 상관없다 22.7%
관객들은 전편에서 느꼈던 감동의 연장선상에서 속편을 만나고자 한다. 작가와 작곡가를 비롯한 제작진이 만들어낸 결과물이 속편에 대한 기대를 낳았으니, 응답자의 3/4 이상이 동일한 제작진의 참여를 원했다. 그들이 전작의 매력을 가장 잘 알고 있으며, 관객들이 바라는 속편을 보여줄 것이라는 기대에서다. 하지만 속편이라는 꼬리표에서 자유롭고 참신한 결과물이 가능하도록 전편과는 다른 제작진의 참여를 기대해봄 직하다는 의견도 들을 수 있었다.
4. 속편에서 어떤 이야기를 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생각하시나요?
① 전편의 결말 이후의 이야기 34.1%
② 전편의 주인공이 다른 미션을 수행하는 이야기 14.8%
③ 전편의 조연을 주연으로 삼은 이야기 34.1%
④ 전편과 소재 또는 주제만 동일한 새로운 이야기 5.7%
⑤ 기타 11.3%
속편이라고 했을 때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이야기는 전편의 결말 이후의 이야기이다. <러브 네버 다이즈>에서 시간이 흐른 후에 재회한 팬텀과 크리스틴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것처럼 말이다. 전작과 후속작이 자연스럽게 연결된다는 점에서 뒷이야기를 기대하는 응답자가 많았으나, 이 경우 억지스럽게 이야기를 이어가는 느낌을 줄 것으로 우려된다는 의견도 많았다. 이와 같은 수의 응답자가 전편의 조연을 주연으로 한 속편을 바랐다. 전면에 나서지 못하고 주연에게 가려져있던 다른 인물의 사연을 보여준다든가, 전편의 이야기를 다른 인물의 시선에서 바라본다면 색다른 이야기를 기대해볼 수 있을 것 같다는 의견이다. <셜록홈즈>는 주인공에게 새로운 사건이 주어진다면, 연이은 공연에서 캐릭터와 분위기의 일관성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 예상된다.
5. 속편으로 제작되었을 때 흥미로울 것 같은 작품은 무엇인가요?
전작의 결말에 여운이 남아 이후에 주인공들은 어떻게 됐을지 상상해본 작품으로 많이 언급된 것이 <빌리 엘리어트>와 <지킬 앤 하이드>, <아이다> 등이다. 발레 스쿨에 합격한 후 훌륭한 발레리노로 성장한 빌리의 모습, <빌리 엘리어트>의 관객들이 한번쯤 떠올려 보았을 것이다. 몇몇 응답자들은 지킬이 죽은 뒤 엠마는 어떤 삶을 이어갔을까, 현대의 박물관에서 다시 만난 아이다와 라다메스는 막이 내린 이후에 사랑을 이루었을까 같은 궁금증에서 그 속편이 기대된다고 답했다. <빨래>에서 서로의 마음을 확인한 나영이와 솔롱고가 이후에도 사회의 편견을 무릅쓰고 잘 살았을지 보고 싶다는 응답자들도 있었다. <김종욱 찾기>의 경우, ‘김종욱’의 사연이나 첫사랑을 주제로 한 또 다른 이야기로 꾸민 속편이 가능하다는 의견이 있었다. 총사가 된 달타냥의 행보, 달타냥과 삼총사에게 주어진 새로운 미션 등 <삼총사>의 속편에서 이어질 만한 이야깃거리에 대한 제보도 많았다.
*본 기사는 월간 <더뮤지컬> 통권 제96호 2011년 9월호 게재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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