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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처 | [ZOOM IN] 22일간 펼쳐지는 뮤지컬의 향연 1 [No.69]

글 |정세원 2009-06-29 5,877

제3회 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

 

제3회 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이하 DIMF : Daegu International Musical Festival)이 출품작 선정을 마쳤다. 관객들이 대구에서 만나게 될 작품들과 부대행사의 규모는 여느 해에 비해 한층 더 풍성하다. 또한 뉴욕뮤지컬씨어터페스티벌(이하 NYMF: New York Musical Theater Festival)과의 업무협정 체결, 제 3세계 뮤지컬 초청 공연 등 국제페스티벌로서의 정체성을 확고히 다져가는 모습이 눈길을 모은다.

 

 

올해로 3회째를 맞는 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은 6월 15일부터 7월 6일까지 대구오페라하우스를 비롯한 대구 시내의 공연장과 동성로 일원에서 개최된다. 개막작인 호주 뮤지컬 <메트로 스트리트>, 폐막작인 러시아 뮤지컬 <가련한 리자>와 우리 창작뮤지컬 <라디오 스타>까지, 국내외 총 24개 작품이 22일 동안 관객들과 만날 예정이다. 여기에 50여 팀이 참가하는 DIMF 프린지페스티벌과 뮤지컬 갈라 콘서트, 뮤지컬 전시회 등 다채로운 행사를 곳곳에 마련하고 도시 전체를 거대한 축제의 장으로 펼쳐나간다는 계획이다. (사)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 배성혁 집행위원장은 “다른 축제들에 비해 성장 속도가 빠르고 좋은 성적으로 평가받아 지난해에 비해 두 배 많은 예산을 지원받았다”며 “어린이부터 실버 세대까지 전 연령층이 즐길 수 있는 다양한 장르의 작품들을 초청하고 이를 부담 없는 가격으로 관람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며 이번 DIMF의 컨셉을 설명했다.

 

대구에서 첫 선을 보이는 공식초청작


이러한 컨셉은 다양한 연령대에 맞춰 구성된 공식 초청작에서 가장 잘 드러난다. 페스티벌의 첫 문을 열게 된 <메트로 스트리트>는 2004년 Music Theater Pratt 상을 수상한 호주의 가족뮤지컬로, 대학을 막 졸업했지만 진로에 대해 고민 중인 아들 크리스와 유방암에 걸린 사실을 가족들에게 숨겨온 엄마 수, 크리스의 외할머니 조 등 3대에 걸친 한 가족의 소소한 일상을 통해 가족의 의미를 다시금 떠올리게 한다. 호주에서 가장 촉망받는 시나리오 작가이자 작곡가인 매슈 로빈슨이 이번 페스티벌 참가를 기념해 직접 크리스 역으로 출연할 예정이다. 폐막작으로 초청된 러시아 뮤지컬 <가련한 리자>는 농부의 딸과 귀족 청년의 사랑과 배신, 비극적인 종말을 그린 작품으로 N.M 카람진의 소설이 원작이다. 1989년 에딘버러 페스티벌에서 ‘프린지 1석’을 차지한 후 1997년 프랑스 아비뇽 페스티벌, 1998년 프랑스 그레노빌레의 유럽 연극 페스티벌에서 초청작으로 상연된 바 있는 작품으로, 러시아 연방 민중예술가로 불리는 마르크 로조프스키가 연출했다. 호주와 러시아 등 제 3세계의 뮤지컬을 개막작과 폐막작으로 선보임으로써 브로드웨이나 웨스트엔드의 상업적인 뮤지컬보다는 해외 페스티벌 참가작이나 실험적인 형식의 작품을 대구에 소개해 지역 축제의 한계를 넘어서 국제 행사로 키우고자 하는 DIMF의 정체성도 더욱 뚜렷해졌다.
국내 공식 초청작은 국내 창작뮤지컬 중 대구에서 공연하지 않은 작품들 중에서 선정되었다. 안성기, 박중훈 주연의 영화를 뮤지컬로 옮긴 <라디오 스타>가 <가련한 리자>와 함께 폐막작으로 공연하고, 대구에서 히트한 온라인 게임을 무대화한 <그랜드 체이스-카라반의 전설>, 극단 가교와 (사)대구뮤지컬페스티벌이 공동 제작하는 악극 <비 내리는 고모령>, 재즈 뮤지컬 <싱싱싱>, 대구시가 주최한 창작뮤지컬 발견시리즈 지원작으로 20대 여성의 일과 사랑을 그린 <소울메이트>, 제1회 DIMF 대본 창작뮤지컬 대본 공모에서 당선된 후 2008년 고양호수예술축제 최우수작으로 선정된 씨네 뮤지컬 <미스터 조> 등 6편이 소개된다.

 

창작뮤지컬에 대한 지원은 국내에 머물지 않는다


이번 페스티벌에서 가장 눈여겨봐야 할 부분은 국내 창작뮤지컬의 활성화를 위해 DIMF가 공연 제작비와 대관료를 지원하는 창작지원 뮤지컬이다. 지난해 창작지원작으로 선정된 세 작품 중 <마이 스케어리 걸>과 <시간에>는 올해 더 뮤지컬 어워즈에서 소극장 창작뮤지컬상 후보에 이름을 올렸을 뿐 아니라 수상의 기쁨(<마이 스케어리 걸>)까지 누려서 더욱 관심을 모으고 있다.
올해에는 48편의 지원작 중 5편이 DIMF의 제작 지원을 받아 페스티벌 기간 중에 첫선을 보일 예정이다. 지난해 3개 작품에 총 1억 3천만 원을 지원했는데 올해 5개 작품에 2억 2천만 원으로 늘었다. 완벽하지 않더라도 가능성 있는 작품들을 선발해 DIMF를 통해 무대 위에서 검증받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기 위함이다. 여성스러운 이름을 가진 남자가 군 입대를 앞두고 육군 병장으로부터 편지를 받으면서 겪는 에피소드를 담은 <스페셜 레터>가 6천만 원, <시간에> 제작진이 만든 퓨전 뮤지컬 <신문고>와 두 친구가 꿈과 현실 사이에서 성장해가는 과정을 그린 <문리버>가 각각 5천만 원을 지원받아 첫선을 보인다. 대구 지역 공모작들 중 <만화방 미숙이>를 선보였던 뉴컴퍼니의 신작 <탱고>와 눈먼 화가의 집에서 우연히 부딪치는 여기자와 그림 도둑의 사랑 이야기를 담은 <사랑을 훔치세요>가 각각 3천만원의 지원금을 받고 무대에 오르게 되었다.
올해부터는 이들 창작지원작에 대한 DIMF의 지원이 국내에만 그치지 않는다. 지난 2월 DIMF는 올해로 6회째를 맞는 NYMF와 문화 교류 및 협력을 위한 사전 업무협정서를 작성, DIMF 개막에 맞춰 업무협약 계약을 체결하기로 약속한 바 있다. NYMF는 거대한 자본력에 휘둘리는 브로드웨이의 현실에 반기를 들고 저비용의 참신한 작품을 발굴하기 위해 마련된 뮤지컬 페스티벌이다. 이에 DIMF는 매년 독창성과 작품성을 인정받은 창작지원작 중 한 편을 NYMF 공식초청작으로 무대에 올려질 수 있도록 경비 전액을 지원할 계획이다. NYMF 참가작 중에서도 작품성과 흥행성이 있는 작품을 매년 DIMF 기간에 초청할 생각이다. DIMF 측은 NYMF와의 업무협정을 통해 국제적인 페스티벌로서의 기능을 강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예정대로라면 올해 대구에서 선보이는 창작지원작 5편 중 1편이 내년 NYMF 무대에 서게 된다. 하지만 배성혁 집행위원장은 “정식 초청은 내년부터지만 NYMF와의 협의를 통해 지난해 창작지원작이었던 <마이 스케어리 걸>을 이번 NYMF 기간 중에 선보이기로 했다”면서 “만약 올해 창작지원작 중에서 NYMF 무대에 세울만한 작품을 선정하지 못할 경우에는 공식초청작으로 작품 범위를 넓힐 수 있다”고 말했다. 국내 창작뮤지컬을 세계 시장에 소개할 수 있는 교두보 역할을 하게 된 DIMF에 대한 국내 뮤지컬 제작자들의 관심이 한층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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