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장의 관련 상품 가판대에서 가장 흔히 볼 수 있는 것은 공연 프로그램북이다. 관객들은 공연 프로그램북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더뮤지컬> 독자들이 생각하는 ‘프로그램북’에 대해 파헤쳐봤다.
설문 대상 | <더뮤지컬> 독자
설문 방법 | <더뮤지컬> 블로그(blog.naver.com/themusicalp)에 덧글 작성
※ Survey 코너에서는 매달 독자들이 흥미로워할 뮤지컬 관련 설문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설문에 참여하고 싶거나 설문 주제를 제안하고 싶은 독자는 tm@themusical.co.kr로 메일을 보내주시기 바랍니다.
Q. 공연 관람 시 프로그램북은 얼마나 자주 구입하는 편입니까?
① 거의 매번 산다 82%(54명)
② 3회 관람 시 한 권을 산다 6%(4명)
③ 5회 관람 시 한 권을 산다 9%(6명)
④ 10회 관람 시 한 권을 산다 3%(2명)
Q. 프로그램북 구입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치는 것은 무엇입니까?
① 내용 구성 43%(30명)
② 수록된 사진의 퀄리티 13%(9명)
③ 해당 공연에 대한 만족감 41%(38명)
④ 합리적인 가격 3%(2명)
Q. 프로그램북을 통해 가장 얻고 싶은 것은 무엇입니까?
① 기본 공연 정보(시놉시스, 캐릭터와 배역 소개, 주요 배우 프로필 등) 20%(14명)
② 다양한 사진 소장(리허설, 공연 사진 등) 30%(21명)
③ 작품에 대한 세세한 정보(무대 · 의상 정보, 제작 일지, 코멘터리 등) 49%(35명)
④ 전체 참여 배우와 스태프 정보 1%(1명)
Q. 프로그램북의 가격은 어느 정도가 적당하다고 생각합니까?
① 3,000원 1%(1명)
② 5,000원 52%(38명)
③ 7,000원 34%(25명)
④ 1만 원 12%(9명)
관객들은 공연 관람 시 얼마나 자주 프로그램북을 구입할까? 공연 프로그램북에 대한 관객들의 관심도를 가늠하기 위해 첫 번째 질문으로 프로그램북 구입 빈도를 물었다. 총 응답자중 54명이 “매번 산다”고 답했는데, 이는 전체 응답률의 80%가 넘는 수치다. 물론 이것은 <더뮤지컬> 독자를 대상으로 한 설문 조사 결과임을 상기하자.
관객들이 프로그램북을 구입하는 이유는 명백하다. 프로그램북은 “공연을 다시 한 번 되짚어 보는 계기”(닉네임 이하루)가 되어 줄뿐 아니라 “공연이 좋아서 내용을 곱씹고 싶을 때”(닉네임 수야) 매개체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해당 공연에 대한 만족감이 클수록 구매율이 높아지는 것은 당연한 이치다. “프로그램북을 구매하는 이유는 그 공연에 대해 기억하고 싶어서”(닉네임 보컬로이드)이므로 “공연이 좋으면 퀄리티와 상관없이 구입하지만 공연이 별로인 경우에는 사지 않는다. 티켓 값이 아까워지는 공연에 프로그램북까지 사면서 돈을 낭비할 이유는 없다”(닉네임 bono145)고 독자들은 말한다.
프로그램북 구매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치는 것이 해당 공연에 대한 만족감이라면, 내용 구성은 두 번째로 영향력 있는 요인이다. “프로그램북은 제작사가 관객에게 하는 일종의 프레젠테이션”이기에 “구성을 무시할 수 없다”(닉네임 고슴도치)는 것이다. 관객들이 생각하는 이상적인 구성은 기본적인 공연 정보 외에 “기획 의도와 연출가의 관점에서 본 작품 이야기, 출연자의 변”(닉네임 미소로), “제작 일지, 제작자와 스태프, 배우의 인터뷰”(닉네임 Bri) 같은 세세한 내용이 수록돼 있는 것이다.
프로그램북 구입으로 기대하는 바로는 ‘세세한 정보’를 꼽은 응답자가 가장 많았다. “<스프링 어웨이크닝> 초연 프로그램북은 시대 배경, 인물 관계, 상징적인 무대 장치에 대한 설명 등 알찬 정보가 많아서 읽는 재미가 있었다”(닉네임 아모키)는 의견처럼 작품에 대한 이해를 돕고, “작품이 만들어지기까지의 과정을 알 수 있는 내용이 담겨 있는”(닉네임bono145) 프로그램북을 바란다는 것이 다수의 의견이다. 그 다음으로 높은 응답률을 보인 항목은 ‘다양한 사진 소장’이다. “뮤지컬은 DVD로 발매되는 경우가 거의 없는 데다 공연 중에는 물론이고 커튼콜 역시 사진 촬영이 불가한 공연이 많아서”(닉네임 해골) “공연에 대한 기억을 깊이 새길 수 있는 소장 가치 있는 공연 사진을 간직하고 싶기 때문”(닉네임 bri)이 그 이유다.
프로그램북에 포함되었으면 하는 내용을 묻는 주관식 질문에는 다양한 견해가 쏟아졌다. 그 가운데 대본이나, 주요 뮤지컬 넘버의 가사, “한 소절이라도 따라 부를 수 있는 악보가 실려 있으면 좋겠다”(닉네임 renka)고 말한 이들이 많았다. 기타 의견으로는 “한 작품을 다양한 시각으로 볼 수 있는 각계 전문가들의 글 수록”(닉네임 몽상가)이나 “프로그램북도 하나의 책이라고 생각하고 작품의 특징에 맞게 기획· 디자인할 것”(닉네임 반지제왕), “앙상블 사진에도 신경을 써줬으면 한다”(닉네임 이하루) 등이 있었다.
이 밖에도 뮤지컬 프로그램북에 대해 아쉬움을 피력하는 의견이 많았다. “연극 프로그램북은 가격이 저렴하면서도 공연 정보, 사진, 대본까지 잘 정리되어 있는 반면 뮤지컬 프로그램은 비싼 재질의 종이를 사용해 가격은 비싸지만 작품 정보가 부실한 경우가 많다”(닉네임 사막여우)는 게 대체적인 평가다. 상업적인 광고가 지나치게 많고“연극에 비해 뮤지컬 프로그램북은 가격이 너무 비싼 것도 흠”(닉네임 수야)이라는 지적도 있었다.
그렇다면 가격은 어느 정도가 적당하다고 생각할까? 적정 가격으로는 5,000원이 가장 높은 응답률 보였다. “최근 경향으로 1만원이 가장 일반적인 가격이지만 값비싼 티켓값 외에 추가 비용을 지출해야 하는 부분이기 때문에 그보다는 조금 저렴한 편이 부담이 적다.”(닉네임 자작나무) 많은 이들이 “코팅된 표지가 아니어도 상관없으니 내용이 부실하면서 비싼 가격에 판매하지 않길”(닉네임 쥬) 당부했다. 한 독자는 “<지킬앤하이드> 프로그램북은 구성은 똑같되 판형에 따라 5천원, 1만원 두 가지 버전으로 판매했는데 이렇게 가격을 구분하면 좋을 것 같다”(닉네임 구보씨)는 의견을 제시하기도 했다.
“상업적인 이유로, 혹은 만들어 한다는 의무감 때문에 형식적인 프로그램북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닉네임 싱긋) “많은 관객들이 프로그램북을 단순한 기념품이 아닌 제2의 콘텐츠로 보고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고”(닉네임 아모키) “내실 있는 구성으로 오래도록 간직하고 싶고, 훗날 프로그램북만 봐도 그 작품을 상상하고 떠올릴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만들어 주길”(닉네임 사막여우) 바란다는 이야기는 한번 되새겨 봄직한 의견이다.
+ 더뮤지컬 독자가 뽑은 최고의 프로그램 북
1위 <영웅> <헤드윅>
2위 <모차르트> <쓰릴 미>
3위 <몬테크리스토> <오페라의 유령> <스토리 오브 마이 라이프>
<영웅>
“창작뮤지컬인만큼 꼼꼼하게 기록된 제작 과정을 읽으면서 ‘정말 열심히 만들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또한 역사적 정보가 실려 있어 몰랐던 사실을 깨닫게 되는 기회가 되기도 했다.” 닉네임 작은 양말
<헤드윅>
“홀더 파일 형식으로 된 <헤드윅> 프로그램북은 시즌마다 캐스트가 달라지는 점을 감안한 디자인이었다. 배우별로 내지를 구입해 추가할 수 있게 구성한 아이디어가 돋보였다.” 닉네임 아로로
<쓰릴 미>
“프로그램북에 작품의 바탕이 된 실제 사건에 대한 소책자가 포함돼있어 인상적이었다. 여러 해 동안 재공연됐고, 마니아가 많은 공연인 만큼 관객들이 바랄만한 점을 잘 집어냈다.” 닉네임 아모키
<오페라의 유령>
“<오페라의 유령> 프로그램북에는 공연 사진뿐 아니라 무대 세트 사진이 수록되어 있어서 추억을 환기시주는데 좋다. 또한 1년간 장기 공연되면서 3~4 버전으로 나온 걸로 알고 있는데 그때마다 표지 디자인에 변화를 준 것이 기억에 남는다.” 닉네임 sunny
+ 그밖의 이색 프로그램 북
<젊음 베르테르의 슬픔>
“겉표지가 인상적이었던 프로그램은 초연 <젊음 베르테르 슬픔>을 꼽을 수 있다. 롯데가 베르테르에게 선물했던 책처럼 리본이 프린트되어 있어 보는 순간 뭉클했다. 닉네임 사월바람
<이블데드>
“출연 배우뿐 아니라 참여 스태프 전원이 작품의 컨셉에 맞게 좀비처럼 분장을 하고 찍은 프로필 사진이 실려 있어서 보는 동안 유쾌했다.” 닉네임 딸기우유
*본 기사는 월간 <더뮤지컬> 통권 제91호 2011년 4월호 게재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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