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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처 | [Survey] 영화관에서 이 뮤지컬 나왔으면 정말 좋겠네! [No.88]

정리 |이민선 2011-01-26 4,865


뮤지컬 <김종욱 찾기>가 공유, 임수정 주연의 영화로 재탄생했다. 뮤지컬에 이어 영화 <김종욱 찾기>를 연출한 장유정 감독은 <형제는 용감했다> 또한 영화화할 계획이 있다고 밝혔다. 무대라는 제한적인 공간에서 구현되었던 장면들이 실제의 공간을 배경으로 재현된다면, 또 화면 가득 인물의 눈빛과 표정, 동작을 볼 수 있다면, 극 속의 감정이 더욱 진하게 다가오지 않을까. 우리가 무대에서 보았던 작품들이 스크린을 통해 더 많은 관객들을 만나길 기대해보며, 독자들이 뽑은 시나리오 후보를 공유합니다.     

       

설문 대상 | <더뮤지컬> 독자
설문 방법 | <더뮤지컬> 블로그(blog.naver.com/themusicalp)에 덧글 작성

※ Survey 코너에서는 매달 독자들이 흥미로워할 뮤지컬 관련 설문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설문에 참여하고 싶거나 설문 주제를 제안하고 싶은 독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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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호 선물 당첨자 | 네이버 블로그 닉네임 수야, 테이샤, 구보씨 (공연관람권 2매)

 

 

 

 

영화 소재로 선택받은 작품들
독자들이 영화로 만들어봄 직하다고 꼽은 뮤지컬 중에 많은 이들에게 회자된 대형 라이선스 뮤지컬은 한 편도 없었다. 뮤지컬과 영화, 각 장르의 특성에 따른 결과일 것이다. 음악과 안무, 화려한 무대 메커니즘과 더불어 극적 재미를 주는 뮤지컬과 달리, 영화의 매력은 치밀한 내러티브나 섬세한 심리 묘사, 영상미에 기대고 있다. 또한 뮤지컬에서는 해외 작품을 번역하여 소개하는 경우가 많지만, 웃길 목적이 아니고서야 영화에서 한국인이 외국인 분장을 하고 원작의 시공간에서 움직일 수야 없지 않은가. 그런 이유로 창작 뮤지컬, 특히 현대를 배경으로 하며 많은 이들의 공감을 살 수 있는 작품들이 영화화로 적절하다는 의견이 많았다. 또한 비교적 드라마가 강한 뮤지컬이 영화의 소재로 손색없을 것 같다는 답변들이 많았다. 가장 큰 기대를 받은 <빨래>를 포함하여, <쓰릴 미>와 <스토리 오브 마이 라이프>, <왕세자 실종사건>, <영웅>, <오! 당신이 잠든 사이> 등이 스크린에서 보고 싶은 작품으로 뽑혔다.

 

 

 희망을 잃지 않는 이웃들의 이야기 <빨래>

 

 

 

 

 

 

 

 

 

 

 

 

<빨래>는 설문 때마다 많은 독자들이 좋아하는 작품으로 손꼽히고 있다. 타향살이를 하며 지친 이들의 시름을 어루만져주는, 소박하지만 따뜻한 미덕을 가진 작품인 덕이다. 역시 같은 이유로 영화화에 대한 기대가 컸다. 외국인 노동자 솔롱고와 강원도 출신 처녀 나영의 풋풋하고 순수한 로맨스는 관객들을 미소 짓게 만들기 충분하고, 첫인상은 거칠고 낯설지만 알고 보면 정 많은 이웃들은 웃음과 감동을 책임지는 조연으로 감초 역할을 할 것이다. 세트가 아닌 실제 공간으로, 허름한 달동네의 옥상과 맞닿은 하늘이 스크린 위에 펼쳐지면 현실감이 배가되어 원작에서 느꼈던 감상이 더욱 짙어질 듯하다. 한국에서 차별 대우 받으면서도 착한 마음씨를 잃지 않는, 따뜻한 몽골 남자 솔롱고 역은 이국적인 외모와 순수한 눈빛의 소유자 고수가 어울린다는 의견이 많았다. 얼마 전 영화 <방가 방가>에서 외국인 노동자로 변장해 큰 웃음을 주었던 김인권, 뮤지컬 <빨래>에도 출연한 바 있는 임창정을 추천한 독자도 있었다. 씩씩하고 발랄한 나영 역에는 한효주와 하지원 등이 추천되었다.

 

 

 스릴 넘치는 범죄 심리극 <쓰릴 미>

 

 

 

 

 

 

 

 

 

 

 

 

죄책감 없이 범죄를 저지르며 쾌감을 느끼는 살인마를 주인공으로 하거나 극단적인 상황에 처한 인간의 행동과 심리를 그린 영화는 창작자와 관객 모두를 자극하곤 한다. 따라서 최근에는 범죄자를 주인공으로 한 극이 전혀 낯설지 않다. 성격이 뚜렷이 다른 두 인물, 극대화되는 범죄, 밀도를 더해가는 긴장감, 그리고 극적 반전 등이 <쓰릴 미>가 영화로 옮겨졌을 때 더욱 효과적일 수 있다는 의견의 근거로 제시되었다. <쓰릴 미>는 범죄를 소재로 하고 있지만, 몸을 던지는 액션으로 사건을 재현하는 것보다는 범죄 전후 두 인물 간의 신경전에 무게감을 둘 것으로 기대되어 흥미를 더한다. 또한 두 남자 사이의 미묘한 권력 관계 또는 애정의 감정이 관객, 특히 여성 관객에게 스릴감을 안겨줄 것이다. 뮤지컬 <쓰릴 미>가 그랬던 것처럼 어떤 배우가 두 주인공을 맡느냐가 관건인데, 조승우와 공유, 김무열, 유아인과 송중기, 김남길 등이 가상 캐스팅되었다. 이들 중 누가 출연하더라도 무리 없이 흥행에 성공하지 않을까.

 

 

 잊고 있었던 소중한 추억의 책장을 넘기며 <스토리 오브 마이 라이프>


 

 

 

 

 

 

 

 

 

 

 

친구의 장례식장에서 송덕문을 읽으며 지난날 친구와의 추억을 되돌아보는 <스토리 오브 마이 라이프>은 많은 이들이 공감할 수 있는 감성을 담고 있다. 어린 시절을 함께 보냈지만 어른이 된 후 바쁜 일상을 보내며 잊어버린 친구를 다시 만나는 설정은 과거 순수했던 자신의 모습을 되찾게 하고 소홀히 했던 것들의 소중함을 일깨우게 한다. 현대를 살아가는 차가운 도시인들의 내면에 자리한, 순수함을 향한 열망을 자극할 것이다. <스토리 오브 마이 라이프>의 배경이 되는 오래되고 정겨운 책방, 두 친구가 함께 다녔던 학교, 그리고 눈싸움했던 하얀 눈밭 등을 카메라에 담으면 무척 예쁠 것 같다는 의견도 영화화의 기대를 더한다. 빛바랜 사진 속을 들여다보듯 추억 속의 공간을 천천히 음미하는 것만으로도 이 겨울의 언 공기가 누그러질 것 같다. 두 친구 역할에는 뮤지컬에 출연했던 배우들이 가장 잘 어울린다는 의견이 대세였다. 영화배우 중에 굳이 골라본다면, 먼저 세상을 떠난 친구를 추억하는 역할에는 송승헌과 이선균, 하정우가 손꼽혔고, 엉뚱하지만 순수한 영혼을 지닌 앨빈 역에는 차태현과 임창정, 공유가 거론되었다.

 

 

 영화 같은 원작 <왕세자 실종사건>

 

 

 

 

 

 

 

 

 

 

 

 

연극과 뮤지컬, 두 버전으로 무대에 오른 <왕세자 실종사건>은 연출 방식에서 영화 기법의 효과를 주어, 자연스럽게 영화로의 변신을 예측케 했다. 왕세자가 실종된 사건 당시 궁궐 내에 있었던 인물들의 목격담을 통해 사건의 전말을 재구성하는 과정에서 과거와 현재, 추측과 사실이 교차되는데, 이 때 플래시백을 통해 과거 회상 장면이 삽입되었다. 또한 배우들의 움직이는 방향과 속도를 조절하여, 영상의 되감기, 빨리 감기 또는 느리게 감기 같은 기능을 사용한 듯했다. 범인을 추리해가는 급박한 전개에 더해, 궁궐 내 인물들의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혀 있는 점이 퓨전 사극의 소재로 활용하기 충분하다는 기대가 컸다. 화려한 외양을 한 궁이라는 공간과 최고의 권력을 가진 왕이라는 지위, 모든 것을 갖추었지만 자유롭지 못하고 제제가 많다는 점에서 감춰진 욕망을 드러내려는 작가들의 창작욕을 자극하는 듯하다.

 

 

*본 기사는 월간 <더뮤지컬> 통권 제88호 2011년 1월호 게재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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