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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처 | [Zoom In] 공연 제목이 궁금하세요? [NO.100]

글 |배경희 2012-02-06 5,182

Title Quiz Show

 

공연 제목은 밥 짓듯 버튼 하나 눌러 뚝딱 완성되는 게 아니다. 작품의 내용을 잘 담아내면서 쉽게 기억되고 널리 회자될 수 있는 절묘한 제목이 탄생하기까지 창작자와 제작자들은 무수한 고민의 밤을 보내야 한다는 사실. 그렇다면 우리가 알고 있는 제목들은 어떤 사연을 가지고 있을까? 퀴즈로 풀어보는 공연 제목의 세계!

 

 

 

 

1 Round  난이도 ☆

라이선스 뮤지컬 <아이 러브 유>의 원제는 다. 원제는 너무 길어서 읽기도 벅차고, 한글 발음대로 표기할 경우 미학적으로도 별로다. 이때 우리식으로 작품명을 바꾸는 좋은 방법은? 핵심어만 살리고 나머지는 생략하기! 그렇다면 아래 네 작품의 제목은 어떻게 바뀌었을까?

 

① → <                                >
② → <                                >
③ → <                                >
④ → <                                >

 

 


정답: ① <토미> ② <헤드윅> ③ <펌프 보이즈> ④ <스팸어랏>

풀이: 라이선스 뮤지컬을 들여올 때 공연 제목을 바꾸는 건 마케팅적인 이유가 크다. 홍보가 잘 되려면 일단 제목이 뇌리에 박혀야 하는데, 생소한 영단어로 조합된 원제가 홍보에 효과적일 리 없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몬티 파이튼’이라는 낯선 단어에 ‘스팸어랏’이라는 뜻 모를 말까지 더해지면 문장만 길어져 머리를 아프게 할 뿐이다. 또한 영미권에선 코미디언 그룹 몬티 파이튼이 유명하니까 이게 코미디를 의미한다는 걸 알지만 우리나라에선 아니다. 이처럼 있으나 마나한 수식어는 과감히 삭제하고 제목을 한두 어절로 간결하게 만드는 것, 이것이 작명 간결성의 법칙이다. 

 

 

 

 


2 Round  난이도 ★☆

해외 작품의 이국적인 대사만 우리 정서나 상황에 맞게 각색하는 게 아니다. 때에 따라선 공연 제목도 대중이 이해하기 쉽게 각색한다. 원제와 번안된 제목을 알맞게 짝지으시오.

 

① <브로드웨이 42번가>                               ㉠  
② <톡식 히어로>                                        ㉡ <42nd Street>
③ <굿모닝 러브타운>                                  ㉢  
④ <루돌프-황태자의 마지막 사랑>                 ㉣

 

 


정답: ①-㉡/ ②-㉢/ ③-㉠/ ④-㉣
풀이: <42번가>는 제목이 공연의 내용을 전달하는 직접 전달형 제목이라 할 수 있다. 그런데 제목이 상징하는 의미를 알지 못한다면 곤란할 수밖에. 이런 때 필요한 건 보충 설명! ‘42번가’ 앞에 브로드웨이라는 설명을 붙인 건 그러한 연유다. <루돌프-어페어 마이얼링>을 <루돌프- 황태자의 마지막 사랑>이라고 번안한 것도 같은 이유다. <루돌프>는 오스트리아 황태자 루돌프가 연인 마리베체라와 동반 자살한 마이얼링 사건을 배경으로 한 작품이지만, 국내에서는 ‘루돌프’ 하면 황태자를 떠올리는 대신 크리스마스를 연상하기 마련. 보는 이에게 루돌프를 황태자로 인식시켜야 하는 필요성 때문에 황태자의 마지막 사랑이라는 부제가 필요했다. <톡식 히어로>는 ‘Avenger’라는 단어의 생소함 때문에, <굿모닝 러브 타운>은 제목에 드러난 계절적 배경과 실제 공연되는 계절이 맞지 않았기 때문에 제목을 각색한 경우다.

 

 

 

3 Round  난이도 ★★

규정에 맞춰 쓰라고 외래어 표기법이 있는 거지만 예외는 있는 법이다. 아래에 라이선스 뮤지컬의 국내 작품명을 올바르게 표기한 곳에 체크하시오.

 

→ <레 디스> (   ) <레 딕스> (   )
→ <컨택트> (   ) <콘택트> (   )
 → <락 오브 에이지> (   )  <록 오브 에이지스> (   )
→ <엘리자베스> (   ) <엘리자벳> (   )

 

 


정답: ① <레 딕스>/ ② <컨택트>/ ③ <락 오브 에이지>/ ④ <엘리자벳>
풀이: 외래어 표기법을 따르자면 ‘Contact’는 ‘콘택트’로, ‘Rock of Ages’는 ‘록 오브 에이지스’라고 써야 한다. 하지만 두 제목을 소리 내어 읽어보자. 어느 쪽이 읽기에 더 편한가. 위 두 제목은 발음의 편이성에 따른 결정이라고 할 수 있다. <레 딕스>의 사연은 좀 다르다. 딕스보다는 디스가 발음하기에도 좋고 표기법에도 맞다. 그럼에도 ‘딕스’라는 제목을 고집한 이유는? ‘디스’가 국내에선 담배를 떠올리게 하는 웃지 못할 상황 때문이었다. ‘Elisabeth’는 오스트리아 황후 엘리자베트를 말하는 것임으로 미국식 발음인 엘리자베스가 아닌 독일식 발음 엘리자베트로 표기해야 한다. 하지만 프로덕션 내에서 엘리자베트와 엘리자벳으로 쓸 것인가에 대한 이견이 팽팽했고 여러 기관에 자문을 구한 끝에 ‘엘리자벳’으로 최종 결정했다.

 

 

 


4 Round  난이도 ★★☆

2007년 초연된 창작뮤지컬 <대장금>은 이듬해 내용을 대폭 수정하면서 공연장을 경희궁으로 옮기고 타이틀이 <고궁뮤지컬 대장금>으로 바뀌었다. 이처럼 공연 제목이 바뀌는 일은 종종 있는 사례. 다음 중 공연 개막 후 제목이 바뀐 예가 아닌 것을 고르시오. 

 

① <맨 오브 라만차>  ② <잭 더 리퍼>  ③ <러브 인 뉴욕>  ④ <치어걸을 찾아서>

 

 


정답: ④ <치어걸을 찾아서>
풀이: ① <맨 오브 라만차>의 국내 초연 제목은 <돈키호테>였다. 일반인에게 친숙한 세르반테스의 원작 소설에 기대지 않고는 작품을 알리기 힘들었던 당시 상황을 짐작할 수 있다. <맨 오브 라만차>가 본래의 제목을 되찾은 것은 2007년의 일이다. ② <잭 더 리퍼>는 <살인마 잭>이라는 번안된 제목으로 관객과 만났다. 하지만 ‘살인마’라는 단어가 공포물로 내용을 한정짓게 하고, 기업에서 후원을 기피하는 분위기 때문에 재공연에서는 원제를 사용하면서 작품의 아이덴티티도 분명하게고 하고 마케팅도 원활해졌다는 사연. ③ <러브 인 뉴욕>의 원제는 <올 댓 재즈>다. 밥 포시의 동명 뮤지컬 <올 댓 재즈>의 인지도에 의지하고자 한 의도에서 탄생한 제목이다. 하지만 국내에선 재즈가 대중적이지 않은 데다 댄스 뮤지컬로 보는 경향 때문에 러브 스토리에 초점을 맞춰 개명했다.  

 

 


5 Round  난이도 ★★★

소설과 영화, 연극 그리고 오페라. 아래에 명시된 작품은 각기 다른 장르의 나열처럼 보이지만 네 작품 모두 뮤지컬로 만들어졌다는 공통점이 있다. 또한 장르가 바뀌면서 제목도 덩달아 바뀌었다는 사실. 각각 어떤 제목으로 바뀌었는지 빈칸에 정답을 쓰시오.

 

① <산불> → <           >  ② <달콤 살벌한 연인> → <          >
③ <오월엔 결혼할거야> → <          >  ④ <투란도트> → <          >

 

 


정답: ① <댄싱 섀도우> ② <마이 스케어리 걸> ③ <웨딩펀드> ④ <투란도>
풀이: 원작이 있는 작품을 타 장르화할 경우 제목을 정하는 방법은 두 가지다. 원제를 그대로 사용하는 것은 원작이 가진 힘에 기대고자 할 때, 원제를 변형하는 것은 원작과 차별점을 두고 새로운 느낌으로 다가가고자 할 때 쓰는 전략이다. 이는 물론 원작자의 동의하에 가능하다. ① <댄싱 섀도우>는 작품의 주제곡인 ‘Dancing with My Shadow’에서 나온 제목이다. 이는 극작가 아리엘 도프만의 아이디어로, 한국인에게는 어렵게 느껴질 수 있다는 박명성 프로듀서의 판단에 따라 <댄싱 섀도우>로 최종 결정됐다. ② <마이 스케어리 걸>은 영화 <달콤 살벌한 연인>의 영어 제목이다. 작품 개발 자체가 뉴욕에서 진행됐고, 이후 뉴욕에서 공연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영어 제목을 사용했다. ④ <투란도>는 원작에 새로운 해석을 더하면서 제목이 바뀌었다. 주인공 투란도트의 이름을 그림이 된 외로운 난초라는 뜻의 투란도로 바꾸면서 제목도 바뀐 사례다. 

 

 

 


6 Round  난이도 ★★★☆

국내 최초의 포엠컬(Poemcal)이라 명명한 이 작품은 원태연 시인의 시를 바탕으로 만든 창작뮤지컬이다. 작품의 제목 역시 시구를 그대로 차용하면서 국내 창작뮤지컬 역사상 가장 긴 제목이 됐다. 이 작품의 제목은 무엇인가? 

 

 


정답: <넌 가끔 내 생각을 하지 난 가끔 딴생각을 해>
풀이: <넌 가끔 내 생각을 하지 난 가끔 딴생각을 해>의 트라이아웃 당시 제목은 <러브 포엠>이었다. 사랑에 대한 시를 모티브로 하고 있기에 프로듀서가 이 같은 제목을 떠올렸던 것. 하지만 제목 자체가 식상한 데다 작품의 특성과 내용을 잘 전달하지 못한다는 의견에 따라 다른 제목을 생각하던 중 원태연 시인의 대표 시구라 할 수 있는 ‘넌 가끔 내 생각을 하지 난 가끔 딴 생각을 해’를 제목으로 사용하게 됐다. 지금까지 긴 제목이 없었다는 점도 이같이 결정하는 데 한몫했다. 고정관념을 깬 작명이라 볼 수 있다.

 

 


7 Round  난이도 ★★★★★

아래 내용은 작가가 밝힌 공연 제목의 탄생 배경이다. 설명에 해당하는 창작뮤지컬의 제목을 쓰시오.

 

처음 제목은 ‘청동불꽃’이었다. 작품이 철공소를 배경으로 하고 있고, 청동의 푸른 빛깔과 차가운 질감이 느와르적 분위기와 잘 어울릴 듯했다. 차가움과 뜨거운 불꽃이 충돌하는 이미지를 기대하고 제목을 붙였다. 그런데 제작 회의를 하면서 제목이 막연하다는 평이 나왔다. 수많은 아이디어들이 쏟아져 나왔지만 마음에 드는 것을 못 찾았다. 그때, 우연히 인터넷에서 독수리에 대한 이야기를 읽었다. 독수리는 40년쯤 살면 부리와 깃털 그리고 발톱이 그 기능을 잃는다는 것이다. 그대로 있으면 죽게 된다. 더 살기 위해서는 벼랑 끝에 올라서, 발톱을 뽑고, 깃털을 뽑고, 부리를 뽑아서, 새로운 것들이 자라도록 해야 한다. 그러면 30년을 더 살 수 있다. 40이라는 숫자와 발톱이라는 모티브가 나를 울렸다. 작품의 모티브가 한때 야수였던 남자가 중년이 되어가며 나약해졌는데, 다시 몸 안에 숨겨진 야수성을 불러내는 것이다. 그래서 새로운 설화를 만들었다. 악마의 발톱이 자라나는 천사. 정기적으로 발톱을 뽑아야만 한다. 방치하면 악마성이 숨겨진 발톱이 자라고, 결국 천사는 악마가 된다. 발톱을 뽑는 고통을 거쳐야 천사로 계속 살 수 있다. 젊은 날, 폭력 속에 살다가 우연히 착한 쌍둥이 형제를 죽이고, 그 착한 형제인 척 살아가는 남자와 아주 잘 어울리는 이야기였다. 그래서 제목은 <                          >이 되었다. - 작가 조광화

 

 


정답: <천사의 발톱>

 

 

*본 기사는 월간 <더뮤지컬> 통권 제100호 2012년 1월호 게재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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