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객에게 작품을 알리는 데 쓰이는 여러 가지 홍보 매체 중에 가장 간결하면서도 강렬하게 작품의 핵심을 전달하는 것이 포스터이다. 제각각의 디자인으로 관객들을 유혹해 공연장으로 이끄는 포스터들의 이모저모에 대해 독자들의 생각을 들어보았다.
설문 대상 | <더뮤지컬> 독자
설문 방법 | <더뮤지컬> 블로그(blog.naver.com/themusical4u)에 덧글 작성
※ Survey 코너에서는 매달 독자들이 흥미로워할 뮤지컬 관련 설문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설문에 참여하고 싶거나 설문 주제를 제안하고 싶은 독자는 avril13@themusical.co.kr로 메일을 보내주시기 바랍니다.
※ 10월호 선물 당첨자 | 네이버 블로그 닉네임 빈치, 흰쌀밥, 위키드 (공연관람권 2매)
1. 뮤지컬 포스터를 가장 먼저 접하는 곳은 어디인가?
① 티켓 예매처 37.5%
② 온라인 홍보 매체 42.2%
③ 야외 벽보 17.2%
④ 공연 기사 3.1%
<더뮤지컬> 독자들은 취미로 뮤지컬을 즐겨보고 있어, 티켓 예매처 및 작품 홍보 블로그를 방문하는 빈도수가 일반 관객들보다 높다. 게다가 일상에서 현대인들의 인터넷 사용도와 의존도가 무척 높기 때문에, 온라인을 통해 뮤지컬에 대한 새로운 정보를 얻는다는 답변이 가장 많았다. 이들은 공연의 공식 홈페이지 및 블로그, 트위터 등을 통해서 개막 소식, 캐스팅 발표와 함께 포스터 이미지를 접한다고 한다. 공연 티켓을 구입하기 위해 예매 사이트에 방문했다가 개막을 앞둔 새로운 작품의 포스터와 첫 대면을 한다는 답변도 상당수 있었다. 여전히 시내 거리 곳곳에 부착된 포스터를 볼 수 있지만, 온라인을 통해 실시간으로 뮤지컬 정보를 접수하는 마니아들에게는 큰 효과를 발휘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 포스터가 공연을 선택하는 데 영향을 미치나?
① 큰 영향을 미친다 28.1%
② 보통이다 56.3%
③ 거의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15.6%
포스터가 관객들을 티켓 구매로 이끄는지 묻는 질문에 응답자의 과반수가 꼭 그렇지는 않다고 답했다. 뮤지컬 마니아들의 경우 공연에 대한 정보를 발 빠르게 습득하므로 포스터를 처음 보았을 때쯤이면 언제, 어디서 공연하며 어떤 배우들이 출연하므로 이 공연을 볼 것이라고 이미 마음의 결정을 내린 후일 것이다. 포스터가 멋지든 실망스럽든 상관없이 작품의 내용을 우선적인 기준으로 삼아 관람을 결정하기 때문에, 뮤지컬 애호가들에게는 포스터를 통한 작품 홍보가 큰 효력을 발휘하지 못하는 것 같다. 하지만 사전 정보가 없는 작품이거나 볼 계획이 없는 작품의 포스터가 굉장히 인상적인 경우에는 그에 혹하게 된다고.
3. 포스터에서 중점적으로 보는 부분은 무엇인가?
① 배경 이미지 45.3%
② 홍보 문구 18.7%
③ 공연 개요(일시, 장소 등) 9.4%
④ 출연 배우 및 스태프 21.9%
⑤ 기타 4.7%
포스터에서 가장 눈여겨보는 것은 전체 이미지와 출연진, 홍보 문구 순으로 나타났다. 포스터가 공연의 내용을 이미지로 표현하는 매체인 만큼 전체 이미지가 가장 먼저 관객들의 눈을 사로잡았다. 뮤지컬 관객들에게 출연진의 면면들이 중요한 것은 말할 것도 없고, 작품의 컨셉과 분위기를 명확하게 전달하는 참신한 문구는 더욱 그 작품에 관심을 갖게 만든다.
4. 선호하는 포스터의 유형은 어떤 것인가?
① 주연 배우의 얼굴을 전면에 내세운 포스터 7.8%
② 작품의 대표 이미지만 실은 포스터 56.3%
③ 작품 이미지는 배경에 두고 제목이 눈에 띄는 포스터 25%
④ 주요 배역을 일러스트로 넣은 포스터 4.7%
⑤ 기타 6.2%
<더뮤지컬> 독자들은 단순한 이미지만으로도 그 작품이 무엇인지 알 수 있는 포스터와 제목이 한눈에 들어오는 포스터를 가장 선호했다. 롱런한 라이선스 뮤지컬의 포스터에 박힌 고양이 눈과 가면, 사자 이미지 하나가 강렬한 인상을 남기며 그 작품의 제목을 대신한다. 간결하면서도 강한 이미지의 포스터는 보는 이의 궁금증을 유발하여 더욱 흥미를 갖게 만든다. 작품의 분위기를 반영한 캘리그래피로 공연 제목을 디자인한 포스터도 눈길을 끈다고. 하지만 최근 많이 눈에 띄는, 주연 배우들의 얼굴이 모자이크처럼 박힌 포스터는 선호하지 않는다는 의견이 많았다.
5. 가장 인상적인 포스터는? (라이선스/창작뮤지컬 구분)
선호하는 포스터의 유형에서도 드러났듯이 많은 응답자들이 <캣츠>와 <오페라의 유령>, <스프링 어웨이크닝>, <헤드윅> 등 트레이드마크 이미지를 갖고 있는 작품의 포스터를 인상적인 것으로 꼽았다. 하지만 응답자의 1/3 가량이 꼽은 최고의 포스터는 <지킬 앤 하이드>이다. 붉은색과 검은색의 조화가 작품의 분위기를 반영하며 제목과 홍보 문구만으로도 강력하게 관객들을 끌어당긴다는 평이다. ‘사상 초유의 예매 전쟁’과 ‘가장 아름다운 스릴러’라는 문구가 작품의 인기와 컨셉을 제대로 알렸다. 창작뮤지컬 포스터 중에서는 한국적인 이미지와 서정적인 정서를 전한 <피맛골 연가>와 <왕세자 실종사건>의 포스터가 다수의 관객을 만족시켰다. 두 포스터는 시선을 어지럽히지 않는 따뜻한 색감의 배경에 여백을 남겨둔 채 전통적인 캘리그래피로 새긴 공연 제목이 보기 좋았다고. <빨래>와 <김종욱 찾기>는 초연 이후로 꾸준히 포스터 디자인에 변화가 있었지만, 장기간 공연하면서 현재는 대표적인 포스터 이미지를 갖게 되었다. 작품의 분위기를 잘 전달하면서도 관객들의 눈에 익숙한 포스터가 작품의 얼굴과 같은 역할을 하고 있다.
6. 라이선스 뮤지컬과 창작뮤지컬 포스터에 어떤 차이가 있다고 생각하나?
국내에서 공연되는 라이선스 뮤지컬의 경우, 대부분 국내 초연 이전에 관객들이 이미 그 작품에 대해 인지하고 있다. 그 때문에 포스터 이미지 또한 익숙하다. 또한 축적된 노하우를 가지고 여러 차례의 시행착오를 겪은 후의 결과물이라서 포스터 디자인에서도 세련미와 상징성을 자랑한다는 게 많은 독자들의 생각이다. 창작뮤지컬의 포스터는 작품을 대표하는 이미지를 디자인하는 능력이 부족하며, 그 때문에 한눈에 시선을 사로잡기 어렵다는 인식이 크다. 하지만 우리 정서에 맞는 정감 있는 이미지, 개성 있고 창의적인 디자인을 볼 수 있다는 게 관객들의 평가. 최근에는 출연 배우의 얼굴을 포스터 전면에 내세우곤 하는데, 이런 스타일이 대중의 호기심을 자극할 수는 있지만 뮤지컬 마니아들에게는 큰 호응을 얻지 못하고 있었다.
*본 기사는 월간 <더뮤지컬> 통권 제97호 2011년 10월호 게재기사입니다.
*본 기사와 사진은 “더뮤지컬”이 저작권을 소유하고 있으며 무단 도용, 전재 및 복제, 배포를 금지하고 있습니다. 이를 어길 시에는 민, 형사상 법적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