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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 [인터뷰] 울랄라 세션, 유쾌한 지구 정복자 [No.107]

글 |배경희 사진 |배임석 · 양광수 2012-08-13 4,582

<슈퍼스타K>가 낳은 스타 울랄라세션이 첫 단독 콘서트를 앞두고 있다.
피로에 지친 지구인들을 위해 우주선을 타고 내려와 우울함을 날려줄 거라는 울라라세션.
현재 이들의 머릿속엔 어떤 생각이 가득 차 있을까.
*리더 임윤택은 개인적인 사정으로 인터뷰에 참석하지 못했다.

 

 

<슈퍼스타 K>가 끝나고 어떻게 지냈어요?
명훈
  (스케줄이 빼곡하게 적힌 칠판을 가리키며) 저걸 찍어 가시면 됩니다.
승일  아니, 근데 별로 많은 거 아니에요. 중간 중간 빈 칸이 있잖아요. 저때 <불후의 명곡> 편곡하고, 연습하고, 날 새는 거죠. 항상 자지 않고 있어야 해요. 하하.

 

<불후의 명곡>에 출연하는 건 재밌어요?
승일
  <슈스케>의 연장처럼 느껴져요. 아이디어를 짜고, 연습하고, 뭔가를 끊임없이 해내야 해서 계속 도전하는 자세로 지내고 있어요. 중요한 건 이겨야 한다는 압박감이 없다는 거예요. 이번엔 뭘 배울 수 있을까 하는 재미가 있어요. 어쨌든 방송을 통해 인지도도 쌓이고 많이 알아봐 주시니까 감사한 일이죠.

 

최근 공연 중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무대는 뭐예요?
승일
  어, 저 그거! 비키니 파티. (동시에 탄성이 터져 나온다) 수영장 한 가운데서 공연하는 거였는데, 풍경이… 공연하는데 행복했어요.
광선  장관이었다고 합시다.
명훈  저는 오늘 병원에서 공연했던 거요. 1년 차 간호사 분들을 위한 축하 파티였죠.
광선  전 그제 녹화한 <불후의 명곡>. 이번에 녹화를 재미있게 했거든요. 아직 방송 전이라 구체적으로 말씀드릴 수는 없고, 방송에서 확인하세요.

 

이런, 막내가 형들을 올킬했네요.
광선
  그게 아니라, 저도 비키니 파티가 가장 인상적이었지만, 그걸 또 말할 순 없잖아요.
승일  그냥 같은 걸로 하자. (동시에) 하나 둘 셋, 비키니 파티!
명훈  이야기가 산으로 가고 있는데 다른 질문을 다시 해주세요. 죄송합니다. (일동 웃음)

 

울랄라 세션은 장르 불문하고 어떤 무대를 만났을 때 두근거림을 느껴요?
명훈
  제가 좋아하는 장르의 공연을 직접 봤을 때, 빨리 저 곡으로 무대에 서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요.
광선 밴드든 보컬리스트든 그 노래에 취해서 부르는 사람들이 있어요. 이를 테면 밥 말리나 에이미 와인하우스 같은 사람들. 그런 가수들 공연을 보면 정말 소름이 돋아요.
승일  노래 못할 것 같은데, 노래까지 잘하는 아이돌을 보면 설렘을 넘어서 행복하죠. 귀도 즐겁고, 눈도 너무 즐겁고. 소녀시대 보고 실망했잖아요. 사람일 줄 알았거든요. 근데 사람이 아니더라고요.
명훈  엔젤이죠, 엔젤. 
승일  그런데 아이돌 분들이 저희를 안 좋아해요. 아저씨 같은 냄새 난다고.
명훈  잘 씻는데 말이죠. 향수도 불가리 뿌리고 다니거든요.

 

하하. 그런데 정말 어떻게 보내는지도 모를 만큼 바쁜 하루를 보내는 건 어때요? 갑작스러운 변화일 텐데.
승일
  저희 예전에도 그랬어요. 저희를 둘러싼 환경이 많이 달라진 건 맞지만 생활적인 부분은 그대로예요. 언더 생활할 때도 잠잘 틈 없이 생각하고, 공연하면서 지냈어요. 사실 울랄라 세션 멤버가 되기 위한 조건은 재능도, 실력도 아니에요. 노래를 못해도 되고, 춤을 못 춰도 상관없어요. 이 상황을 버틸 수 있는 사람이면 돼요. 정신적으로 약간 미쳐있어야만 가능하죠.

 

언더그라운드에서 활동하면서 우리도 언젠간 잘 될 거라고 생각했어요?
명훈
  이렇게 유명해질 거라는 생각은 안 했죠. 희망을 가지고 있었지만, 그 희망이라는 게 ‘언젠간 우리도 뜰 거야’가 아니고 ‘뭐라도 되겠지’였어요. 뚜렷하게 뭘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기보단 그냥 하루하루 공연하는 거에 열중했어요.

 

유명해져서 가장 즐거운 점은 뭐예요?
광선
  누군가를 도울 수 있을 때요. 아픈 친구들을 위해서 공연하러 간 적이 있거든요. 저희가 온다는 소식을 듣고 건강에 안 좋은 치수가 떨어지기 시작하더니 직접 만나고 나선 정말 많이 내려갔대요. 몇 년 만의 일이라고 하더라고요. 정말 아무것도 아닌 저희가 누군가에게 희망을 줄 수 있다는 게 좋아요.
명훈  유명해지고 나선 전과 똑같은 공연을 해도 사람들의 반응이 다르니까 희열을 느끼죠. 그때 우리가 유명해지긴 했구나 실감해요.
승일  전 방송국 가서 평소 TV로만 봤던 선배님들을 볼 때 신기해요.

 

유명 기획사에서 스카웃 제의가 많았을 것 같은데, 독립 소속사를 차린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명훈
  같이 하자는 제의 많이 받았죠. 고민도 많이 했는데, 우선 윤택이 형의 건강 문제가 첫 째였어요. 형 건강 문제를 중심에 놓고 가야 하는데 소속사에 들어가면 그게 쉽지 않을 테고 서로에게 피해를 줄 수 있잖아요. 스케줄을 이행하지 못하게 되면 피해가 되는 거니까. 그리고 또 각 기획사마다 음악적 지표가 있잖아요. 저희는 저희만의 느낌이 있어서 맞춰가는 과정에서 부딪힐 것 같았어요. 이런 저런 걸 생각해 봤을 때 눈치 안 보고 저희끼리 하고 싶은 음악하는 게 편하겠더라고요. 큰 회사의 울타리 안에 들어가는 것도 좋은 일이긴 하지만 아직 젊으니까 패기로 객기 한번 부려보고 싶다고 말씀 드렸어요.

 

명훈 씨하고 승일 씨는 댄서로 시작했다면서요. 댄서에서 보컬리스트가 되는 건 노력으로 가능했던 일인가요?
명훈
  오랜 시간 댄서 생활을 하면서 자연스럽게 음악을 많이 접하게 됐고, 그러면서 음악적 재능이 따라 올라온 것 같아요. 사실 음악적 재능이나 춤적인 재능은 어떻게 보면 하나의 예술적 재능인 거잖아요. 그런 면에서 타고난 것 같아요. 신께 감사해요.

 

당연히 노력도 많이 했고요?
명훈
  죽을 만큼 했죠. 제가 방위산업체에서 군 복무를 했거든요. 매일 일이 끝나면 보일러실에 가서 노래 연습을 했어요. 오늘도 출석, 오늘도 출석했다, 체크해 가면서. 일주일에 한 번씩 레슨도 받았어요.
승일  노력을 안 하면 잘할 순 없어요. 이건 100 퍼센트 맞는 말이에요. 노력 없이 노래를 부르면 대중들에게는 어느 정도 인정받을 수 있을지 몰라도 음악하는 사람들에겐 인정받을 수가 없어요. 결국에는 밑천이 드러나기 마련이죠.

 

울랄라 세션 멤버들은 노력형과 천재형 중 어디에 더 가까워요?
승일
  멤버들마다 달라요. 광선이는 끼도 많고 재능도 많은데 노력을 진짜 열심히 해요. 그래서 보컬리스트 지망생들에게 우상이 됐고요. 명훈이도 타고난 부분이 커요. 하지만 저는 노력파예요. 전 타고나질 못해서 미친 듯이 노력했어요.

 

승일 씨는 소리에 굉장히 민감하다면서요?
승일
  저는 성격상 어떤 일이 벌어지는 이유에 대해 알아야 해요. 안 그러면 못 견뎌요. 음악도 마찬가지에요. 어떤 친구가 고음이 잘 올라가면, 어떻게 그럴 수 있는 지에 대해 알아야 해요. 저 친구는 왜 고음이 잘 되지? 왜 저음이 잘 되지? 그 이유를 알아내야 하죠. 그러다보니 공부도 많이 하고, 예민하게 듣는 게 습관이 돼서 음에 민감해진 거죠. 저는 그냥 필(Feel)로 해, 이런 거 되게 싫어해요.

 

승일 씨가 팀 내에서 이성적인 부분을 담당하는군요. 그렇다면 가장 반대 지점에 있는 멤버는 누구예요?
일동
  윤택이 형이죠.
승일  가장 재능을 타고난 것도 윤택이 형이에요. 윤택이 형하고 저하고 많이 다르기 때문에 역할 구분이 확실히 돼서 좋아요. 형이 느낌으로 가면 저는 그걸 분석해서 정리해요. 예를 들어 형이 “이번 노래할 때는 여기서 터뜨리고, 여기서 터뜨려” 그러면 전 그걸 터뜨리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하고 뭐가 필요한지 정리하는 거죠.

 

울랄라 세션이 언더그라운드에서 오랜 시간 활동한 팀인 건 맞지만, 메이저 신으로 나와서는 신인 시절 없이 시작부터 최고의 관심과 사랑을 받은 셈이잖아요. 거기에 대해 생각해 본 적 있어요?
승일
  사람들이 저희를 좋아했던 건 잘했기 때문이에요. 우리가 못했으면 이렇게 좋아하지 않았을 거예요. 저희는 그렇게 생각해요. 그래서 나태해지고 노력하지 않으면 어느 한순간 무너질 거라는 생각을 항상 가지고 있어요. 인기 좀 얻었다고 소위 말하는 연예인병에 걸리는 거, 창피해요. 저희는 쪽팔린 거 진짜 싫어하거든요. 울라라 세션 쟤들 진짜 잘한다, 자기 자신을 알고 하는 것 같다, 자존심이 있는 애들인 것 같다, 이게 저희가 원하는 이미지고 이것만큼은 절대 놓고 싶지 않아요.

 

이 기분에 젖어 있고 싶진 않다는 거죠?
승일
  네, 당연하죠. 인기는 거품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인기가 떨어졌다고 해서 낙담할 일은 없을 거예요. 저희는 10년, 또 20년 후에도 지금처럼 노력하면서 좋아하는 음악을 할 거예요. 지금 이 분위기에 취해 있다면, 신인인 저희가 힘들게 편곡이나 연출을 직접 할 이유가 없잖아요. 편곡해 주시는 대로 외워서 노래해도 될 텐데. 하지만 저흰 자존심 때문에 그렇게 못해요. 그래서 <슈스케> 하면서 밴드 분들과 많이 싸웠어요. 그분들이 보기엔 음악의 ‘음’자도 모르는 놈들이 와서 이렇게 바꿔달라, 저렇게 바꿔달라, 뭘 자꾸 요구하니까요. 욕먹을 거 알아도 저희 자존심이니까 그랬던 거죠. 나중에는 인정해 주시더라고요.

 

사람들이 울랄라 세션에 열광했던 이유는 뭐라고 생각해요?
승일
  100 퍼센트 무대 위에서 승부를 봐야할 것 같은 애들이, 정말 무대 위에서 승부를 보니까 속이 시원할 것 같아요.
광선  대리 만족!
명훈 희망을 본 거죠. 저희가 <슈스케>에 출연할 때 많이 좋아해주셨잖아요. 그 무대를 하나하나씩 보면 흐름 자체가 굉장히 스펙터클해요. ‘울랄라세션 더 이상 새로울 게 없을 것 같은데’ 하는 생각이 들 때, 다른 카드를 꺼내서 보여주고, 사람들이 원하는 무대로 욕구 충족을 시켜준 것 같아요. 무대 연출은 다 윤택이 형이 메이킹한 거예요. 형은 천재예요.

 

지금 이야기처럼 울랄라 세션에서 리더 임윤택의 존재는 절대적이잖아요. 그의 빈자리에 대한 불안감 같은 걸 느끼진 않나요.
승일
  저흰 답 안 나오는 상황을 헤쳐 나가는 거에 적응이 돼 있어요. <불후의 명곡> 첫 방송 전전날 명훈이가 아파서 쓰려졌거든요. 허리 때문에 기절해서 병원에 실려 갔는데, 최소 1주일 동안 누워 있어야 된다는 거예요. 근데 이젠 그런 소리를 들어도 덤덤하더라고요. 어떻게 되겠지 뭐, 이런 마음. 돌발 사고가 터지고, 상황을 수습하기 위해 아이디어를 짜고, 그런 식으로 말이 안 되는 걸 되게 하는 게 좋아요. 그리고 윤택이 형은 정말 대단한 게, 리더 스스로가 계속 기적을 보여주고 있는 거잖아요. 교수님도 원래는 죽어야 정상이래요. 아니면 최소한 정신병이 일어나서 병원에 갇혀 있어야 한대요. 지금처럼 활동할 수 있는 건 신이 결정하지 않는 한 불가능한 일이라고 이야기하셨어요. 그래서 저희는 윤택이 형이 당연히 완치될 거라는 믿음 같은 게 있어요.

 

첫 단독 콘서트는 어떻게 준비 중인가요?
명훈  우울하고 침울한 지구인을 구하러 우주에서 온 다섯 용사, 이게 저희 컨셉이에요. 깔끔한 안무와 노래로 시작해서 중간에는 저희들의 히스토리로 무대를 꾸미고 다 같이 즐기고 미칠 수 있는 무대로 마무리 할 거예요. 더 자세한 건 말씀드릴 수가 없어요. 비밀입니다.
광선  노코멘트! 제3자의 입장에서 제가 관객이라면 이 콘서트를 꼭 볼 거예요. 아까 콘서트 회의 때 감독님이 그러시더라고요. 이 콘서트는 첫 콘서트 또는 마지막 콘서트에서 딱 한번 밖에 할 수 없는 컨셉이라고요. 지금까지의 저희들 이야기로 공연 스토리를 짰는데, 그걸 또 할 순 없잖아요.
승일  정말 재미있을 거라고 자신할 수 있어요. 지루할 틈이 없어요.
광선  화장실 가서 소변 보는 그 1분이 지루하게 느껴질 거예요.

 

 

아직 발표곡이 많지 않아서 울랄라 세션의 곡만으로는 무대를 채우기가 힘들 텐데, 콘서트는 어떤 곡으로 채워지나요?
명훈
  저희가 공연하러 다녔을 때 반응이 좋았던 곡들이나 사람들이 좋아할 법한 기존 곡들을 부를 거예요. <슈스케> 공연 곡에서도 몇 곡 골랐고요.
승일  하지만 기존의 곡이라고 해서 예측 가능한 무대를 상상하시면 안 돼요. 거의 모든 곡들을 재편곡해서 새롭게 들려드릴 예정이거든요. 아마 어마어마한 충격을 받으실 거예요.

 

마지막으로 명훈 씨가 울랄라 세션의 앞으로 계획에 대해서 말씀해 주세요.
명훈
  우선 콘서트를 잘 마무리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거예요. 늦가을에는 정규 앨범이 나올 거고요. 앨범을 낸 후의 행보에 대해선 구체적으로 정해진 게 없지만, 아마 각자 활동을 할 것 같아요. 저는 다른 가수들과 콜라보레이션 작업을, 승일이는 곡 작업을 하고 있어요. 많이 기대해 주시는 만큼, 많은 실망 드릴게요. (일동 웃음)

 

* 본 기사는 월간 <더뮤지컬> 통권 제 107호 2012년 8월호 게재기사입니다.

 

* 본 기사와 사진은 더뮤지컬이 저작권을 소유하고 있으며 무단 도용, 전재 및 복제, 배포를 금지하고 있습니다. 이를 어길 시에는 민, 형사상 법적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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