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별 컨셉 사진으로
돌아보는 배우의 변신
“제가 처음으로 프로필 사진을 찍은 건 2010년 <그리스> 앙상블 때였어요. 꽤 오래전 일이지만 여전히 생생하게 기억하죠. 왜냐면 너무 어색해서 얼굴에 마비가 올 뻔 했거든요…. 그날이 지금까지 가장 오래 사진을 찍은 날인데, 제 기억으론 개인 프로필 촬영에만 두 시간 정도 걸렸던 것 같아요. 시간이 갈수록 얼굴이 점점 더 굳어서 사진작가님이 엄청 고생하셨죠. 첫 프로필 사진은 숨기고 싶지만 또 한편으로는 가장 아끼는 그런 사진이에요. 최근 컨셉 사진 중에서는 <난쟁이들> 때 찍은 게 가장 기억나요. 겨울에 용마랜드와 한강 곳곳을 돌아다니며 촬영했는데 추위를 잊을 만큼 재밌었죠. 작년에 공연한 <록키호러쇼> 촬영도 특별한 경험이었고요. 이전엔 과감한 노출을 해본 적이 없었던 데다 촬영 컨셉의 모든 게 생소했거든요. 그런데 결과물을 보고 깜짝 놀라 이 역할을 잘 해낼 수 있겠다는 자신감을 얻었죠. 하지만 사실 전 아직도 사진 찍는 게 너무 어려워요. 가끔 잡지를 보면서 포즈를 따라 해보기도 하지만…, 컨셉 사진은 저에게 여전히 큰 과제로 남아 있답니다. 한 장의 사진에 스토리를 담는다는 건 정말 어려운 작업인 것 같아요.”
<구텐버그> 버드 2016
<구텐버그>를 떠올리면 가장 먼저 드는 생각은 ‘힘들다, 힘들다, 힘들다….’ 하지만 모든 배우들과 스태프들이 고생했던 만큼, 또 노력했던 만큼 그 감동이 몇 배로 돌아온 작품이었습니다. 그나저나 이 사진을 보신 다른 분들은 어떠셨는지 모르겠지만, 손으로 얼굴을 너무 감싸서 마치 삼각김밥처럼 보이는 건 저뿐인가요?
<빈센트 반 고흐> 고흐 2016
혹시 보셨나요. 메모하는 컨셉으로 찍은 이 사진, 사실 수첩이 거꾸로 돌아가 있답니다. 비밀이에요! 쉿! <빈센트 반 고흐>는 관객분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게 해준 작품인데, 이상하게도 이 작품을 떠올리면 참 가슴이 아파요. 아마 배우로서 삶을 한번 돌이켜보게 된 계기가 돼서 그런가 봐요. 애틋한 기억으로 남은 작품이죠.
<난쟁이들> 찰리 2017
쇼케이스 공연부터 초연, 재연, 삼연까지 쭉 함께 달린 찰리! 오랜 시간을 함께한 만큼 찰리는 제게 남다른 의미가 있는 캐릭터예요. 최근까지도 매일매일 새로운 과제를 던져준 어려운 캐릭터이기도 하고요. 근데 <난쟁이들> 초연 때 촬영한 프로필 사진하고 이번 공연 프로필 사진을 비교해 보니 저… 세월을 정통으로 맞았네요.
<록키호러쇼> 프랑큰 퍼터 2017
모든 배우와 스태프의 팀워크가 지구 최강으로 좋았던 <록키호러쇼>. 그리고 배우로서 저를 한층 더 성장시켜준 프랑큰 퍼터. 근데 어쩌다 프로필 사진을 볼 때면 다른 것보다 노출을 위해 다이어트를 했던 기억이 먼저 떠올라요. 진짜 고생했거든요. 오랜만에 이 사진을 다시 보니 태어나서 처음 신어본 망사 스타킹이 그립네요. (?)
<마마, 돈크라이> 프로페서 V 2018
이제 곧 시작할 저의 새해 첫 작품 <마마, 돈크라이>! 얼마 전에 컨셉 사진이 공개됐는데, 사실 그 사진은 정식으로 촬영한 컷이 아니랍니다. 뮤직비디오 촬영을 위해 대기하던 중 사람들하고 장난치다 우연히 찍힌 거라는 거! 역시 제일 좋은 사진은 자연스러운 사진인가 봐요. 이 사진을 보니까 은색하고 파란색으로 염색을 하고 싶어요.
* 본 기사는 월간 <더뮤지컬> 통권 제174호 2018년 3월호 게재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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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처 | [CONCEPT PIC] 컨셉 사진 돌아보기 조형균 편 [No.174]
글 |조형균(배우) 정리 | 배경희 2018-03-27 4,091sponsored adver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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