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8월 6일. 배경음악으로 그레고리안 성가가 울려 퍼질 듯 순수한 표정과 미성을 가진 소년과 청년의 중간 즈음에 있던 전동석. 그의 수줍지만 놀랄만한 가창력을 보여준 데뷔 무대를 기억하는지. <노트르담 드 파리>의 그랭구아르, <로미오 앤 줄리엣>의 로미오, 그리고 <몬테크리스토>의 알버트… 일 년도 채 되지 않는 기간 동안 그에게 주어진 배역이 예사롭지 않다. 고교 시절 각종 콩쿠르에서 최고상을 수상하고, 재학 중인 한국예술종합학교 성악과에서 1등을 할 정도로 전도유망한 성악도였던 그에게 터닝포인트는 군대. 포상휴가가 걸린 경연대회에서 불렀던 ‘대성당들의 시대’는 결국 그를 뮤지컬로 이끄는 첫 열쇠가 된 셈. 창법의 변화로 목에서 고름을 짜내며 공연했던 고통과 완고한 학교의 입장으로 성악 클래스에서 제외되는 등의 난관이 있어도 뮤지컬 무대에서 느끼는 ‘자유로움’이 좋아 선택에 후회는 없다는 전동석, 그의 결연한 눈빛에서 더 이상 소년과 청년 사이의 모호함은 느껴지지 않는다. 지난 일 년간 그가 무대를 누비며 얻은 건 ‘사람’과 ‘끈기’이다. 정식연기를 배운 적이 없어, 못하는 것을 오픈하고 가르침을 구하다보니 감독님들과 선배들을 많이 만났다는 그는 그중 자신의 롤 모델을 묻자 (류)정한 형을 주저 없이 꼽는다. ‘누가 뭐라 해도 꿋꿋이 참고 끝까지 가라. 그러면 나중에 그 누구도 할 말이 없을 거다’라는 선배 류정한의 말을 가슴에 새겼다던 그 흔들림 없는 눈빛은 앞으로 그의 10년을 기대케 한다.
*본 기사는 월간 <더뮤지컬> 통권 제82호 2010년 7월호 게재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