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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 두 로맨티스트의 여행 - 프랭크 와일드혼과 잭 머피 [No.80]

사진제공 |LG아트센터 취재 | 이민선 | 정리 | 김효정 2010-05-25 5,654


 

리처드 로저스와 오스카 해머스타인, 알란 제이 러너와 프레데릭 로위, 존 칸더와 프레드 엡, 클로드 미쉘 쇤베르크와 알랭 부브릴 등 뮤지컬계에는 유난히 콤비가 많다. 만약 이들이 콤비를 이루지 않았다면 우리가 보고 즐기는 뮤지컬의 절반 이상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몬테크리스토>의 작가와 작곡가로 참여한 잭 머피와 프랭크 와일드혼은 지금까지 일곱 작품을 함께 만들어왔다. <몬테크리스토> 한국 공연을 위해 내한한 이들을 만나보았다. 

 

 

<몬테크리스토> 한국 공연을 보신 소감은?
잭 머피
  스위스 초연과 이번 한국 공연 둘 다 훌륭했습니다. 한국 공연의 경우 스토리를 중심으로 풀어나갔어요. 그래서 사람들이 이해하기 쉽게 만들었더군요. 그 외에도 음악적으로도 보강되어서 스토리가 더 살아나는 것 같았어요.
와일드혼  두 프로덕션 모두 좋아서 비교하기는 힘드네요. 다만 두 연출이 각자의 시각으로 만들었기 때문에 관객에게 보여주는 것 역시 다르더군요. 그들 각각의 생각이 담겨있기 때문에 두 프로덕션 모두 좋아합니다.


다른 창작자와도 다양한 작업을 하셨는데, 그들과 비교해서 서로의 장단점에 대해 이야기해주실 수 있습니까?
와일드혼
  잭은 작가뿐만 아니라 작곡가로도 활동을 하고 있어요. 직접 음악을 하는 사람이기 때문에 많은 도움이 됩니다. 그 외에 다른 작가들과 일하는 것도 제게는 행운이죠. 누구와 일하든 즐겁고 재미있게 작업합니다.
잭 머피  프랭크와 같이 일한 지 20년이 넘었어요. 아주 오래되고 편한 사이죠. 새로운 사람을 만나서 맞춰가는 과정이 필요없기 때문에 언제나 편하게 같이 작업할 수 있는 것이 좋은 점이죠.


<남북전쟁>, <카르멘>, <루돌프-라스트 키스>, <몬테크리스토> 등 역사적 배경을 가진 작품을 선호하는 이유가 있습니까?
와일드혼
  굳이 생각하고 그런 컨셉으로 잡은 것보다는 작품을 준비하다 보니까 그렇게 되는 경우가 많았어요. 요청이 들어와서 할 때도 있고, 음악을 만들다 보니까 이런 저런 아이디어가 나와서 할 때도 있습니다. 저는 현대 영화를 가지고 뮤지컬 만드는 것을 좋아하지 않아요. 그런 것을 잘하는 사람은 따로 있죠. 역사 깊은 내용들, 특히 많은 이야기와 풍부한 내용이 담긴 빅토리아 시대의 문학을 좋아합니다. 지금 작업하고 있는 루이스 캐롤의 <원더랜드: 앨리스의 새로운 모험>, 로버트 루이 스티븐슨의 <지킬 앤 하이드>, 브램 스토커의 <드라큘라>, <카르멘> 등의 작품에는 영웅, 악당, 사랑, 절망 같은 인생을 망라하는 모든 요소들이 담겨있어요. 그것이 제 정서에 잘 맞는 거죠.


 원작을 토대로 한 작품을 새롭게 창작하는 과정에서의 어려움은 없으신지요. 가장 중점을 두는 부분은 무엇입니까?
잭 머피 
프랭크 와일드혼이 여러 가지 아이디어를 많이 내는 편입니다. 그 아이디어를 가지고 함께 이야기를 나누다보면 작품이 나오죠. <몬테크리스토>의 경우, 원작에는 80명 이상의 인물과 400개 이상의 장면이 등장해요. 많은 사건 중에서 어떤 것을 살리고 어떤 인물을 죽이고 하는 선별 작업이 복잡하고 힘들죠. 대부분의 뮤지컬은 주로 사랑 이야기를 중점으로 다루기 때문에 우리도 그것을 중심축으로 잡았어요. 그리고 몬테크리스토의 복수와 자기 자신을 되찾는 내용을 포함했고, 큰 비중을 차지하는 악당과 주변인물을 찾으면서 작품을 완성한 거죠.


<몬테크리스토>에 참여하는 배우들에 대한 느낌은 어떻습니까? 그들에게 하고픈 이야기가 있습니까? 
잭 머피 
한마디로 환상적입니다.
와일드혼  어제 공연을 봤는데 매우 흥미진진하더군요. 몇 배우들은 첫 공연이었음에도 긴장하지 않고 너무 잘하더군요. 신성록은 잘생긴 외모와 아주 좋은 목소리를 지녔고, 옥주현은 만약 그녀가 뉴욕에 있었다면 함께 작업하고 싶을 정도로 멋진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모든 배우가 훌륭하고 좋았습니다.


‘몬테크리스토 백작’이 복수를 위해 많은 시간을 공들인 것에 비해 복수의 과정이 너무 쉽게 이루어진다고 생각됩니다. 또한, 몬테크리스토 백작이 용서를 하고 구원되는 부분 역시 너무 쉽게 이루어지는 듯 느껴졌습니다.
잭 머피  사랑 때문에 한순간에 사람이 변한다는 것. 저는 그랬으면 좋겠어요. 사람은 시간을 두고 천천히 변할 수도 있지만, 어떤 한순간에 ‘이것은 나의 길이 아니다’라는 깨달음을 얻을 때도 있습니다. 그리고 이 작품에서 어떤 부분이 길고 짧다고 하는 것은 관객들의 느낌에 맡기고 싶습니다. 그저 제가 희망하는 것은 파리아 신부와 몬테크리스토가 감옥에서 오랜 시간을 보내면서 ‘복수가 전부는 아니다’라는 것을 배우고 깨닫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발렌타인과 알버트의 사랑을 통해 몬테크리스토가 자신을 뉘우치는 부분과 원작과 다르게 사랑으로 귀결되는 결말이 아쉬움을 남겼습니다.
잭 머피
  몬테크리스토와 알버트의 결투 장면에서 발렌타인이 등장해 ‘사랑을 잊었느냐, 사랑을 해본 적이 없는가’라고 물었을 때, 자신이 메르세데스를 사랑했던 옛 모습을 떠올렸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몬테크리스토는 총을 쏘지 않게 되는데, 어찌 보면 사랑이 모든 것을 다 덮을 수 있다는 것이 거만한 이야기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저는 그랬으면 좋겠습니다. 왜냐하면 사랑이 없다면 저는 이 일 말고 다른 일을 찾아야 하니까요.

 

 

여러 나라에서 당신의 작품이 공연되고 있습니다. 각 나라의 정서에 맞게 작품을 고칠 때 당신은 어느 정도 선까지 개입합니까? 그리고 각 국에서 공연되는 만큼 작품이 다르게 표현될 텐데, 그래서 실망스럽거나 오히려 더 좋았던 경험이 있으신가요? 
잭 머피  여러 나라의 언어가 다르기 때문에 표현도 각기 다릅니다. 제가 운이 좋았던 점은 각국의 번역가들이 그 나라에 알맞은 표현을 찾아서 잘 적용시켰다는 것이죠. 다만, 작품 속에서 어떤 장면의 느낌을 잘 살리지 못했을 때는 이야기를 하는 편이에요. 그런 부분을 제외하고는 크게 문제를 삼지 않습니다.
와일드혼  음악은 달라요. 정말이에요. 음악은 경계선이 없기 때문에 그 음악 그대로 가는 거죠. 마치 사랑과 같아요.
한국에서는 차기작으로 <루돌프-라스트 키스>를 선보일 계획이라고 들었습니다. 이 작품의 매력은 무엇입니까?
잭 머피 / 와일드혼 한국에서 그 작품을 하게 된다니 너무나 기쁘고 기대됩니다. 
와일드혼  <루돌프-라스트 키스>는 프레데릭 모턴이라는 미국 작가가 쓴 소설 『황태자의 마지막 키스(A Nervous Splendor)』를 원작으로 만든 작품이에요.
잭 머피  한국에도 번역되어 발간이 된 걸로 알고 있습니다.
와일드혼  19세기 오스트리아의 왕자 루돌프와 그의 애인 마리 베트세라의 사랑 이야기, 왕족의 정치적인 문제를 다룬 환상적인 내용과 스토리를 담은 작품입니다.

 

뉴욕에서 워크숍을 가졌던 한국 창작 작품 <천국의 눈물(Tears from Heaven)>을 작업하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어느 정도 진행되었습니까?
와일드혼
  곧 좋은 소식을 들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 외에는 아직 내가 할 수 있는 말이 없네요.

 

앞으로 뮤지컬을 소재로 하고 싶은 사람이나 테마가 있는지 궁금합니다.
와일드혼
  권투선수 무하마드 알리를 소재로 뮤지컬을 만들고 싶습니다. 제가 원래 야구, 농구, 미식축구 등 다양한 스포츠를 좋아하는데, 알리는 특히 좋아하는 선수라서 더욱 작품화하고 싶습니다.

 

*본 기사는 월간 <더뮤지컬> 통권 제80호 2010년 5월호 게재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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