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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컬처 | [VIEW] <서울 1983> [No.146]

글 |안세영 사진 |심주호 2015-12-04 3,723

한 가족의 삶이 보여주는 분단의 아픔 




국내 최초 뮤지컬 단체로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서울시뮤지컬단이 광복 70년을 맞아 이산가족의 아픔을 담은 창작뮤지컬을 선보인다. 10월 30일부터 11월 15일까지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공연하는 <서울 1983>은 김태수의 희곡 『단장의 미아리 고개』를 원작으로 김덕남 단장이 연출하는 작품이다. 1983년 대한민국을 뒤흔들었던 이산가족 찾기 생방송을 모티프로, 6·25 전쟁 이후 고난의 세월을 살아온 한 어머니의 삶을 그린다.


작품은 1950년 인천 상륙 작전이 성공하여 서울이 탈환되자, 퇴각하는 북한군이 양민을 포로로 잡아가는 장면에서 시작한다. 주인공 돌산댁은 이때 남편과 이별한 뒤, 홀로 자식을 키우며 억척스럽게 살아간다. 하지만 고시에 낙방한 첫째, 주먹질을 일삼는 둘째, 가수가 꿈인 셋째, 앞을 못 보는 넷째는 돌산댁에게 또 다른 아픔을 안겨준다. 그렇게 33년 세월이 흘러 이산가족 찾기 방송이 한창인 1983년, 돌산댁은 마침내 압록강 국경에서 초로의 늙은이가 된 남편과 재회하게 된다. 당시 이산가족 찾기 생방송 주제곡이었던 ‘누가 이 사람을 모르시나요’를 비롯해 ‘상록수’, ‘꽃마차’, ‘울릉도 트위스트’, ‘라밤바’, ‘아침이슬’ 등 시대를 대표하는 국민가요와 싱어송라이터 송시현이 작곡한 뮤지컬 넘버를 만날 수 있다.
돌산댁과 남편 양백천 역으로는 각각 연륜의 배우 나문희, 박인환이 캐스팅되었다. 수많은 드라마와 영화에서 호흡을 맞춰온 두 배우이기에 무대 위의 만남도 기대를 모은다. 두 배우는 분단과 함께 헤어졌다가 다시 만난 부부의 모습을 담담하면서도 애틋하게 표현할 예정이다. 이외에 주성중, 박원진, 유미, 신대성 등 서울시뮤지컬단 단원들이 출연하며, 뮤지컬 <그날들> 제작사인 인사이트엔터테인먼트가 공동 제작한다.




MINI INTERVIEW

김덕남  서울시뮤지컬단장



취임 후 두 번째 작품으로 <서울 1983>을 택한 이유는?

뮤지컬이 젊은 층의 전유물처럼 되어가는 상황에서 여러 연령층을 아우르는 작품을 보여주고 싶었다. 그래서 상반기에 어린이가 함께 볼 수 있는 가족 뮤지컬 <마법에 걸린 일곱 난쟁이>를 올리고, 하반기에 중장년층이 함께 볼 수 있는 작품을 찾은 것이다. 김태수 작가의 희곡 『단장의 미아리 고개』는 작품성과 대중성을 두루 갖춘 데다 2002년 악극으로 연출한 경험도 있어 선택하게 됐다.


제목을 『단장의 미아리 고개』에서 <서울 1983>으로 바꾼 이유는?

미아리 고개는 작품 첫 장면에서 주인공 부부가 이별하는 장소다. 전에는 악극이란 점을 강조하기 위해 동명의 가요를 연상시키는 <단장의 미아리 고개>라는 제목을 그대로 사용했다. 이번에는 이산가족 찾기 생방송이 있던 1983년에 포커스를 맞춰 <서울 1983>으로 제목을 바꿨다. 대본도 대폭 수정했다. 악극은 장면 하나가 끝나고 가요 한 곡이 나오는 식이라 희곡에 음악만 얹으면 됐지만, 뮤지컬은 극을 음악으로 풀어내기 위한 각색이 필요했다.


<서울 1983>의 음악적 특징은?

총 스물여섯 곡이 쓰이는데 기존 가요가 열한 곡, 새롭게 창작한 뮤지컬 넘버가 열다섯 곡이다. 기존 가요는 시대 정서를 대변하는 부분이나 가수 지망생인 돌산댁 딸이 노래를 부르는 부분에 사용된다. 나머지 인물이 부르는 노래는 송시현 작곡가가 새로 작곡했다. 기존 가요와 뮤지컬 넘버의 조화가 중요한데, 가요를 작곡해 본 송시현 작곡가라면 잘 해내리라 믿고 맡겼다. 


주연 배우로 나문희·박인환을 캐스팅한 이유는?

연륜 있는 배우가 필요했다. 역할에 맞는 나이 대의 뮤지컬 배우가 없고, 또 음악성보다 연극성이 강한 작품이라 연기에 중점을 두고 캐스팅했다. 주인공 돌산댁은 강인한 어머니상을 보여줘야 하는데, 나문희 선생님이 방송에서 보여준 살짝 코믹한 이미지가 고난의 역사를 헤쳐 나가는 원동력으로 표현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박인환 선생은 뮤지컬 이전에 악극에서 남편 역할을 맡은 바 있다.


젊은 층에게 다가가기 힘든 소재라서 고민은 없었나?

영화 <국제시장>을 보면서 지난 시대의 아픔을 다룬 작품이 무조건 젊은 층의 공감을 사기 힘든 건 아니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 우리 역사, 우리 부모님의 이야기이기 때문에 표현의 방법만 세련되게 하면 젊은 층에도 무리 없이 다가갈 수 있을 거라 자신한다.


향후 서울시뮤지컬단이 나아갈 방향은?

계속해서 전 연령층을 아우를 수 있는 작품을 개발할 생각이다. 내년에는 1994년 방영한 김운경 작가의 드라마 <서울의 달>을 뮤지컬로 올릴 예정이다. 옥수동 산동네에 사는 젊은이들의 서울살이 이야기다. 사극 <한성별곡>의 뮤지컬화도 추진 중이다. 다양한 이야기로 서울 사람들이 어떻게 살아왔는지를 그려보려고 한다. 대형 뮤지컬을 올리기에 부족한 예산은 공동 제작으로 돌파구를 찾고 있다. 많은 분들이 서울시뮤지컬단을 관 단체라고 알고 있지만, 1999년 세종문화회관 재단법인으로 거듭났기 때문에 엄밀히 말해 관 단체는 아니다. 옛날 서울시립가무단 시절의 관 단체 이미지에서 벗어나 관객에게 사랑받으려 노력하고 있는 만큼 앞으로도 관심을 갖고 지켜봐 주셨으면 한다.





* 본 기사는 월간 <더뮤지컬> 통권 제146호 2015년 11월호 게재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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