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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처 | [SKETCH] 채송화 분장디자이너 개인전「Timeless Beauty」[No.146]

글 | 배경희 사진 | 이배희 2015-12-01 4,208

뷰티 아이콘을 통해 돌아본 메이크업의 역사

지난 10월 12일 국민대 내에 위치한 아트갤러리에서는 조금 특별한 전시회가 개최됐다. 
바로 뮤지컬을 좋아하는 관객들에게 친숙한 이름인 채송화 메이크업 아티스트의 뷰티 메이크업 전시 「Timeless Beauty」가 열린 것. 
채송화 메이크업 아티스트가 직접 기획하고 연출한 전시회 현장을 찾았다. 



한국 뮤지컬의 스테디셀러가 된 <헤드윅>의 얼굴을 만든 이후로 공연계에서 정신없이 바쁜 크리에이터가 된 채송화 메이크업 아티스트. 매해 바쁘게 작품 일정을 소화하고 있는 그녀가 두 번째 개인전을 열게 된 데에는 2014년에 참여한 유럽 뮤지컬 <마리 앙투아네트>의 작업 경험이 크게 작용했다. 평소 시대별 화장법에 관심이 많았던 그녀가 역사적 배경을 고증하는 시대극 작업을 통해 얻은 노하우로 메이크업의 변천사를 한눈에 조명하는 자리를 기획한 것이다. 2년 전부터 메이크업의 역사를 책으로 엮어낼 준비를 하고 있었기 때문에 전시 프로젝트는 비교적 수월하게 진행할 수 있었다. 
‘Timeless Beauty-변하지 않는 아름다움’이라는 제목이 붙은 이번 전시는 그의 설명처럼 세월이 흘러도 아름다움이 변치 않는 시대별 메이크업의 역사를 테마로 삼았다. 메이크업이 최초로 시작된 시기라고 알려진 고대 이집트부터 21세기 현대에 이르는 방대한 세월의 변천사를 되짚기 위해 채송화 디자이너가 택한 방식은 한 시대를 풍미한 뷰티 아이콘으로 트렌드 흐름을 보여주는 것이다. 시대마다 어떤 메이크업이 인기를 끌었는지 쉽게 알 수 있도록 세계적 스타들이 뷰티 아이콘으로 선정됐는데, 성 혁명이 일어난 1920년대에 등장한 신여성 ‘플래퍼(Flapper)’를 대표하는 무성 영화 배우 루이스 브룩스, 1950년대 할리우드를 대표했던 여배우 오드리 헵번, 1960년대를 풍미한 패션모델 트위기, 1980년대 화제를 몰고 다닌 팝의 여왕 마돈나 등이 그 인물이다. 시대별로 인기 있었던 메이크업의 특징을 잘 살린 분장은 사진 속 모델을 실제 인물로 착각할 정도로 흡사했는데, 이런 느낌을 주기 위해 최대한 비슷한 이미지의 모델을 선정해 작업했다. 근래의 인물들은 실존 인물에 최대한 가깝게 표현하는 데 집중했다면, 클레오파트라, 엘리자베스, 마리 앙투아네트 등 우리에게 익히 알려진 역사 속 인물들은 사람들에게 여전히 아름답게 느껴질 수 있도록 현대적인 감각을 더하는 데 주력했다. 특히 이번 전시에서 돋보였던 작업은 전시회장 마지막 섹션에 배치된 ‘뉴 스타일’이었다. 뉴 스타일은 기존의 유행 메이크업 방식에 디자이너의 해석을 더해 새로운 이미지로 표현한 것. 채송화 디자이너는 이번 전시에서 애착이 있는 작업으로 이 섹션을 꼽으며 “아티스트에 의해 새로운 유행이 만들어지는 시대에 살고 있기 때문에 새로움을 만들어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MINI INTERVIEW




이번 전시회에서 가장 어려웠던 작업은?
보통 오드리 헵번 스타일 같은 산뜻한 메이크업을 하기 쉬울 거라 생각하는데, 그 반대다. 투명한 메이크업보다는 오히려 펑크스타일 같은 화려하고 센 비주얼을 표현하는 게 훨씬 쉽다. 메이크업 자체가 강렬하면 어떤 모델이든 비슷한 느낌을 낼 수 있지만, 심플한 메이크업일수록 그 메이크업으로 대표되는 인물의 느낌을 표현하기 어렵다. 이번에 오드리 헵번과 마릴린 먼로를 표현하기가 쉽지 않았는데, 모델 선정이나 의상에 신경을 많이 썼다.   


다른 시대는 전부 여성 캐릭터를 모델로 했는데, 80년대 뷰티 아이콘으로는 보이 조지를 골랐다. 이유는? 
시대를 대표하는 뷰티 아이콘을 선정하는 데에 성별을 따지진 않았다. 하지만 여건상 시대별로 두 가지 메이크업 테마를 선정해야 했기 때문에 아무래도 여성에 집중하게 됐다. 다만 보이 조지의 경우 80년대에 여자보다 더 예쁜 여장 남자로 인기를 끌었고, 개인적으로 무척 좋아는 뮤지션이기도 해서 그의 메이크업을 표현해 보고 싶더라. 개인적으론 어렸을 때 보이 조지 스타일을 좋아했던 게 나중에 <헤드윅>을 하는 데 영향을 주지 않았나 생각한다.


앞으로 계획 중인 전시가 있나?
나를 얘기할 때 빠지지 않는 작품 중 하나가 <헤드윅>인데, <헤드윅>의 성공 덕분인지  이후 드래그퀸이 등장하는 작품을 많이 했다. 아무래도 화려한 분장이 필요한 작품이 분장디자이너로서 작업하는 즐거움이 더 크기 때문에 개인적으로 그런 작품을 선호한다. 작년 한 해 동안 드래그퀸이 등장하는 <헤드윅>, <프리실라>, <라카지>를 연달아 작업하면서, 언젠간 게이를 소재로 한 뮤지컬 속 분장을 테마로 전시를 꼭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가능하다면 실제 드래그퀸을 분장시켜서 작업해 보고 싶다.




* 본 기사는 월간 <더뮤지컬> 통권 제146호 2015년 11월호 게재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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