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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처 | [FAVORITE] 배우 추천 가을용 플레이 리스트 [No.145]

정리 | 편집팀 2015-11-02 4,783

가을이 오면 함께 들어요!


낭만의 계절 가을에 아름다운 음악을 빼놓을 수 있을까? 
뮤지컬 배우들이 추천하는 가을의 플레이 리스트. 꼭 한번 들어보세요! 



지현준          

저는 평소에 클래식을 즐겨 듣는데요, 그중 가을에 어울리는 두 곡을 소개해 드릴게요. 
슈만의 ‘트로이메라이’는 악보도 외우고 있는 저의 베스트 곡 중 하나예요. 슈만의 피아노곡 모음 ‘어린이 정경’ 중 한 곡이죠. 

‘트로이메라이’는 독일어로 ‘꿈, 공상’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어요.  나중에 백발이 성성해졌을 때 가을바람에 어린 시절을 돌아보며 이 곡을 치고 싶다는 생각을 해요. 
고전은 삶을 잠시 멈춰 세우는 힘이 있죠. 이 곡은 그때 머릿속에 스쳐  지나가는 많은 상념을 덤덤하고 맑게 흘려보내 줄 거에요. 

찾아 들으신다면  호로비츠가 연주한 버전을 추천합니다. 

그리고 가을 하면 역시 쇼팽! 쇼팽이 우울과 고독 속에  작곡했던 ‘발라드 1번’이 제가 추천하는 두 번째 곡이에요. 

예술가라면 피할 수 없는 내면의 외로움과 욕망,  하지만 그걸 이길 수 있는 유일한 방법 또한 피아노를 치는 일이라는 아이러니가 느껴져서  이 곡을 좋아해요. 

이 가을에 취하기에도, 나 자신을 돌아보기에도 좋은 곡이랍니다.



배두훈          

6년쯤 전, 런던 템스 페스티벌 참가차 영국에 간 적이 있었어요. 
런던은 날씨가 하루에도 몇 번씩 맑았다 흐리기를 반복하고, 어디서 사진을 찍더라도  그림이 나오는, 하늘과 거리가 아주 분위기 있는 곳이었죠. 

하루는 아침 일찍 숙소를 나와 근처의 강을 걸었는데 안개가 심하게 껴서 2~3미터 앞도 잘 보이지 않더라고요. 
그때 제 헤드폰에서 흘러나온 음악이 베이비페이스의 ‘Red Dress’였어요.  고요하고 선선한 회색빛 풍경과 음악이 딱 들어맞으면서 느꼈던 그 황홀함을  잊을 수가 없네요. 

아침에 집을 나서 첫 햇살을 받을 때나 노을 지는  저녁 하늘을 바라볼 때, 분위기 있는 밤에 들어도 좋은 곡이에요. 

참고로 이 곡은 현재  음원 사이트에는 등록돼 있지 않으니 유튜브를 통해 들어보세요! 



서경수          

가을에는 조지 벤슨의 ‘Six Play’를 들어보세요. 재즈 역사상 가장 위대한 기타리스트로 손꼽히는 싱어송라이터 조지 벤슨. 

그의 2003년 음반 ‘Irreplaceable’은 벤슨의 재즈적인 색깔보다 팝적인 색깔을 더 느낄 수 있는데요. 
특히 이 음반에 수록된 ‘Six Play’는 조지 벤슨의 세련된 R&B 리듬이  매력적인 곡이에요. 물론 도입부의 섹시한 피처링과 낭만적인 가사도요! 
감미로운 선율과 꼭 어울리는 조지 벤슨의 멋진 목소리까지.  이보다 더 가을과 잘 어울리는 노래가 있을까요?



함연지          

올가을, 제가 추천하고 싶은 음악은 냇 킹 콜의 ‘Tenderly’입니다. 
제가 냇 킹 콜의 노래들을 참 좋아하는데요. 요즘처럼 날씨가 쌀쌀해지면, 혼자 있을 때  이따금씩 차가운 슬픔이 몰려들곤 해요. 

그럴 때 이 노래를 들으면 많은 위로가 돼요.  그의 긍정적이고 따뜻한 목소리에 마음이 녹는달까요. 

‘저녁 바람이 나무들을 부드럽게  어루만지네, 떨고 있는 나무들은 그 바람을 부드러이 받아들이네…’ 
특히 이 노래의 첫 부분에 나오는 아름다운 가사를 듣고 있으면, 제가 나무가 된 것 같고,  이 노래가 절 부드러이 위로해 주는 바람처럼 느껴지곤 한답니다.  



전역산          

뜨거웠던 여름이 어느새 끝났구나, 하고 실감하는 나날이에요. 
연습실 가는 길, 또 극장 출근 길 곳곳에서 가을이 왔음을 실감하죠. 그런데 새로운 계절이  다가올 때 어쩐지 마음이 어수선해지지 않나요? 

특히 가을에는 더 마음이  뒤숭숭해지는 것 같아요. 저는 가을의 쓸쓸함을 즐기는 편이라 일부러 더 쓸쓸한 노래를  찾아 듣곤 해요. 

아이팟에 발라드 폴더를 여러 개 만들어 두고, 그날 기분에 따라  그 노래들을 계속 듣죠. 

현재 발라드 첫 번째 폴더에 있는 노래는 유재하의 ‘가리워진 길’,  정키의 ‘홀로’, 전우성의 ‘만약에 말야’ 이렇게 세 곡이에요. 
요즘은 유재하의 ‘가리워진 길’이란 노래를 자주 듣고 있어요. 지금 연습 중인 <젊음의 행진>에 나오는 뮤지컬 넘버기도 하고, 요즘따라 이 노래 가사가 참 마음에 와 닿아요. 



조형균

가을이란 계절의 이미지를 생각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노래는  나얼의 ‘Reason 4 Breathing’이란 곡이에요. 

브라운 아이즈 2집  에 수록된 보너스 트랙이죠. 벌써 십 년도 더 된 곡인데,  이 노래를 들으면 가을의 여유가 느껴져서 좋아요. 

개인적으로 나얼 씨의 음색을  좋아해서, 나얼이 브라운 아이드 소울 멤버들과 함께 부른 스티비 원더의  ‘Ribbon In The Sky’도 참 좋아해요. 

이 노래를 듣고 있으면 마음이 평온해지는 기분이죠. 성시경의 ‘거리에서’도 가을에 어울리는 노래인 것 같아요. 
낙엽 쌓인 거리를 떠올리게 하는 노래랄까요. 강추합니다!




* 본 기사는 월간 <더뮤지컬> 통권 제145호 2015년 10월호 게재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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