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인이 춤추는 날
최근 커뮤니티 댄스 프로그램이 여기저기서 늘어나고 있지만, 몸을 움직이는 데 익숙지 않은 사람들에게 춤은 여전히 ‘관람’의 대상이다. 그런데 이런 사람들이 마음껏 춤을 출 수 있는 자리가 마련된다. 1982년 유네스코(UNESCO)가 제정한 ‘세계 춤의 날(International Dance Day)’이 다가오기 때문이다. 세계 춤의 날은 근대 발레를 확립시킨 장-조르주 노베르(Jean-Georges Noverre)의 생일인 4월 29일을 기념해 제정된 날로, 매년 세계 각국에서는 춤과 관련된 다양한 행사들을 펼친다. 국내에서도 세계무용연맹 한국 본부 주최로 다양한 춤 공연을 연다. 지난 2010년 만들어진 조직위원회는 서울, 인천, 광주, 부산 등 전국 주요 도시의 공연장과 학교, 야외 공간에서 전국적인 행사를 치렀다. 춤의 생일을 전 세계적으로 축하하는 행사인 만큼, 세계적인 무용가들도 이날을 기념해 축전을 발표해왔다. 그동안 유리 그리고로비치, 머스 커닝햄, 모리스 베자르, 마기 마랭, 오노 카즈오, 윌리엄 포사이드 등이 전 세계에 축하의 메시지를 보냈다. 이처럼 무용가들의 메시지를 전 세계에 전달하는 것은 춤이 국가와 인종의 장벽을 초월하는 인류 공동의 언어라는 점을 되새기기 위함이다. 지난 몇 년간 국내에서도 이런 움직임에 화답하고 있지만 활동이나 반응은 상대적으로 미진하다. 1984년부터 춤의 날을 기념하는 행사가 열리긴 했지만, 대부분 예술가들만 모이는 ‘무용’ 행사에 그쳤다. 그래도 2010년부터 치러진 행사는 ‘누구나 춤출 권리가 있다’는 기치 아래 발레에서 막춤까지 아우르며 태도의 변화가 있었다. 서울에서는 댄스 파티를 진행했고 지방 주요 도시에서는 각 지역 무용단과 춤 동호회들이 다양한 축하 공연으로 시민들과 만났다. 올해는 29일 개막 행사를 시작으로 5월 2일까지 아르코예술극장에서의 특별 공연과 박물관에서의 다양한 퍼포먼스가 마련돼 있다. 그들만의 잔치가 아니라 누구나 춤출 수 있는 날인 만큼, 따뜻한 봄의 정취를 느끼며 이 작은 축제에 참여해보는 것은 어떨까.
* 본 기사는 월간 <더뮤지컬> 통권 제139호 2015년 4월호 게재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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