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대는 늘 새로운 이야기를 원한다. 때문에 작품 앞에 붙는 ‘초연’이란 수식어는, 자연스레 관객들의 기대를 불러일으킨다. 이달에는 유독 국내에 처음 소개되는 작품들이 눈에 띈다. 더욱이 명작가의 잘 알려지지 않은 작품이 공연된다는 소식은, 숨은 보석을 발견한 듯 반가움을 전한다. 지난달엔 프랑스의 대문호 빅토르 위고의 <1000프랑의 보상>이 프랑스 툴루즈 국립극단의 내한 공연으로 국내에 첫선을 보였고, 때마침 공연 시기에 맞춰 이 작품의 완역본이 국내 최초로 발간되었다. 그리고 위고에 이어 이달에는 헨릭 입센의 숨겨진 명작이 우리를 찾는다. 바로 김광보의 연출로 국내 초연하는 <사회의 기둥들>.
이 작품은 입센이 그 어느 때보다 많은 공을 들였다고 알려져 있는데, 대작인 <페르귄트>의 창작 기간이 9개월인 반면, <사회의 기둥들>은 장장 8여 년의 시간을 거쳐 완성된 것이라고. 그만큼 작가의 치열한 고민이 고스란히 담겨 있는 의미 있는 작품이다. 비록 <인형의 집>, <헤다 가블러> 등의 명작에 가려져 국내에선 번역본조차 없지만, <사회의 기둥들>은 현대연극사에서도큰 상징성을 갖는다. 1877년 발표 당시 희곡으로는 드물게 초판 6천 부를 발행하는 저력을 보였을 뿐 아니라, 사실주의적 양식을 앞세운 사회극의 효시로 확고한 명성을 지녔기 때문. 노르웨이 소도시 한 영주의 위선과 욕망을 다룬 이 이야기에는, 137년이 지난 현시대에서도 딱 들어맞는 통찰력과 시의성이 절묘하게 담겨 있어, 이번 무대는 입센의 진가를 다시 한 번 명확히 확인할 수 있는 시간이 될 것이다.
맨 프럼 어스
11월 7일~2015년 2월 22일 대학로 유니플렉스 2관
가족이란 이름의 부족
11월 8일~30일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
* 본 기사는 월간 <더뮤지컬> 통권 제134호 2014년 11월호 게재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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