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들어 부쩍 결혼에 대한 질문 세례를 받는다. 어째서 결혼을 안 하는지, 혹시 남자친구가 없어서 결혼을 안 하는지, 만약에 남자친구가 있다면 왜 결혼을 안 하는 건지…… 동창들의 결혼과 출산, 육아 소식이라는 도무지 관심 없는 이슈를 열심히 전하는 친구들마저도 묻는다. 넌 이러다 ‘결혼’을 놓쳐버리면 어쩌나 불안하지 않냐고. 도대체 아직 호기심 많고 어린 내게, 아니, 더 이상 어리지 않지만 여전히 젊은’으로 정정, 내가 왜 그런 말을 들어야 하는, 아니, 이런 말 따윈 집어치우자. 어떤 특정한 시기에 결혼하지 않는 걸 보통의 삶과 조금 동 떨어진 특이한 삶으로 생각하는 건지 궁금하다. 세상에 백 명의 사람이 있다면, 제 백 개의 결혼 적령기가 있을 텐데.
결혼을 강요하는 주위 사람들 말에 의하면, 나는 결혼이라는 결실을 맺을 수 있는 거의 마지막 계절을 맞았다. 그래, 마지막 계절이라면, 뭐라도 해봐야 할 테지. 골드 미스가 되지 않으려고 노력해봐야 할까. 음, 아니면 ‘골드’ 미스가 되려고 노력하는 편이 더 나을까. 어느 쪽도 쉽지 않아 보이네. 그런저런 생각을 하고 있는 나는 역시 미스로 가는 급행열차에 오른 걸 불안해하고 있는 걸까.
* 본 기사는 월간 <더뮤지컬> 통권 제127호 2014년 4월호 게재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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