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용계 역시 지난 세기부터 꾸준하게 이런 흐름을 포착하고 새로운 실험으로 연결하고 있는 중이다. 그중에서도 해마다 봄이 되면 시작되는 페스티벌 봄은 디지털 기기 등 여러 가지 도구와 아날로그 몸을 결합해 새로운 심상을 창출하는 공연으로 눈길을 끈다. 지난달에는 인공위성 프로젝트로 이름을 알린 미디어 아티스트 송호준의 전자부품 랩 음악 프로젝트와, 벨기에의 사운드 아티스트와 안무가 형제의 전위적인 공연이 화제를 모은 바 있다. 이번 달에도 이런 실험은 계속된다. <사람들이 갑자기 새까맣게 모여든다>는 관객이 있는 공간에 조명이 있고 정작 무용수들의 무대 공간은 칠흑처럼 어둡게 배치되는 낯선 관람 체험이 흥미를 자아낸다. 또 노르웨이의 작가이자 퍼커션 연주자가 진행하는 <바보들을 위한 경제학>은 멀티미디어 프레젠테이션 형식의 경제학 강좌에 사운드 퍼포먼스를 결합해 두뇌와 시청각을 동시에 자극한다. 이런 공연들은 아무리 새로운 테크놀로지나 미디어가 범람해도 우리는 결국 몸이라는 실체를 떠날 수 없다는 평범한 진실을 깨닫게 한다.
4월 16일~19일 국립극장 해오름극장
나초 두아토 <멀티플리시티>
‘세계적인 천재 안무가’라는 공허한 표현으로만 접해왔던 나초 두아토가 드디어 한국에 온다. 유니버설발레단의 창단 30주년을 축하하기 위해 그가 직접 내한해 <멀티플리시티>를 전막으로 공연하는 것. 2004년 자신이 몸담았던 스페인 국립무용단의 내한으로 공연된 적이 있지만 국내 발레단이 직접 보여주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바흐의 서거 250주년을 기념해 독일 바이마르시와 스페인 국립무용단이 1999년에 만든 이 작품은 ‘몸짓으로 연주하는 바흐 예찬’이라는 부제가 말해주듯 음악의 몸짓화에 있어서 탁월함을 보여준다.
4월 25일~27일 LG아트센터
* 본 기사는 월간 <더뮤지컬> 통권 제127호 2014년 4월호 게재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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