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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컬처 | [프리뷰] 봄 바다에서 통영국제음악제를 [No.126]

글 |이민선 2014-04-03 3,541

봄이면 통영은 클래식 팬들을 그 도시로 불러들인다. 한국이 낳은 현대 음악의 거장 윤이상을 기리기 위해 2000년에 시작된 통영현대음악제는 2002년부터 통영국제음악제로 이름이 바뀌며 현재까지 이어져오고 있다. 한려수도를 품은 봄 바다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일주일간의 음악 축제는 현대음악은 물론, 고전음악과 재즈 등 다양한 장르를 아우르고 있어, 낯선 곳에서 세계적인 음악가들을 만나는 신선한 즐거움을 준다. 13회를 맞는 이번 통영국제음악제는 3월 28일부터 4월 3일까지 열린다. 올해는 바다를 바라보고 있는 통영국제음악당 개관을 기념해 ‘Seascapes’를 주제로 프로그램을 구성했다.


28일에 열리는 개막 공연은 통영페스티벌오케스트라가 참여한 가운데, 알렉산더 리브라이히가 지휘하고 피아니스트 손열음이 협연한다. 윤이상이 1964년에 작곡한 ‘오케스트라를 위한 유동’과 드뷔시의 ‘바다’, 브리튼의 네 개의 바다 간주곡, 라벨의 피아노 협주곡 G 장조를 연주한다. 개막 공연의 연주 곡명에서 이번 축제의 주제가 느껴진다.

 

상주 작곡가 살바토레 샤리노의 음악극 <죽음의 꽃>은 28일과 29일 양일간 통영국제음악당 블랙박스에서 공연된다. 이 작품은 2막으로 구성된 음악극으로, 16세기 작곡가 카를로 제수알도가 아내와 아내의 연인을 살해한 사건을 바탕으로 쓰였다. 현대음악 프로젝트가 연주하고 뤼디거 본이 지휘를, 박상연이 연출을 맡았다.

 

미국의 독특한 일렉트릭 쳄버 앙상블 ‘뱅 온 어 캔 올스타’는 서울 공연(4월 2일, LG아트센터)에 앞서 통영에서 먼저 한국 관객을 만난다. 피아노와 첼로, 베이스, 퍼커션, 기타, 클라리넷으로 이뤄진 앙상블로, 현대음악 작곡가들의 곡을 비롯해 깡통 따는 소리, 칼 가는 소리 등 일상 속에서 들을 수 있는 소리를 음악으로 승화시킨 팀으로 유명하다. 통영에서도 두 번의 공연과 더불어 대중들과 함께하는 워크숍을 준비 중이다.

4월 1일, 이번 시즌의 레지던스 아티스트로 선정된 노부스 콰르텟과 메조소프라노 베셀리나 카사로바가 함께하는 공연도 눈길을 끈다. 볼프의 이탈리안 세레나데, 슈베르트의 현악 사중주 ‘죽음과 소녀’, 베를리오즈의 ‘여름밤’을 공연한다. 상주 작곡가인 샬바토레 샤리노와 티그란 만수리안의 작품을 듣는 기회가 마련돼 있으며, 아시아 작곡가 쇼케이스와 윤이상 콩쿠르 입상자인 유치엔 쳉의 공연 등 통영국제음악제만의 프로그램들이 즐비하다.

 

런던 심포니 오케스트라 내한 공연
영국 최고의 오케스트라인 런던 심포니 오케스트라가 3년 연속 한국을 방문한다. 2012년 발레리 게르기예프와 2013년 베르나르트 하이팅크에 이어, 올해 한국을 찾는 지휘자는 다니엘 하딩. 그는 1990년대 중반 사이먼 래틀과 클라우디오 아바도가 강력하게 지지한 20대 청년 지휘자로 음악계에 이름을 알린 후, 현재 세계에서 인정받는 지휘자로 우뚝 섰다. 이번 한국 공연 역시 그의 지휘 예술을 만끽할 수 있는 프로그램들로 채워졌다. 10일에는 무소륵스키의 ‘민둥산의 하룻밤’과 스트라빈스키의 ‘페트로슈카’, 슈베르트 교향곡 8번이, 11일에는 프로코피예프 피아노 협주곡 2번과 말러 교향곡 1번이 준비돼 있으니 취향대로 골라 들을 수 있다. 프로코피예프 피아노 협주곡은 피아니스트 김선욱이 함께한다.
3월 10일~11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예프게니 키신 피아노 리사이틀
피아니스트 키신의 내한 공연 소식을 지금에야 접했다면, 아쉽게도 당신은 이 공연을 보러 갈 수 없을 것이다. 이번 공연은 지난해 11월 티켓 오픈을 하자마자 매진됐다. 2006년과 2009년에 이어 세 번째로 한국을 찾는 그의 인기를 실감할 수 있는 증거다. 지난 내한 공연에서 1시간에 걸쳐 10곡의 앙코르 연주를 하고 자정을 넘기며 팬 사인회를 열었을 만큼, 한국 관객들은 그의 연주에 반해 버렸다. 이번 공연에서는 슈베르트의 피아노 소나타 17번과 스크랴빈의 피아노 소나타 2번 및 12개의 연습곡 중 7곡을 골라 연주한다. 낭만주의 음악에서 빛을 발하는 키신의 해석과 고난도의 테크닉, 깊고 섬세한 감성을 느낄 수 있다.
3월 30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 본 기사는 월간 <더뮤지컬> 통권 제126호 2014년 3월호 게재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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