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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컬처 | [프리뷰] 제5회 세계국립극장페스티벌 - 가을밤을 수놓을 공연 축제의 향연 [No.96]

글 |박병성 사진제공 |국립극장 2011-09-05 3,833

가을은 독서의 계절이란 말은 옛말, 언제부턴가 가을은 공연의 계절이 되어버렸다. 국내 대표 공연 축제인 서울국제공연예술제와 각 나라의 공연예술을 대표하는 국립극장들의 잔치, 세계국립극장페스티벌이 가을에 펼쳐지기 때문이다. 2007년부터 시작한 이 축제는 전 세계 국립극장의 우수 레퍼토리를 교류하는 잔치이다. 무용, 연극, 음악 등 다양한 장르의 9개국 30개 공연들이 두 달간 펼쳐진다.
세계국립극장페스티벌은 크게 세 개 섹션으로 구성된다. 가장 관심을 모으는 섹션은 해외 국립극장 레퍼토리를 선보이는 해외 초청작이다.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국립극장인 코메디 프랑세즈가 선보이는 몰리에르의
<상상병 환자>, 세계적인 이미지 연극의 대가 로버트 윌슨의 신작인 체코 프라하 국립극장의 <마크로풀로스의 비밀>, 중국 랴오닝 발레단과 독일 슈투트가르트 발레단이 합작한 대형 발레극 <마지막 황제> 등 올해에는 7개국을 대표하는 작품들이 선보인다.
두 번째 섹션은 국립극장 전속 단체 공연이다. 그중 국립창극단이 준비하는 판소리 오페라 <수궁가>에 관심이 모아진다. 세계적인 오페라 연출가 아힘 프라이어에게 의뢰한 작품으로 판소리 오페라 형식은 이번이 첫 시도이다. 그리고 올여름 선보였던 <화선 김홍도>가 한층 업그레드되어 폐막 공연을 장식한다. 
세 번째는 국내 우수작, 국내 초청작 섹션이다. <세컨드네이처의 구토>, <바다주기> 등의 무용부터, 권오일 선생 3주기 추모 공연 <느릅나무 그늘의 욕망>, 김아라의 <모래의 정거장> 등의 연극, 고골리의 단편소설을 신체 움직임극으로 극화한 <외투>, 월드뮤직 콘서트 <지구음악>, 파티 형식의 등 다채로운 공연들이 펼쳐진다. 

 

기대되는 해외 초청작 3편

 

코메디 프랑세즈 <상상병 환자>
코메디 프랑세즈 극단은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극단 중의 하나이다. 몰리에르가 사망한 지 7년 후인 1680년 루이 14세의 지시로 창단되었으며 그 주축이 되었던 것이 몰리에르 극단이었다. 코메디 프랑세즈는 1789년 대혁명 시대에 해체되었다가 나폴레옹의 코미디 옹호 정책에 힘입어 재건되기도 했다. 이 극단에서 가장 많이 올린 작품은 당연히 몰리에르의 작품이다. 프랑스와 이탈리아 희극의 뿌리로 여겨지는 몰리에르는 <따르뛰프>, <동주앙> 등으로 지금까지도 최고의 희극 작가로 평가받는다. <상상병 환자>는 몰리에르의 마지막 작품으로 이 작품의 초연 무대에서 쓰러져 생을 마감했다. 
구두쇠인 아르강은 건강 염려증에 걸려 주치의가 지시하는 처방을 맹목적으로 따른다. 주치의는 그에게 더 많은 치료비를 얻어내기 위해 말도 안 되는 처방을 계속 내린다. 치료비가 아까운 아르강은 딸 안젤리크에게 사랑하는 사람이 있지만 의사와 결혼하길 바란다. 건강 염려증에 걸린 형을 도우려는 동생은 형을 설득해 가짜로 죽은 척을 하게 하고 아르강은 진정으로 그를 위하는 사람은 딸 안젤리크밖에 없다는 것을 알게된다. 코메디 프랑세즈 공연은 무대와 세트에서 원작 느낌을 살려 프랑스 고전 희극의 맛을 느끼게 할 것이다.

 

 

체코 프라하국립극장 <마크로풀로스의 비밀>
카프카, 쿤데라와 함께 20세기 체코 문학의 가장 중요한 작가로 꼽히는 카렐 차페크의 희곡 <마크로풀로스의 비밀>이 이미지극의 대가 로버트 윌슨과 만났다. 작품을 발표할 때마다 세계적인 주목을 받는 연출가 로버트 윌슨의 최신작으로 블랙 코미디인 원작의 가능성을 확장시켰다는 평가를 받는 작품이다.
세계적인 오페라 가수 에밀리아 마르티가 주인공이다. 1세기 동안 이어져오는 프루스 남작과 그레고르의 법정 다툼에 에밀리아가 끼어든다. 그녀는 이들의 분쟁에 대해 놀라울 정도로 많은 비밀을 알고 있다. 그녀가 원하는 것은 단지 문서 하나. 그녀는 문서를 얻기 위해 프루스 남작 가문의 남자들을 유혹하고 그로 인해 한 젊은 청년이 자살을 한다. 사실 에밀리아는 연금술사인 아버지가 만든 몰약으로 300년간 생명을 유지해온 엘리나 마크로풀로스였다. 그녀는 수세기 동안 다른 이름으로 살아왔다. 그녀는 자신의 비밀을 지키기 위해 가족들뿐만 아니라 어느 누구에게도 마음을 주지 못하고 상처만 주며 살아왔다. 영생을 얻기 위해 몰약 제조법이 담긴 문서를 찾으려던 엘리나는 그것을 포기하고 죽음을 받아들인다.
판타지적 요소가 가득한 원작에 로버트 윌슨은 시청각적 이미지를 곁들여 불멸의 삶을 꿈꿨던 한 여인의 안타까운 파멸을 그려낸다.

 

 

중국 랴오닝발레단 <마지막 황제>
청나라의 마지막 황제 푸이의 삶을 그린 영화 <마지막 황제>를 토대로 만든 발레극이다. 중국국립발레단의 <홍등>, 상하이발레단의
<백발소녀>와 함께 중국 발레를 대표하는 작품이다. 2004년 이래로 프랑스, 스페인, 포르투갈 등 해외 시장을 겨냥해 세련되면서도 객관적인 시선을 담아냈다. 파란만장한 역사의 격랑 속에서 마지막 황제의 지위에서 평민으로 추락하는 푸이의 삶이 드라마틱하게 펼쳐진다. 푸이와 유모, 영어교사 존스톤, 황후 완롱 및 일본인 등 인물 간의 갈등을 웅장한 무대와 현란한 안무로 풀어내 영화와는 다른 매력을 보여준다. 이번 공연은 중국 랴오닝발레단과 독일 슈투트가르트 발레단의 합작으로 이루어졌다.

 

 

 

 

* 본 기사는 월간 <더뮤지컬> 통권 제 96호 2011년 9월 게재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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