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달 열리는 문화예술행사 중 하나씩 추천하는 코너입니다. 6월의 추천작은
초여름 밤, 열흘간의 음악영화 여행 - KT&G 시네마 음악영화제
좋은 영화는 머리를 숨 쉬게 하고, 좋은 영화에 좋은 음악까지 있다면 몸과 마음이 산소 링거를 맞고 있는 기분이랄까. 초여름 밤, 몸과 마음에 시원한 에너지를 불어넣어줄 ‘시네마 음악영화제’가 6월 3일부터 12일까지 열흘간 홍대 KT&G 상상마당에서 열린다. 영화제는 ‘음악영화 신작전’, ‘Rock Your Spirit’, ‘Music Director`s’, ‘Taster`s Choice’ 등 비교적 뚜렷한 네 가지 섹션으로 나뉘어 다채로운 프로그램을 선보일 예정이다. 개인적으로는 ‘오랜만에 다시 한번’, ‘아차차 놓쳤다’, ‘재미있겠는데!’ 이렇게 세 섹션으로 나누어 볼 생각이다. 첫 섹션의 주인공은 상영 마지막 날, 학원을 땡땡이 치고 온 나와 전혀 모르는 두 명이 시네코아에서 함께 본 <벨벳 골드마인>, 장마철이면 늘 플레이 리스트에 넣어두었던 <고양이를 부탁해>, <아모레스 페로스>에서 반해버린 구스타보 산타올라야의 <바벨>, 두 번째 섹션은 이안 감독의 <테이킹 우드스탁>, <벡>, <멋진 하루>, <언노운 우먼>, 세 번째 섹션은 메이트의 음악영화 <플레이>, 신대표의 <멋진 인생>, 에단 호크의 <이토록 뜨거운 순간>이다. 그리고 특별 섹션! 정말 가보고 싶은 글래스톤베리 뮤직 페스티벌을 담은 <글래스톤베리>다. 비요크과 모리시, 라디오 헤드의 공연을 이렇게나마. 흑흑. | 김유리
유르겐 텔러 전시회 『Touch Me』
당신이 기억하는 가장 인상적인 유르겐 텔러의 사진은 무엇인가? 소피아 코폴라의 마크 제이콥스 향수 캠페인? 쇼핑백에 처박힌 빅토리아 베컴의 두 다리? 그것도 아니면 발가벗은 채로 다리를 벌리고 있는 비비안 웨스트우드의 누드? 내 기억 속에 저장된 그의 첫 번째 사진은 뒷모습의 한 소녀가 두 팔을 길게 벌려 백을 들고 있는 마크 제이콥스의 캠페인 이미지다. 그때는 그 사진가가 누군지도 모른 채 온전히 이미지에 매료됐던 기억이 난다. 그리고 장담하건대, 당신에게 이 사진가의 이름이 낯설게 들린다고 해도, 당신 역시 적어도 한 번쯤은 그의 사진을 봤을 것이다. 마크 제이콥스, 셀린느, 비비안 웨스트우드 등 패션 브랜드의 캠페인 사진이 그의 작업들이니까. 그리고 한번 보면 어딘지 모르게 기억에 남는 사진이기 때문이다. 가장 평범한 순간을 평범하지 않게 담아내는 자신만의 고유한 세계를 지닌 사진가, 누군가의 표현대로 그의 작업에 매번 놀라는 것이 지겹게 만드는 사진가, 유르겐 텔러. 이 봄이 다 가기 전에 봄바람도 쐴 겸 통의동으로 그의 전시회를 보러 나서면 어떨까? 참, 이번 전시는 유르켄 텔러가 직접 사진의 순서와 배치를 정했는데, 그는 이를 위해 사흘을 갤러리에서 보냈다고 한다. 전시회는 7월 31일까지 대림미술관에서 전시된다. | 배경희
이렇게 다시 보게 될 줄이야 <키사라기 미키짱>
삼년 전인가, 전주국제영화제에서 보았던 영화 중에 코믹함에서 최고로 재밌었던 작품을 꼽자면 단연코 <키사라기 미키짱>이다. ‘오타쿠’ 삼촌 팬들이 일 년 전에 죽은 아이돌 미키짱을 추모하는 모임에서 그녀의 죽음에 대한 진실을 밝혀가는 추리극이자 엄청난 코미디이다. 멀쩡하게 생긴 남자들이 각자 미키짱에 대한 치밀하고 세심한 애정을 드러내며 공감하는 장면은 ‘이건 일본이라서 가능한 이야기!’라는 놀라움을 주었고, 그들이 낯 뜨겁기보다 사랑스러워보였던 것도 일본 영화라서 가능한 일이라고 생각했다. 게다가 어떤 증거물도 없이 팬이기에 가능한 뛰어난 기억력으로 미키짱의 마지막을 짐작해 나가는데, 거듭되는 추리의 결과가 너무도 어이없는 반전의 연속이라 정말로 배가 찢어지도록 웃었다. 한 장소에서 진행되는 극이라 굉장히 연극적이라고 생각했는데, 알고 보니 영화는 동명의 연극을 원작으로 한 것이었다. 그리고 곧 한국에서 그 연극을 볼 수 있게 되었다. 오구리 슈운과 카가와 데루유키, 코이데 케이스케 등 한국에서도 다들 알 만한 인기 배우들의 호연이 돋보였는데, 한국 배우들이 연기하는 <키사라기 미키짱>은 어떨지 정말 정말 궁금하다. 다시 배 터지게 웃을 수 있기를. | 이민선
* 본 기사는 월간 <더뮤지컬> 통권 제 93호 2011년 6월 게재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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