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스티벌 봄’의 계절이 찾아왔다. 올해로 7회를 맞이하는 페스티벌 봄은 전 세계 예술가들이 참여하는 국제다원예술축제. 현대무용, 연극, 미술, 음악, 영화 등 현대 예술 전 장르가 상호 교류하는 자리다. 2013년 페스티벌 봄에는 총 13개국 26개의 작품들이 참여한다.
축제의 시작을 알리는 것은 연극 <현위치>(3월 22~27일, 두산아트센터 Space111). 사소한 언어와 몸짓을 강박적으로 반복하는 독특한 연출법으로 주목받은 일본 연출가 오카타 토시키의 최신작이다. 가상의 세계를 배경으로 존재의 형성과 소멸에 대한 메시지를 전한다.
국내에서 마니아층을 형성하고 있는 일본 연출가 히라타 오리자의 <사요나라>(4월 4~5일, 백성희장민호극장)도 무대에 오른다. 정교한 과학 기술이 담긴 로봇 연극을 경험할 수 있는 좋은 기회. 불치병에 걸린 소녀와 간병인 로봇의 이야기가 인간 존재에 대한 근원적인 질문을 던진다.
전위 연극의 거장 로메오 카스텔루치의 <신의 아들을 바라보는 얼굴의 컨셉에 대하여>(3월 23~24일,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도 기대를 모은다. 거대한 안토넬로 다 메시나의 예수 초상을 배경으로 아버지의 배설물을 치우는 아들의 모습을 무대 위에 담았다. 이를 통해 카스텔루치는 우리가 금기된 것들에 얼마나 여유로울 수 있는지 묻는다.
한국판 줄리엣의 유형학을 제시하는 국내 작가 홍성민의
신개념 무용 공연 (3월 26~27일, 백성희장민호극장)는 공연의 정치경제학 탐험이라는 기치를 내걸었다. 아이디어 태동에서 공연 완성까지 관객의 생각에 전적으로 복종하는 프로젝트다. 싱가포르 출신의 안무가 다니엘 콕은 공연에 대한 온라인 설문 조사를 통해 하나의 공연이 얼마만큼 민주적일 수 있는가를 직접 탐험했다.
무용수들에게 자전적 발화의 기회를 부여하는 다큐멘터리 연극이자 메타무용 연작을 국내 에 선보였던 제롬 벨. 그가 극단 호라와 함께 <장애극장>(4월 6~7일, 서강대 메리홀 대극장)을 공연한다. 극단 호라에 소속된 열한 명의 학습 장애 배우들이 자신들의 인생과 재능을 솔직하게 관객들과 공유하는 시간을 펼칠 예정이다.
일본 안무가 야마시타 잔과 안애순 무용단의 협업 <거기에 쓰여있다>(4월 8~9일, 백성희장민호극장)도 실험적인 시도가 돋보인다. 관객과 무용수가 안무에 대한 악보를 공유한다는 컨셉이 인상적이다. 관객들은 단어의 나열, 기호, 출연자 인터뷰 등이 담긴 악보를 받게 되고, 종이 안의 내용들이 무대 위에 어떤 움직임으로 되살아나는지 목격하는 새로운 경험을 하게 된다.
이 밖에 무대와 객석의 위치를 바꾸는 획기적인 시도를 한 포사이스컴퍼니의 <헤테로토피아>(4월 10~14일, 성남아트센터 오페라하우스), 전통 가곡에 신체 퍼포먼스를 더한 가객 박민희의 <가곡실격: 나흘밤>(4월 4~5일, 국립극단 소극장판) 등 개성 넘치는 작품들이 봄 페스티벌을 가득 채우며 관객 맞이에 나선다.
3월 22일~4월 18일/ 두산아트센터 Space111 외/ 02)730-9617
* 본 기사는 월간 <더뮤지컬> 통권 제114호 2013년 3월호 게재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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