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는 저항 시인 윤동주의 해라고 해도 될 만큼 그에 대한 다양한 조명이 시도됐다. 공연계에서는 연극 <자화상>과 창작뮤지컬 <윤동주, 달을 쏘다>, 두 편의 공연이 관객과 새롭게 만났다. <윤동주, 달을 쏘다>는 한국적인 소재로 창작극을 제작해 온 서울예술단이 “어두웠던 시대 속 꽃피우지 못한 예술가들의 삶 재조명”이라는 취지로 기획한 공연이다. 서울예술단은 역사의 격랑에 휩쓸린 젊은 시인 윤동주의 삶에 상상력을 더해 신선한 가무극의 형식으로 공연을 올렸다. 노래와 춤이 이야기에 녹아있는 점은 오늘날의 뮤지컬과 비슷했지만, 합창과 군무로만 구성된 경직성은 그 시대의 정서를 나타내주었다.
지난 8월 초연 이후 10개월 만에 무대에 오르는 재공연에서는 안무와 무대미술에 변화가 있을 예정이다. 초연 안무는 함축적 움직임으로 다소 딱딱한 느낌을 줬지만, 이번에는 안무가 우현영의 참여로 라틴 댄스, 재즈, 현대무용, 발레 등 다양한 춤 요소가 추가되며 유연해졌다. 또 무대미술가 윤정섭이 가세해 영상과 조명을 활용하며 단조로웠던 무대를 감각적으로 바꾼다. 무겁고 부피감 있는 사실적인 세트에서 벗어나 이미지가 돋보이는 상징적인 세트를 선보일 계획이다. 시각적인 요소가 바뀐 만큼 서사와 음악적인 부분과의 자연스러운 조화가 중요해졌다. 다소 교과서적인 극의 정서를 감성적으로 녹여냈던 오상준 작곡가의 뮤지컬넘버가 바뀐 안무와 무대에서 어떤 시너지를 보일까가 관건이다. 이번 공연의 윤동주는 초연 당시 윤동주의 이미지에 부합하는 캐스팅이라는 좋은 평가를 받았던 서울예술단 소속 박영수와, 새롭게 합류한 김수용이 번갈아 연기한다.
한 줄 평 : 광복절의 힘에 기댔던 초연, 이번엔 홀로서기 가능할까.
5월 6일~12일 / 예술의 전당 CJ토월극장 / 1588-5212
* 본 기사는 월간 <더뮤지컬> 통권 제116호 2013년 5월호 게재기사입니다.
* 본 기사와 사진은 “더뮤지컬”이 저작권을 소유하고 있으며 무단 도용, 전재 및 복제, 배포를 금지하고 있습니다. 이를 어길 시에는 민, 형사상 법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