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멸할 수 없고 한정된 삶을 사는 인간에게 ‘시간을 어떻게 사용할 것인가’는 늘 중요한 화두였다. 효율성과 생산성이 높은 가치로 평가되는 현대에는 더욱 그렇다. <시간의 사용>은 사회적 성공과 안정을 위해 시간의 노예가 되어 살면서 자기 자신을 잃어가는 것이 얼마나 절망적인 일인지 알려주고자 한다. 노동운동가와 작가, 팝 아티스트, 여행가로 살아가고 있는 서른일곱 살의 네 명이 주인공이다. 30대 중반, 현실보다는 낭만을 가까이에 두고 있는 듯한 직업. 그들의 고민이 눈에 보이는 듯하다. 어느새 서른을 훌쩍 넘겼지만 사회적인 성공은 이루지 못한 네 사람은 속절없이 흘러가는 시간 앞에서 초조해하고 괴로워한다. 그러다 넷은 각자가 추구했던 꿈은 비현실적인 욕망이라 마음 깊이 가둬버리고, 소용이 되는 일을 찾아 시간 낭비 없이 살아보려 한다. 자연스레 그들의 개성은 사라져버린다. 이게 현실이다. 하지만 <시간의 사용>에서는 현실을 뛰어넘은 불멸의 내레이터를 등장시켜, 오래오래 살아온 그를 통해 시간에 대한 새로운 시선을 전한다. <시간의 사용>을 제작한 사다리움직임연구소는 고정된 공연 형식을 깨는 신선한 시도에 노력을 경주해온 곳이다. 이번 공연에서도 배우들의 독특한 움직임으로 진지한 질문을 던지려 한다. 또한 영상과 조명, 음향 효과 등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복합적인 무대 연출을 선보인다. <실미도>와 <올드보이>, <건축학개론> 등 영화 음악으로 더욱 유명한 작곡가 이지수의 음악이 공연의 환상성을 더한다.
10월 17일~11월 3일 아트센터 K 세모극장 02) 889-3561~2
한 줄 평 : 주제와 형식 때문에 더욱 난해한 공연이 될는지도
* 본 기사는 월간 <더뮤지컬> 통권 제121호 2013년 10월호 게재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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