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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처 | [SPECIAL] 2014의 인물4 문진아 [No.124]

글 |이민선 사진 |김호근 2014-02-04 4,732

2014 주목할 만한 신인 배우

사랑스러운 에너지가 한가득  문진아

 

 

 

 

 

아담한 체구에 귀엽고 선한 인상, 제 몫을 다했지만 눈에 띄지는 않았던 배우. 그런 그녀가 올해에는 ‘문진아’라는 이름을 관객들에게 확실히 각인시켰다. 초연 때부터 마니아들의 지지를 얻었던 <블랙메리포핀스>의 재공연에서 안정감 있는 연기로 좋은 인상을 남긴 것은 시작에 불과했다. 연말에 개막한 <머더 발라드>에는 최재웅과 한지상, 성두섭, 강태을 등 뮤지컬계 ‘상남자’들이 모여 있어, 여성 비율이 극도로 높은 뮤지컬 관객들이 여배우에게 관심을 쏟을 새가 없어 보였다. 그런데 개막하자마자 팬덤을 형성하고 있는 남자 배우들 사이에서 단연 돋보이는 캐스트가 문진아였다. ‘진아나레(나레이터 역을 맡은 문진아의 애칭) 앓이’라는 말이 나돌 정도로, 여성 관객들마저 홀린 것이다.

 

그간 그녀는 <라 레볼뤼시옹>과 <아르센 루팡>, <블랙메리포핀스>에서 여성스럽고 여린, 겉으로 뿜어내는 에너지보다 속으로 삭히는 슬픔이 더 많은 인물로 분했다. 여리고 감싸주고 싶은 이가 뮤지컬 속 여성 캐릭터의 한 축이라면, 다른 한 축은 당당하고 섹시한 캐릭터일 것이다. 여태껏 주로 전자를 연기했던 그녀가, 화끈함과 섹시함을 무기로 삼은
<머더 발라드>에 참여한다는 소식은 사실 조금 의아했다. 우려의 시선도 많았을 것이다. 문진아에게도 이번 작품은 도전 대상이었다. “오프브로드웨이 공연 영상을 봤는데, 글래머러스한 외양에서 강인한 카리스마를 뿜어내는 흑인 여배우가 내레이터 역할을 맡았더라고요.” 그녀와는 정반대 이미지가 아닌가. 존재감 있는 내레이터가 되기 위해 그녀가 선택한 방법은 ‘자신으로부터 시작하기’였다. 다른 배우의 연기나 이미지를 따라하지 않고, 그녀의 발랄하고 통통 튀는 매력을 역할에 접목시킨 것. 그 결과, 흥겹고 유쾌한 모습을 보이다가도 극 중 탐의 행동에 따라 큰 감정 기복을 보이는 문진아의 내레이터는 사랑스러움과 화끈함으로 관객에게 어필하고 있다.

 

“지인들은 제 모습과 비슷하대요.” 공연에서만 그녀를 만난 관객들에겐 <머더 발라드>에서 문진아의 변신이 놀랍지만, 예상과는 달리 평소 그녀는 무척 밝고 활기가 넘쳤다. 시원한 웃음과 애교 있는 표정으로 분위기를 환기시키곤 했다. “올해는 정말 재미있었다”며 그간 참여했던 작품들에 대한 이야기를 늘어놓다가, “아, 올해는 시상식에도 가봤어요. 별들의 전쟁이잖아요”라며 그동안 보고 싶었던 선배 배우들을 만나서 좋았다고 까르륵 웃는 모습은 영락없이 소녀 같다. 앞날에 대한 생각을 이야기할 때도 건강한 밝음이 묻어났다. <레 미제라블>의 에포닌도, <빨래>의 나영도 연기해보고 싶다고 말했다가, 이어서 꿈을 좇는 역할이라면 좋겠다는 대답은 “지금은 뭐든 다 해보고 싶다”는 바람으로 마무리됐다. 그녀의 밝은 모습에서 사랑을 많이 받은 사람 특유의 긍정적인 에너지가 가득했다. “에너지와 열정을 다 쏟아낼 수 있는 무대가 좋아요. 제가 사랑받은 만큼 관객들에게 더 많은 걸 드리고 싶고요.” 그 마음이 그대로 전해질 정도로, 그녀의 야무진 눈매가 연신 빛났다.

 

 

 

 

 

* 본 기사는 월간 <더뮤지컬> 통권 제124호 2014년 1월호 게재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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