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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처 | [Festival] 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 [NO.105]

글 |배경희 2012-06-13 3,879

대구에서 만나게 될 새로운 창작뮤지컬

6월, 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이 열리는 시즌이 돌아왔다. 올해로 6회를 맞는 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에서는 공식 초청작 9편과 창작지원작 6편 등 총 24작품을 만날 수 있다. 지난해 창작지원작으로 선정됐던 <모비딕>의 흥행에 힘입어 창작지원작 부문에 많은 관심을 모았다. 올해는 어떤 기발한 창작지원작을 만나게 될지 미리 살펴보자.

 

 

 

 

 

 

제6회 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 창작지원작 심사에 공모한 응모작은 총 38편이다. 여섯 명의 심사위원이 독창성, 예술성, 대중성이라는 심사 기준에 맞는 여섯 편을 최종 선정했고, 작품 규모에 따라 지원금을 차등 지급했다. 최고 지원 금액인 5천만 원의 지원을 받게 된 작품은 <내 인생의 특종>과 <날아라 박씨>다. <내 인생의 특종>(7월 6일~7월 8일, 대구문화예술회관 비슬홀) 21세기 대한민국 청춘들의 이야기다. 성공 지상주의 경쟁 사회에서 특종 기사를 위해서라면 불법도 불사하는 까칠한 방송 기자 이용주가 ‘인생의 특종’을 만나 새로운 삶에 눈뜨는 작품. 이용주를 변화시키는 특종은 다름 아닌 취재차 방문한 연애스쿨에서 ‘루저’들을 만나게 되는 일이다. 모태 솔로지만 얼결에 연애 강사로 나서게 된 긍정주의자 나현진과 삼류 프로그램 제작자인 강진범 등 자신이 지금껏 사회의 낙오자라고 여겨왔던 이들에게 도리어 위로받으면서 삶의 가치와 의미를 깨닫게 되는 것이다. 작가는 88만 원 세대라는 자조 섞인 신조어가 유행하는 이 시대를 살아가는 것만으로도 이미 성공한 사람이라고 청춘에게 위로를 보낸다. 남자 주인공 이용기 역은 김태한이 맡았고, 나현진 역에는 곽선영이 출연한다. 


 

「박씨부인전」을 뮤지컬로 만드는 과정을 극중극 형식으로 그린 <날아라 박씨>(6월 29일~7월 1일, 봉산문화회관 가온홀)는 작가가 뮤지컬계 스태프 출신이라는 점에서 기대를 모은다. 작가는 “실전 경험을 바탕으로 뮤지컬이라는 장르의 매력을 뮤지컬을 통해 이야기하고 싶었다”고 기획 의도를 밝혔다. <날아라 박씨>는 백스테이지 풍경을 그리는 소동극이라기보다, 공연을 만들기 위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의 땀과 노력이 필요한지에 초점을 맞춘 작품이다. 주인공 여주의 직업은 컴퍼니 매니저. 매너리즘에 빠진 여주가 〈박씨부인전>의 주인공을 맡게 되면서, 자신이 얼마나 공연을 사랑하는지 깨닫고 일상의 소중함도 느낀다는 줄거리다. 「박씨부인전」을 소재로 취한 이유는 외모 지상주의인 현대를 풍자하기에 좋은 소재라고 생각했다는 게 작가의 설명. 총 15명의 배우들이 출연하며, 배우들은 1인 다역을 맡아 현실과 극을 오가며 열연을 펼칠 예정이다.


<샘>(7월 6일~7월 8일/ 봉산문화회관 스페이스라온홀)은 자살 시도 중인 변비녀, 설사녀와 변기 도둑이 만나 벌이는 해프닝을 그린 소동극이다. 하지만 발랄하고 유쾌한 소동극을 기대하면 금물. 작품의 모티프가 된 것은 임신한 여고생이 엄마에게 혼날까 겁이나 갓 낳은 아기를 변기에 버린 사건이다. 이 사건을 접한 작가가 사회를 비판하는 부조리 코믹극을 써야겠다고 마음먹은 후 2년여의 구상 기간을 거쳐 완성했다. 더러운 화장실 유머를 고상한 오페라로 표현하는 등 블랙 코미디적인 요소를 작품 전면에 배치한다. 대표 뮤지컬 넘버 ‘뒤샹’의 가사는 ‘뒤샹’밖에 없다. 유명 예술가의 이름인 뒤샹이 우리나라에서는 욕처럼 들릴 수 있다는 점에 착안해 만든 곡으로, 후반부로 갈수록 뒤‘샹’이 뒤‘썅’이 되면서 웃음을 자아낸다. 대본과 연출을 맡은 이채경이 연희단거리패의 수장 이윤택의 딸이라는 점 때문에 세간의 관심을 모으기도 했다. 극작도, 연출 스타일도 아버지와 다르다는 게 그녀의 설명이다. 작곡은 유학 시절 만난 호주인 폴 캐슬이 맡았다. 말도 안 돼서 볼만한 뮤지컬이라고 자신하니 기대해 볼 법하다. 

 

 

 

 


발레와 뮤지컬을 결합한 <발레소녀, 안나>(6월 28일~7월 1일, 봉산문화회관 스페이스라온홀)는 해외 시장을 염두에 두고 개발한 작품이다. 창작뮤지컬이지만, 등장인물을 러시아인으로 설정한 이유도 그래서다. 재능을 타고난 발레 소녀 안나와, 극장의 최고 발레 댄서 마리야의 갈등을 주된 내용으로 한다. 천재 모차르트와 노력파 살리에리의 갈등 구조에서 모티프를 얻어 창작했다. 이 작품은 천재 소녀 안나의 성장담에 초점을 맞춘다. 동화적인 내용을 극대화할 수 있도록 무대에서 마술적인 효과를 넣은 게 이 작품의 특징이다. 뮤지컬 넘버는 리프라이즈 곡을 포함해 총 20곡. 안나가 부르는 ‘세상 밖으로’가 대표곡이다.


<주그리 우스리>(6월 29일~7월 1일, 송죽씨어터)의 주인공은 저승사자다. 고령화와 의료 발달로 수명이 길어진 현대 사회에서 일감 부족 현상으로 생활에 지장을 받는 저승사자들의 이야기라는 발상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실적을 올리기 위해 건강한 사람들에게 우울증을 겪게 하는 등 각박한 현대 사회의 모습을 저승에 비유해 통쾌한 일격을 가한다. 또한 인턴사원 저승사자, 태블릿 PC로 일하는 저승사자 등 코믹한 캐릭터로 웃음을 준다. 한 명이라도 더 사망자를 데려오려는 소동을 벌이다 도착한 장수 마을 우스리에서 가족애로 똘똘 뭉친 마을 사람들을 만나 따뜻한 가족애란 무엇인지 깨닫게 된다.


‘Who Am I’라는 부제를 달고 있는 미스터리 코믹극 <데자뷰>(6월 30일~7월 1일, 대덕문화전당)는 역사적 사실과 허구적 상상력이 결합된 팩션(Faction) 뮤지컬이다. 작가가 지역 소재를 가진 작품 개발을 고민하던 중 초조대장경이 만들어진 지 천 년을 맞았다는 이야기에서 아이디어를 얻은 작품으로, 부인사에 봉인되어 있던 초조대장경이 몽고군의 침입으로 소실됐다는 팩트를 새로운 이야기로 꾸몄다. 각자 다른 이유로 부인사에 모이게 된 형사 이규환과 기자 최가람, 입양아 보리 베베르가 초조대장경에 얽힌 천 년의 비밀을 추리해 가면서 자신들의 정체성에 대해 알게 된다는 내용. 다소 무거운 소재를 코믹한 터치로 풀어간다. 다양한 장르로 엮인 19곡의 뮤지컬 넘버를 들을 수 있다.

 

 

 

 

 

*본 기사는 월간 <더뮤지컬> 통권 제105호 2012년 6월호 게재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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