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PS는 지난 호에 지면의 한계 혹은 여러 여건 등으로 싣지 못했거나 아쉬웠던 혹은 더 담고 싶었던 뒷이야기를 담는 섹션입니다. 관련 기사 원문은 <더뮤지컬> 5월호 '[SPOTLIGHT] <머더 포 투> 박인배'를 통해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2인극 <머더 포 투>에서 용의자 역을 맡아 1인 10역에 도전한 박인배. 성별, 나이, 성격이 제각각인 10명의 캐릭터를 몸짓과 목소리로 표현하는 그의 모습은 묘기를 방불케 하죠. 지면에 다 싣지 못한 그의 공연 뒷이야기를 더뮤픽에서 전해드립니다.
극 중에서 열 가지 캐릭터를 연기하는데, 가장 어려운 역할을 꼽는다면요?
다 어렵지만 연습할 때 기억을 떠올려보면, 중간에 뜬금없이 나오는 토마스 목사가 제일 캐릭터를 잡기 어려웠어요. 이것저것 시도해보다가 영어를 어설프게 하는 한인 교회 목사로 캐릭터를 잡았죠. 배우들은 한국말을 하고 있지만 작품의 배경이 미국이라 실은 영어를 한다는 가정 하에 연기하고 있거든요. 토마스로 등장할 때는 가능한 한 정신줄을 놓으려고 해요. 워낙 갑자기 등장해서 미친 사람처럼 쇼를 하다가 들어가는 역할이라, 이성의 끈을 놓지 않으면 버티기 힘들더라고요. 처음에는 누군가 내 또라이 짓을 지켜본다는 사실이 너무 민망해서 발목을 잡았어요. 그걸 내려놓기까지 며칠 걸렸죠.
일인다역을 맡은 배우가 버거워하는 모습이 살짝살짝 드러나는 것도 이 공연의 묘미예요.
그건 연출님 의도였어요. 이 공연을 하면서 배우의 에너지가 소진되고 있다는 걸 노골적으로 드러내달라고 하셨거든요. 사실 힘든 티를 안 내려면 안 낼 수도 있어요. 예를 들어 <더 코러스-오이디푸스>에 출연했을 때는 체력적으로 아무리 힘들어도 힘든 티를 내면 안 됐어요. 그런데 이번에는 오히려 티를 내달라고 하니 저로서는 감사하죠. 목마를 때 관객들 물도 뺏어먹을 수 있고.
무대 양옆에 분장실을 만들어놓고 공연 시작 전부터 배우들이 몸을 푸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하죠.
아예 공연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노출시켜보자는 의도였어요. 이 공연 자체가 두 사람이 벌이는 일종의 거대한 장난인 거죠. 대기 시간에 뭘 하는지는 배우마다 다른데, 제 경우에는 여러 영양제와 건강보조식품을 챙겨먹어요. 실제로 공연할 때 도움이 되더라고요.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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