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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PS] 내 힘은 연약함 속에 있다, 이정화 [No.152]

글 | 안세영 기자 | 사진제공 | 엠뮤지컬아트 2016-05-11 2,999
매거진 PS는 지난 호에 지면의 한계 혹은 여러 여건 등으로 싣지 못했거나 아쉬웠던 혹은 더 담고 싶었던 뒷이야기를 담는 섹션입니다. 해당 기사 원문 및 주요 내용은 <더뮤지컬> 5월호([PERSONA] <삼총사>의 밀라디 기사)를 통해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내 힘은 연약함 속에 있다. 그걸 항상 생각하고 무대에 올라요. 나는 약하지만 이길 수 있다. 그걸 이용할 거다.” 
선이 가는 외모와 고운 목소리로 여리고 착한 캐릭터를 주로 연기해온 배우 이정화. 그런 이정화와 <삼총사> 속 복수의 화신 밀라디의 만남은 누구도 예상치 못한 사건이었습니다. 5월호 캐릭터 가상 인터뷰 코너 ‘페르소나’에서는 밀라디 역에 대한 그의 해석을 들어보았는데요, 연약함을 이용해 살아남은 밀라디의 캐릭터는 바로 배우 이정화 자신의 이야기이기도 했답니다. 그가 어떻게 밀라디 캐릭터를 구체화시켰는지, 뒷이야기를 한 번 들어보시죠. 



<삼총사>는 그 동안 배우들의 재밌는 애드리브로 인기를 끈 작품이죠. 그런데 이번 공연에서는 애드리브가 전면 금지됐다고 들었어요.
네, 저희는 애드리브 절대 금지! 애드리브를 하려면 연출님께 영상통화로 검사받고 해야 돼요. (웃음) 대사도 그 시대 어조 그대로, 대본과 토시 하나 안 틀리게 해달라고 하셔서 배우마다 대사가 똑같아요. <삼총사>라는 작품이 가진 본연의 매력을 되살려보자는 의도죠. 그래서 이전에 <삼총사>를 보셨던 분들도 이번 공연은 왠지 새롭다고 얘기해주세요. 캐릭터의 사연과 메시지가 더 분명해진 것 같다고요. 

색다른 캐스팅 역시 눈길을 끌었어요. 이정화 씨만 해도 역대 최연소 밀라디인데, 어떻게 참여하게 되었나요?
실은 <잭 더 리퍼> 오디션을 보러갔다가 뜻밖에 <삼총사> 출연을 제안 받았어요. 저는 콘스탄스 역을 주시려는 줄 알았죠. 주변에서도 다 그렇게 생각했고요. 하지만 연출님은 제 안의 밀라디를 보셨나 봐요. 왕용범 연출님과는 <체스>를 통해 인연을 맺었는데, 그때도 제게 강단 있는 여주인공 플로렌스 역을 맡기셨거든요. 밀라디치고 너무 연약해 보이지 않을까 걱정했더니 연출님이 한 마디 하시더라고요. ‘일등 연출이 뽑은 일등 배운데 뭘 걱정하느냐. 쫄지 말고 네가 하고 싶은 대로 하면 된다’ (웃음) 그 얘길 듣고 용기가 났어요. 그래, 내가 아무 이유 없이 뽑히진 않았겠지. 내가 생각하는 대로, 내가 가진 만큼 해보자. 
제가 가진 소리나 외적인 이미지 상 강한 카리스마를 보여주기 어려운 건 사실이에요. 하지만 그게 제가 가진 색깔인 걸 어쩌겠어요. 원작소설을 읽어보니 밀라디도 그냥 강해서 살아남은 건 아니더라고요. 자신의 연약함을 잘 이용해 살아남은 거였죠. 어차피 힘으로 대적해서는 남자들을 이길 수 없으니, 연약한 모습으로 상대를 방심하게 한 뒤, 자기 뜻대로 움직이게 만드는 거예요. 제 밀라디는 여기서 모티프를 얻었어요. 내 힘은 연약함 속에 있다! 그걸 항상 생각하고 무대에 올라요. 나는 약하지만 이길 수 있다. 그걸 이용할 거다.

밀라디는 유쾌한 작품 속에서 유독 어두운 드라마를 담당하고 있는 캐릭터잖아요. 연기하면서 감정적으로 힘든 점은 없었나요?
밀라디가 감옥에서 노래할 때, 다시 태어나면 외롭게 하지 말아달라고 하잖아요. 실제로 밀라디를 연기하는 저도 무대에서 되게 외로워요. 다들 즐겁게 웃고 춤추는데 저만 혼자 동떨어져 있으니까요. 연습실에서도 총사대는 총사대끼리 어울리기 바쁘고, 콘스탄스는 네 명의 달타냥을 상대하기 바빠서, 전 철저히 혼자였거든요. 밀라디도 이렇게 외로웠겠단 생각을 많이 했어요. 아무리 많은 돈과 높은 신분을 손에 넣어도 정체가 탄로날까봐 다른 사람과 터놓고 어울리지 못했을 거 아니에요. 행복한 사람들을 멀리서 지켜만 봐야하는 밀라디의 심정이 어땠을지 절절히 느꼈죠. 밀라디도 외롭고 저도 외로웠어요.

그나마 밀라디를 챙기는 사람은 아토스뿐이었겠죠? 강태을과 박은석, 두 배우가 연기하는 아토스 사이에 다른 점이 있나요?
태을 오빠의 아토스는 총사대로서의 사명감이 강하고, 은석 오빠의 아토스는 사랑 때문에  힘들어하는 게 느껴져요. 아라미스가 밀라디 험담을 하자 아토스가 화내는 장면이 있는데, 거기서 두 아토스가 가장 크게 대비돼요. 태을 아토스는 ‘그게 음모란 증거가 있나?’하고 진지하게 말하는 반면, 은석 아토스는 취해서 버럭 소리를 지르거든요. 하루는 제가 모니터링을 하려고 마이크 데스크 옆에 녹음기를 켜놓았는데, 밀라디만 남겨놓고 모두 감옥을 탈출하는 장면에서 의식을 잃은 은석 아토스가 끝까지 밀라디의 이름을 부르더라고요. 작은 소리라 공연 때는 몰랐다가 녹음을 듣고 감동받았어요. 참, 아토스와 밀라디가 춤을 추는 장면에도 다른 점이 있어요. 연출님은 언제나 강하고 멋진 아토스가 여기서 만큼은 서툰 모습을 보여주길 원하셨어요. 하지만 태을 오빠는 워낙 춤을 잘 춰서 서투르게 추기가 더 어려웠죠. 그런가 하면 은석 오빠는 그냥 평소처럼 추고 있어요. 연출님이 은석 오빠한테는 이렇게 얘기하셨거든요. ‘네가 최선을 다하면 아토스가 최선을 다하는 것처럼 보인다.’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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