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중 재공연인 경우, 특히 레플리카 라이선스 공연인 경우 오리지널 작품이 만들어온 틀이 있기 때문에 보통은 그 중심 이미지를 토대로 마케팅이 이뤄지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이런 예상을 깨고 완전히 새로운 이미지의 티저 광고로 눈길을 끈 작품이 있었습니다.
뮤지컬 <위키드>였는데요. 판타지 세계를 무대로 한 덕분에 가능했다는 <위키드> 2016년 공연의 색다른 티저들을 살펴보았습니다.
이번 티저는 “엘파바가 한국에서 <위키드>가 개막한다는 내용이 담긴 신문을 보는 이미지를 만들어보자”라는 아이디어에서 출발했다가 실제 4면짜리 신문 소품 제작으로 이어졌다고 합니다. <위키드> 세계에서 발행되는 신문처럼 만들어보자는 것이 주요 콘셉트였습니다.
<위키드>는 ‘반지의 제왕’, ‘해리포터’처럼 또다른 세계를 다루고 있는데요. ‘위키드’의 세계관을 담는 동시에 2016년 공연의 정보도 담기엔 일반 전단으로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었다고 합니다. 작품 초반부에 등장하는 “굿뉴스(Good News)”란 가사를 떠올린 것도 신문 콘셉트로 이어지게 했습니다.
‘위키드 코리아’란 이름으로 제작한 신문에는 세세한 포인트를 찾아볼 수 있는데요. 현실과 위키드 세계를 오갑니다. 창간일은 세계 초연 개막일, 신문발행일은 티켓 오픈일을 따왔습니다.
2면 하단 광고는 ‘원 쇼트 데이(One Short Day)’ 장면에 등장하는 에머랄드시티 쇼로 꾸며졌습니다. ‘에메랄드시티 박스오피스 116년째 1위’란 카피는 브로드웨이에서 <위키드>가 12년째 1위인 것에서 착안하여 오즈의 마법사가 등장한 116년 전부터 계산해서 만들어진 것이라고 합니다.
신문 내 광고로 <위키드> 속 대학교 이름인 쉬즈대학교 모집공고를 싣는가 하면, 1면에서 소개하는 특집 기사 페이지 소개에선 그리머리북 해독법이나 공연 속 사건, 에메랄드 시티 관광 등과 같은 아이템을 선보이고 있습니다. <위키드> 후반부 눈물을 자아내게 하는 넘버 ‘포 굿(For Good)’을 극중 대사로 등장하는 쿽스 대학 황소 교수가 소개하는 코너도 담고 있고요.
기자 이름과 이메일 주소까지도 재미있는 조합이 담겨있다고 합니다. 이렇게 만들어진 신문은 1월 1일을 목표로 일반 공연전단과 동일하게 전국 각지 공연장에 배포되었습니다. 배포된지 두달 여가 흐른 시점이기 때문에 남은 물량은 그리 많지 않다고 하네요.
신문은 티저 이미지와 동시에 기획?제작?배포되었다고 하는데요. 연말 바쁘게 준비한 티저는 1월 1일부터 캐스팅 오픈일이던 2월 15일 전까지 순차적으로 다양한 이미지들을 공개했습니다.
<위키드>란 작품 고유의 여러 이미지를 한국에서 새롭게 반영해보자는 마케팅 방향이 반영되었다고 합니다. 그렇게해서 엘파바의 모자, 손잡고 있는 엘파바와 글린다, 그리고 두 인물 간 관계를 보여주는 모습 등이 디자인팀의 일러스트로 새로운 이미지가 탄생되었습니다.
이미지는 마케팅팀뿐 아니라 디자인팀의 아이디어도 많이 담겼다고 합니다. 완성된 티저 이미지처럼 엘파바의 모자만 등장하고, 다음엔 손이 보이고, 다음엔 뒷모습만 보이는 식으로 상징적인 장면을 그려보고 싶었던 건데요. 모자처럼 직접 일러스트 작업을 한 이미지도 있고 시계는 원래 있던 이미지를 일러스트처럼 변화를 준 것도 있습니다.
“<위키드>=아트”
이번 마케팅을 진행한 클립서비스의 노민지 과장은 “<위키드>=아트”란 생각을 갖고 있다고 말합니다. 미국 브로드웨이든 영국 웨스트엔드든 <위키드> 고유의 이미지가 있기 때문에 그 이미지를 바탕으로 한 ‘아트 콜라보’, 즉 예술적인 협업이 많이 이뤄지는 것이죠. ‘미카’가 작품을 보고 영감을 얻어 발매한 ‘파퓰러송(Popular Song)’도 다른 장르와 만난 좋은 예고요.
한국에서의 새로운 마케팅 시도는 오리지널팀에서도 반응이 좋았다고 하는데요. 특히 티저 영상은 해외 공식 영상으로 쓰고 싶다는 의사를 표명하기도 했다고 하네요.
<위키드>가 이번에 새롭게 티저 제작을 할 수 있었던 것은 작품이 갖고 있는 요소들이 다양했기에 가능했던 일이라고 합니다. ‘오즈’라는 새로운 세계를 다루고 있어 풀어낼 이야기가 있었고, 상징하는 다양하고 화려한 의상과 무대, 뚜렷한 캐릭터 이미지가 있어 풍부한 콘텐츠 제작으로 이어질 수 있었던 거죠.
지금도 다양한 작품에서 새로운 시도들이 계속 이어지는 만큼 더 재미있고 다채로운 공연 마케팅을 만나볼 수 있길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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