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후진술> ‘그래도 지구는 돈다’
제가 연습실 들어가기 전에 모든 곡을 들고 가는 게 목표예요. 하지만 피날레 곡은 늘 남겨둬요. ‘그래도 지구는 돈다’가 피날레거든요. 연습실에서 공연을 만드는 사람들과 호흡하고 느낌을 공유하면서 피날레를 쓰거든요. 연습 중반쯤 쓴 곡인데. 팬들이 가슴 벅차다는 말을 많이 해요. ‘그래도 지구는 돈다’에는 앞의 넘버들이 굉장히 많이 변형되어 들어가 있었어요. 그래서 제가 좋아하는 넘버들 1번 ‘최후진술’이나 10번 넘버‘부르노’에서 제 가슴을 뛰게 하는 지점들을 다 가져왔었어요. 여기에 새로운 요소를 넣어야 하고 그게 결정타여야 해요. ‘그대로 지구는 돈다’ 가사 중에“아무나 붙잡고 말하고 싶었어. 이해해 달라고..’ 여기에 꽂혔어요. 그래서 감정에 빠져 울다가 또 이성적으로 계산하면서 냉탕과 온탕을 오가면서 쓴 곡이에요.
<신흥무관학교> ‘물고기’
처음 가사가 “오백년간 흐르던 강물은 바닥까지 썩었어.”예요. 팔도와 동규가 마지막으로 만나는 장면이잖아요. “모두 끌어안고 죽느냐, 혼자 발악하다 죽느냐, 그 차이뿐이야”가사가 충격적이었어요. 이 가사를 잘못 쓰면 촌스러워지거든요. 굉장히 멋있어야 하고 이 음악만의 특징이 있어야 해요. 게다가 극한의 상황이에요. 이 장면에서 이걸 어떻게 하라는 거지 하는 생각이 들었죠. 안 풀린 곡은 집안 곳곳에 대본을 다 두거든요. 어느 곳이나 펼쳐볼 수 있게. ‘물고기’를 작곡할 때는 가사를 여러 부 복사해서 작업실, 거실, 자는 방에 두고 계속 생각했어요. 편곡 포인트를 먼저 잡고 곡을 썼어요. 남자 배우들이 멋있게 보여야 해서 그들이 잘 낼 수 있는 음역대도 계산해서 썼죠.
<해적> ‘항해일지’
‘항해일지’는 굉장히 소박해요. 대본을 받았는데 이 가사가 제일 좋았어요. 이유는 모르겠어요. 루스이가 시작하는 노래인데요. “어제 밤에 유서를 썼는데 지금 설레는 건 좀 우습지만”으로 시작해요. 이 노래는 기교를 부르지 않고 느껴지는 대로 썼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발길 닿는 곳으로 마음 닿는 곳으로”란 가사가 있어서 정말 그렇게 소박하게 쓴 곡이에요. 음악 연습량이 많아서 사전 연습 기간이 따로 있었거든요. 제가 느끼는 부분을 작가님이나 배우들이 다 같이 느껴주시더라고요.
매거진 PS는 지난 호에 지면의 한계 혹은 여러 여건 등으로 싣지 못했거나 아쉬웠던 혹은 더 담고 싶었던 뒷이야기를 담는 섹션입니다. 관련 기사 원문은 <더뮤지컬> 4월호 '[STAFF| <최후진술>,<신흥무관학교><해적> 박정아 작곡가 ( 72~75p)]'을 통해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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