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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멘터리] 잊고 지낸 따뜻함과 순수함에 대해, <어쩌면 해피엔딩> with 김재범, 최수진

글 | 안시은 기자 | 영상 | 안시은 기자 | 스테이션아이디제작 | 카피카피룸룸 2018-12-22 8,378
코멘터리| 공연 실황을 통해 작품에 대해 들어보는 비하인드 스토리

2018년 마무리를 장식할 더뮤픽 코멘터리 작품은 뮤지컬 <어쩌면 해피엔딩>입니다. <어쩌면 해피엔딩>은 박천휴 작가와 윌 애런슨 작곡가 콤비가 2014년 스토리 구상을 시작했습니다.

2015년 프로젝트박스 시야에서 진행한 리딩 공연과 트라이아웃을 거쳐 2016년 12월 초연하며 단기간에 뜨거운 사랑을 받았습니다. 제2회 한국뮤지컬어워드에서 소극장뮤지컬상, 프로듀서상, 연출상, 극본/작사상, 작곡상, 여우주연상을, 제6회 예그린뮤지컬어워드에선 올해의뮤지컬상, 연출상, 음악상 등을 수상했습니다. 



<어쩌면 해피엔딩>은 가까운 미래인 21세기 후반이 배경입니다. 인간을 돕기 위해 만들어진 로봇인 '헬퍼봇'이 주인공입니다. 아날로그 정서를 지닌 헬퍼봇5 올리버와 겉으론 활달하고 똑똑하지만 냉소적인 헬퍼봇6 클레어가 가까워지면서 인간의 감정을 알게 되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립니다. 로봇과 미래와 상반된 아날로그에 가까운 감성은 재즈와 클래식에 기반을 둔 서정적인 음악으로 완성됩니다. 

2017년 짧게 선보인 초연 앙코르에 이어 공연 중인 2018년 재연에는 초연 배우 김재범과 최수진, 성종완을 비롯해 문태유, 전성우, 신주협, 박지연, 강혜인, 양승리, 권동호가 출연하고 있습니다. 

초연부터 세 번의 공연에 모두 참여하며 작품과 오래 만나온 김재범과 최수진이 <어쩌면 해피엔딩> 코멘터리에 참여했습니다. 두 배우는 서로를 아끼고 사랑하는 올리버와 클레어처럼 작품에 깊은 애정을 보여주었습니다. 연기 비하인드부터 에피소드까지 미니 인터뷰와 함께 <어쩌면 해피엔딩>의 비하인드 스토리를 공개합니다. 




<어쩌면 해피엔딩>에 다시 출연하게 된 이유는?
최수진 저는(전)미도 언니가 꼭 하라고 했어요.(웃음) 언니는 이제 물러나야겠다고 하면서. 저에게 굉장한 걸 (미션을) 주고 간 게 컸고요. 전에 했을 때 힘들어서 이번에도 힘들지 않을까 했는데, 지금도 물론 힘은 들지만 안 힘들 때까지 해보자는 생각도 들었어요. 
김재범 저는 이 공연을 정말 좋아해요. 계속 하고 싶지만 환경이라든지 제 상태 같은 것들이 할 수 없는 상황을 만들기도 하죠. 세월이라든지.(웃음) 다행히 제안해주셔서 감사했고요.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즐겁게 하고 있습니다. 

지난 공연과 달라진 점이 있다면? 
김재범 이번 공연은 무대가 커지면서 동선도 커졌어요. 짐을 싸거나 할 때 한 바퀴를 꼭 돌거든요. ‘나의 방안엔’ 장면도 한 바퀴를 꼭 돌고, 그런 점이 힘든 것 같아요. 처음 공연할 때 문이 안 열려서 문한테 화난 적이 있고.(웃음) 말고는 큰 변화는 없는 것 같아요. 
최수진 공연하면서 무대에서 새롭게 느껴지는 게 부쩍 많아졌어요. 무대 아닌 곳에서 생각하면서 느끼는 것도 있지만, 공연하면서 찾게 되는 것도 많아서 공연이 매회 새롭고 재밌습니다. 
저는 연출님과 배우끼리 합의하지 않은 애드리브나 즉흥적인 걸 지양하는 편이고, 얼마나 위험한지 알고 있는데 

서로에게 김재범의 올리버, 최수진의 클레어는?
최수진 저는 이번에 (재범)오빠와 첫 공연을 할 때 ‘지금 굉장히 교감이 잘 되고 있다’고 매 순간 느꼈어요. 저만 느낀 건지는 모르겠지만. 초연과 앙코르 공연 때는 이번처럼 (마음의) 여유가 없었기 때문에 이번에 더 크게 느껴진 것 같아요. 무대에 같이 서면 믿음직스럽고 항상 의지가 돼서 정말 좋아요. 
김재범 저는 수진이와 초연 때 하면서 정말 대단하다고 느꼈어요. 저희와 연습을 많이 못하고 혼자 다 외워서 온 다음에 연습했거든요. ‘이게 가능한 일이구나’ 생각했을 정도로 대단한 일이었기 때문에 존경스러웠어요. 공연하면서도 멈춰있지 않고 계속해서 더 좋은 것들을 찾아냈고요. 믿음직한 동료예요. 이번에 같이 하면서도 ‘내가 어떻게 해도 이 친구는 잘 받아주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편하게 할 수 있어요. 물론 다른 배우들이 아니라는 얘긴 아니고요.(웃음)




우린 왜 사랑했을까  



#귀여운 전성우 1
김재범 전성우는 아주 귀여워요. 

#다른_대사
최수진 ‘정상’ 이라는 대사를 오빠만 하는데 왜 하는 거예요? 
김재범 처음과 끝의 어떤…
최수진 수미쌍관?
김재범 ‘난 괜찮다’는 걸 보여주려는 거죠. 

#전동칫솔
김재범 초반에 전동칫솔로 양치하는 장면에서 전동칫솔이 눈에 닿을 뻔 한 적 있어요. 닿아서 눈물이 막 나고. 조심해야 해서 굉장히 어려운 장면이에요.
최수진 (옷에) 지퍼도 있었는데 아쉬워요. 이번에 왜 없어졌는지.
김재범 옛날에 있었죠. 


나의 방안엔  



#귀여운 전성우 2
김재범 너무 귀여워요. 반하겠어요.
최수진 정말 귀여워요. 
김재범 저 나이니까 귀엽게 할 수 있어요. 저는 하면 닭살이 많이 돋아요. 
최수진 아니에요. 오빠는 소년 같아요. 

#바쁜 올리버 1
김재범 헬퍼봇이 주인에게 버려저서 혼자 지내는 장면이에요.
최수진 저는 올리버 장면이라 몰랐는데 큐가 자잘하게 많더라고요.
김재범 모든 게 쪼개져 있어서 엄청 많아요. 책을 열고, 넘기고, 고개를 들어야 하고. 
최수진 고개 드는 것도요?
김재범 그럼요! 일어나야 하고 가야 하고. 그게 다 정해져 있어요. 내려오는 타이밍까지. 

#긴 시간이 담긴 곡
김재범 긴 노래예요. 10년 넘는 기간 동안을 (노래) 5분에 담았죠. 
최수진 10년이라고요?
김재범 10년이 넘죠. (옛 주인) 제임스를 기다리면서 매일 반복되는 일상을 보여줘요. 

#떨림
최수진 저는 초연 땐 이 장면이 힘들었어요. 왜냐면 먼저 등장해서 기다리고 있어야 했는데, 너무 떨리거든요. 지난 공연 때는 극장 구조상 분장실이 하수 쪽에 있어서 그래야 했어요. 
김재범 지금은 극장이 바뀌어서 편안하게 있을 수 있어요. 

#팔꿈치 교체 패드
최수진 이번 공연에서 ‘팔꿈치 교체패드’로 바뀐 건 왜 그런 거예요? 
김재범 초연 때는 원래 액정 스크린 교체 세트였는데 순서가 바뀌었어요. 헬퍼봇들이 팔을 자꾸 다치는 것들이 나오는데 액정 스크린 교체 세트라고 해버리면 부품을 교환하지 못했기 때문에 자꾸 눈을 깜빡이는 연기를 해야 할 것 같았어요. 그래서 제안을 했죠. 
최수진 역시 장인이시네요. 


고맙다, 올리버



#섬세한 연기
김재범 움직일 때 (동작으로) 덜컹거리는 느낌을 표현해요.
최수진 정말 섬세한 것 같아요. 

#볼살의 존재
김재범 지금은 얼굴을 보니 많이 말랐는데, 옛날엔 볼살이 통통했어요. 어렸을 땐 그게 콤플렉스였는데. 지금은 늙어서. 슬픈 현실이죠.
최수진 아니에요. 볼살이 안 빠져요.
김재범 옛날에 그랬다니까. 

#시점 변화
최수진 전 이 노래 좋아해요. 
김재범 ‘제임스를 만나면 이럴 것이다’로 노래를 시작해서 과거로 (시점이) 바뀌어요. 
최수진 조명으로 시점이 바뀌는 걸 표현하는 게 놀라웠어요. 

#클레어의 생각
김재범 이 장면에서 클레어는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 건가요? 
최수진 저요? 옛날 주인들 생각? 
김재범 나의 옛날 주인들은 이랬다! 하는? 내 얘길 듣지 않고 딴 생각 하고 있다는 얘기예요? 
최수진 그게 아니라 내 주인 생각을 하면서 올리버 주인은 달랐다는 걸 느껴요. 더 이상 내 주인을 떠올리기 싫다는 느낌으로 이야기에 다시 집중하죠. 저는 항상 올리버만 보고 있어요. 위치에선 제임스는 등만 보이거든요. 그 너머로 올리버를 보고 있어요. 
김재범 고맙다. 


My Favorite Love Story



#My Fovorite Love Story
최수진 이 신은 올리버와 클레어가 커플 행세를 하는 거잖아요. 밖에 나가서 사람인척 하면서. 그 얘기를 서로 생각하는, 처음 만난 얘기를 하는 노래예요. 

#파리 VS 뉴욕
최수진 ‘음~ 파리의 거리’ 라는 대사가 할 때마다 잘 안 나와요. 저는 개인적으로 뉴욕도 정말 좋아하거든요. ‘뉴욕 싫어!’ 할 때 (속으론) 난 뉴욕 좋은데 하죠. 
김재범 파리는?
최수진 파리 좋죠. 굳이 고르라면 어딜 택하시겠어요? 
김재범 나는 파리. 
최수진 올리버와 클레어가 같이 만난 곳을 떠올리면 파리가 낫네요. 
김재범 뉴욕은 삭막한 느낌이니까. 
최수진진 복잡하니까. 

#프레스콜에서 벌어진 일(feat.전미도)
김재범 제가 저번 프레스콜 때 이 장면을 시연했는데 (실수로) 같은 대사를 두 번 했어요. 제가 뒷 대사를 먼저 했는데 미도가 듣지 않고. 
최수진 앞 대사를 했죠. 
김재범 (원래) 앞 대사로 받은 거죠. 그래서 살짝 웃으면서 한 번 더 했어요. ‘이 친구도 긴장을 하는 구나’ 했죠. 

#교감
최수진 전 이 노래 정말 좋아해요. 서로 교감하기 시작하는 느낌이랄까. 
김재범 그렇죠. 서로 뭔가 통하는 느낌. 각자의 이야기에서 시작해서 결국 하나의 이야기로 끝나는 장면이죠. 
최수진 이 신할 때 각자 얘기하면서 다른 데를 보라고 해서 힘들었어요. 저 순간도 잘 어울렸으면 좋겠는데 서로 다른 곳을 보고 있으면….
김재범 극 초반이라 올리버와 클레어가 (벌써 깊게) 교감하고 있다는 느낌이 들면 안 되니까. 
최수진 둘이 만나서 클라이맥스를 부르는데 그 모습이 예뻐 보였으면 좋겠는 거죠. 그런데 (서로 바라보지 않고) 각각 다른 곳을 보면 그 느낌이 어떻게 전달될 수 있을까 생각했어요. 
김재범 충분히 예쁘니까 걱정하지 마세요. 
 

생각보다, 생각만큼



#예쁜 곡
최수진 좋아하는 신이에요. 
김재범 아까 ‘My Favorite Love Story’ 보다 조금 더 좋아하는 건가요?
최수진 여길 제일 좋아해요. 제 솔로곡이기도 하고. 노래 정말 예쁘지 않아요?
김재범 맞아요. 너무 예뻐요. 

#쉬어가야 했던 이유
김재범 이 장면은 올리버와 클레어가 제주도로 떠나서 모텔에서 잠깐 하루 쉬어가는 거죠. 한 번에 (목적지까지) 가지 않고 왜 여기서 쉬는 걸까요? 
최수진 왜라고 생각하세요? 
김재범 충전을 해야 하기 때문이죠. 
최수진 맞아요.
김재범 갑자기 다시 물어보셔서 깜짝 놀랐어요. 

#리액션
최수진 저는 앞에서 오빠가 손을 아픈 듯 하잖아요. 항상 그 모습을 발견하거든요. 
김재범 죄송해요. 못 볼 줄 알았어요. (올리버가) 손을 다쳤는데 팔꿈치 교체 패드도 다 떨어졌으니 바로 나올 수가 없으니까. 
최수진 (전)성우도 그렇게 연기하더라고요. 그때 '괜찮아?'라과 묻고 싶지만 노래를 해야 해서. 
김재범 잠깐 틈이 있으니까 물어보세요. 
최수진 한 번 물어볼게요.
김재범 고개를 세 번 정도 끄덕여 드릴게요. 

#잡지와 레코드
최수진  (올리버가 뒤에서 하는 연기가) 시선을 엄청 뺏고 있네요? 
김재범 저희는 시키는 대로 하는 겁니다. 정해져 있는 연기예요. 
최수진 오빠가 잡지와 레코드를 드는 게 참 좋아요. 
김재범 잡지와 잡지를 들 때도 있어요. 
최수진 여태까진 없었던 것 같은데? 
김재범 거의 잡지와 레코드였죠.
최수진 제가 레코드를 골라볼게요.
김재범 노래 들을래? 책 읽을래? 그런 느낌이죠. 
최수진 그런데 레코드를 고르면 싫다고 할 거죠? 
김재범 그럼요. 레코드는 읽을 수가 없잖아요. 

#아끼는 마음
최수진 위로해주는 게 너무 예쁘죠.
최수진 클레어는 올리버가 깰까봐 조심히 잡지로 덮어주고. 올리버는 클레어가 깰까봐 조용히 하는 모습이 예쁜 것 같아요. 

#바쁜 올리버 2
최수진 올리버가 (뒤에서) 엄청 뭘 많이 해요. 
김재범 짐을 싸고 고치고 굉장히 바빠요. 편지도 써야 됩니다 이제.  

#헬퍼봇의 옷
김재범 이 장면에서 잠옷을 고르잖아요. 저는 잠옷을 목에 걸어요. 
최수진 목에 왜 거는 거예요? 입었다 치는 거예요? 
김재범 재킷을 빼고, 안에 입은 옷 자체가 벗겨지지 않는다고 생각할 수도 있는 거죠. 저희가 로봇이기 때문에 헬퍼봇 5 옷은 이렇고, 6의 옷은 다 저 옷인. 몸에 붙어있는 거죠. 
최수진 그럼 (헬퍼봇은) 재킷 안에 입은 옷이 같으니까 사람(모텔 주인) 앞에서 잘 가려야 겠네요. 
김재범 그런 게 있네요? 그럼 이건 없었던 일로 하겠습니다. 큰일 나요! 개인 취향에 맞춘 옷. 사람들도 이 옷을 입고 다닌다는 걸로 할게요. 
최수진 주인들이 인형 놀이하듯 예쁘게 입힌 옷이에요. 
김재범 이 옷을 입고 나가면 큰일 나는 거죠. (짚어줘서) 고마워요. 
최수진 의상에 대해 (평소에) 생각을 해봤거든요. 


First Time In Love



#사랑
김재범 둘이 서로를 사랑하고 있다는 걸 알게 되는 그런 장면이죠. 이게 바로 사랑이구나. 
최수진 전 너무 눈물 나요. 울컥해요. 
김재범 저는 전부터 눈물이 나기 시작해요.
최수진 ‘사랑이란?’ 부터요? 
김재범 네. 

#헷갈리는 가사
김재범 가사가 굉장히 헷갈리시죠?
최수진 네, 틀릴 때 많아요. 난 분명 알고 있는데 저절로 그렇게 나올 때가 있어요. 
김재범 맞아요. ‘네 덕분에’와 ‘너로 인해’가 굉장히 헷갈려요
최수진 ‘너로 인해’가 앞이고. '네 덕분에'가 뒤인데 (꼬여서) ‘너로 분해’라고 한 적도 있어요. 

#프레스콜에서 첫호흡
최수진 프레스콜 땐 (신)주협이랑 첫 공연을 같이 하지 않은 상태였는데, 프레스콜에서 먼저 같이 한 거예요.
김재범 아 공연을 아직 시작 안 했는데?

#귀여움을 연기한다는 것
최수진 저는 귀여운 척 하느라 조금 힘들어요. 
김재범 사실 공연 하고 있으면 귀여운 척이라기보다, (저절로) 하게 되는 거 같아요. 그렇죠?
최수진 맞아요.
김재범 아이의 마음을 갖고 있는 순수함을 표현해달라고 하셨어요. 
최수진 척이 아니라는 거죠? 
김재범 전혀 척으로 안 보여요. 
최수진 자신감을 갖고 할게요.
 
#냉장고에는?
최수진 클레어가 냉장고 안에 들어가는데, 그 안에 물이 있어요.
김재범 물 드시는 건가요? 저도 좀 주시죠. 
최수진 그러고 싶지만 공연 소품이 아니니까. 

#동갑내기의 말놓기(feat.성종완)
최수진 성종완 제임스가 노래하는데 목소리가 정말 좋죠. 
김재범 맞아요. 
최수진 평소에 재미있는 분인데 (공연에선) 어쩜 이렇게 따뜻한지 모르겠어요. 
김재범 저는 처음에 봤을 때 굉장히 진지한 친구인 줄 알았어요. 
최수진 그래서 그렇게 1년을 말을 안 놓으셨던 거예요?
김재범 놓으란 얘길 안 하더라고요
최수진 동갑인데!
김재범 그래서 저도 안 하다가 얼마 전에 놨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with박지연
최수진 (박)지연이랑 공연할 때 어땠어요?
김재범 재밌었죠. 
최수진 두 분이 (같이 공연을) 적게 하셔서.
 
#행복 뒤 불행
최수진 (구식 로봇이라) 아프고 점점 고장나는 걸 알고 있잖아요. 올리버의 반응은 클레어를 사랑하기 때문에 시작된 거잖아요. ‘너 왜 그러니?’싶다가도 올리버를 보면 점점 마음이 아파지고 슬퍼요. 그런데 하다 보면 이 장면이 갑작스러운 느낌이 들 때가 있어서 정말 연기를 잘해야 하는 장면인 것 같아요. 
최수진 행복하다가 갑자기 이렇게…
김재범 그렇죠. 우리네 인생도 그런 것 같아요. 
최수진 그렇죠. 행복의 클라이맥스를 찍고 갑자기. 
김재범 너무 행복한  순간 불행이 찾아올 수도 있거든요. 
최수진 그래야 더 극적이죠. 
김재범 지금 너무 행복한데 ‘이 행복이 곧 끝나겠구나’란 생각을 하게 되는 거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수진 이 장면 슬퍼요?
김재범 슬프죠. 예전에 김현철 씨 노래 중에서 ‘그럼에도 불구하고’가 있어요. 제가 아는 ‘그럼에도 불구하고’는 노래가 다 좋아요. 

#바쁜 올리버 3
최수진 (올리버가 클레어 뒤로 가서 앉을 때) 클레어의 등을 연다는 걸 (관객 분들이) 아실까요?
김재범 아시겠죠.   
최수진 그림자 놀이를 위해서 수업도 받으셨죠?
김재범 맞아요. 
최수진 노래하랴, 그림자 만들랴.
김재범 굉장히 바쁩니다. 뒤에서 붙이고, 켜고, 열고, 얼굴 맞추고, 그림자 하고, 닫고, 끄고 내리고. 
최수진 모든 신은 올리버가 할 일이 많은 거 같아요.
김재범 이 공연은 올리버가 좀 바쁘긴 해요. 제가 공연할 때 땀이 거의 안 나거든요. 이 공연은 땀이 납니다. 

#슬프지 않게
최수진 이 노래는 너무 슬프지 않게 부르려 하고 있어요. 
김재범 이 공연은 슬픔을 참는 게 많은 거 같아요. 
최수진 눈물이 계속 나요.
김재범 닦아야죠. 

#공주님
최수진 오빠가 (클레어 고쳐줄 때) 공주님이라 불러주잖아요. 
김재범 그렇죠.
최수진 너무 좋았어요. 

#드레스리허설에서 생긴 일
김재범 (클레어가 올리버 부축 받아서 의자로 가는 부분에서) 드레스리허설 때 혼자서 걸어가서 앉으셨잖아요. 
최수진 음악은 흐르고 있는데 오빠가 안 와서. 
김재범 공구함을 넣는 위치를 연출부에서 바꿔주셨는데, 넣는 곳에 짐이 가득 있어서 놓을 수가 없었어요.
최수진 빨리 하고 날 도우러 왔어야죠!
김재범 죄송합니다. 전 어떻게든 넣으려고 했는데 먼저 가실 줄 몰랐거든요. 
최수진 안 오더라고요. 음악은 흐르고 있고, 동선이 정해져 있었으니까 어쩔 수 없었어요. 

#눈물나는 장면
김재범 이때 올리버 입장에선 가슴이 미어져요. 
최수진 이쯤 되면 울어서 (눈이) 만두가 되어 있어요. 


1. 우린 왜 사랑했을까 
2. 나의 방 안엔

3. 끝까지 끝은 아니야
4. 고맙다, 올리버 
5. 반딧불 그리고 제주도
6. 행운을 빌어줘 PARTⅠ
7. Goodbye, My Room 
8. 행운을 빌어줘, Part II 
9. My Favorite Love Story 
10. 낡고 오래된 사랑 노래
11. 생각보다, 생각만큼 
12. Driving 
13. 사람들로부터 배운 것
14. 우린 왜 사랑했을까(Piano Solo)
15. 반딧불에게
16. 반딧불에게 
17. Home Again
18. 사랑이란
19. 첫 입맞춤
20. First Time Being in Love
21. 그럼에도 불구하고

22. 나의 방 안엔(Reprise)
23. 그것만은 기억해도 돼 
24. 기억을 지우기 
25. 사랑이란, 어쩌면(Fina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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