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멘터리| 공연 실황과 배우들을 통해 듣는 비하인드 스토리
더뮤픽 코멘터리 네번째 작품은 <에드거 앨런 포>입니다. <에드거 앨런 포>는 2016년 초연한 이후 1년 4개월 여 만에 다시 관객들과 만나고 있습니다. 에드거 앨런 포가 살았던 암울한 인생과 그가 문학사에 남긴 족적은 작곡가 에릭 울프슨에게 영감을 주었고, 대본과 음악으로 완성된 것이 <에드거 앨런 포>의 시작이었습니다.
에드거 앨런 포와 그리스월드 등 상반된 두 인물이 보여주는 구도가 인상적인 작품입니다. 그래서 재연에 합류하여 작품과 어우러지는 힘있는 가창력을 보여주는 정동하(에드거 앨런 포 역)와 초연부터 인상적인 연기와 캐릭터 해석으로 사랑받고 있는 정상윤(그리스월드 역) 등 두 배우가 <에드거 앨런 포> 코멘터리에 함께했습니다.
<에드거 앨런 포> 코멘터리는 기사와 영상을 통해 1, 2편으로 나누어 차례로 싣습니다.
(1)-1편에 이어,
까마귀 #갈가마귀 #레노어 #포의_존재감 #애증관계
정동하 (‘까마귀’ 부르기 전 나오는) 신작발표회는 그리스월드가 좋아하는 시간인 것 같아요. 본인의 세계고, 나의 구역.
정상윤 그렇게 생각해도 될 것 같아요. 예술가, 평론가, 시인, 목사예요. 성직자가 이 시대에서는 최고의 권력자잖아요. 전국민이 모였다고 생각해도 될 만큼 많이 모인 자리에 포가 나타나서 ‘까마귀’를 부르니까….
정동하 스포트라이트를 그리스월드가 받아야 하는 건데, 상실감이 대단했을 것 같아요.
정상윤 (반대로) 포도 정말 대단한 것 같아요.
정동하 작품을 하면서 굉장히 많은 생각을 해요. 에드거 앨런 포가 극 중에서 그리스월드를 밟고 싶어서 갔을까, 아니면 상황이 그렇게 된 걸까 하는. (미묘하지만) 개인적으로는 차이가 있거든요.
정상윤 군중들도 그리스월드를 신봉하지만 포가 등장하면서 ‘저 사람이 포구나’, ‘저 사람의 시를 듣고 싶다’ 는 생각이 들죠. 사람들이 이미 많이 흔들린 상태예요.
정동하 둘 다 대중에게 비춰지는 모습을 신경쓰는 것 같아요.
정상윤 그렇죠. 포도 그렇지만 그리스월드는 정말 심하죠. 사람들이 정말 믿고 있고.
정동하 보여지는 모습에 대한 결벽증이 있는 것 같아요. 완벽주의도 있고.
정상윤 맞습니다.
정동하 포를 연기하는 입장에서 이러면 안 되지만, 그 부분에서 가끔은 그리스월드가 이해될 때도 있어요.
정상윤 공연할 때 깔끔한 모습을 보여주려고 해요. 만날 때 먼지 같은 것도 보고, 터치하면서 그런 모습을 표현하죠.
정동하 ‘까마귀’는 이 작품에서 포의 천재성이 극한으로 보여지는 곡이라 생각해요. 초연 때 썼던 제목인 ‘갈가마귀’는 오역으로 국내에 잘못 알려진 거라고 해요.
정동하 이 곡에서 등장하는 ‘레노어’가 버지니아, 엘마이라 혹은 연상의 여인이라는 얘기도 있었어요. 저는 엘마이라를 생각하면서 불러요. 엘마이라는 어머니의 빈자리를 채워준 사람이에요. 포에게 어머니는 (어떻게 해도) 채워지지 않던 것이었거든요. 그걸 채워준 사람이 떠나니까 엄청난 상실감을 느꼈을 거예요. 예술가니까 보통 사람들과는 다른 감성으로 느꼈을 거고요. 그걸 표현한 시가 '까마귀'가 아니었을까 해요. 김성수 음악감독님이 쓴 곡인데 감독님도 그렇게 해석하지 않았을까 합니다. 영원토록 부를 수 없는 그 이름이자 부를 수 없다고 생각하니 두려운 거죠.
정동하 에드거 앨런 포에 대해 찾아봤는데, 그리스월드에 대한 정보가 많지 않았어요. 인상깊었던 건 에드거 앨런 포가 죽고 오래지 않아 그리스월드도 세상을 떠나는데, 그의 방을 정리하던 중 에드거 앨런 포의 초상화였는지, 작품이었는지 확실하지는 않지만, 그런 게 많았대요. 질투하고 싫어했지만, 애증의 감정이 있지 않았나 해요.
정상윤 ('까마귀'를 들으면서) 군중들처럼 점점 (포에게) 빠져들고, 인정하게 되지만 오히려 그래서 아직은 아니라고 생각하는 거죠.
정동하 애증의 감정이 있는 건가요?
정상윤 사랑까진 아니더라도 포가 정말 남다르고 실력있는 예술가라 생각하는 거죠.
정동하 그런데 왜 죽였어요?
정상윤 아직은 아니니까요. 내가 만들어놓은 이 세상에는 태어나지 않았어야 하는 사람이니까. 그래서 양심의 가책이 없어요. 주님의 이름을 빌어서 당연하다 생각하고.
정동하 에드거 앨런 포의 작품이 악마의 작품이라고 오해받기 딱 좋은 느낌이 있어요. ‘검은 고양이’만 봐도 싸이코패스가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 정도죠.
내 눈 앞의 천재 #짠한_그리스월드
정상윤 이 장면 자체가 짠해요.
정동하 그리스월드가 불쌍하기도 해요. 하지만 포는 마음 속으로 비웃고 있죠. '넌 안 돼!' 하는 느낌이에요.
정상윤 그리스월드는 군중 속에 있는 포를 봐요. 그리고 다가갔는데 내 주위엔 아무도 없어요. 혼자 쓸쓸히 남겨진 거죠.
정동하 그리스월드가 외로워보여요.
함정과 진자(Rep.) #그리스월드의_결심
정상윤 포를 처음 대면한 후, 무너뜨리기 위해 그리스월드는 하나씩 계획을 세워요. 진행도 잘 되고 있었죠. 그런데 ‘까마귀’로 한 방 또 얻어맞고 더이상 안 되겠다는 큰 결심을 여기서 하게 돼요.
정동하 '이 놈을 정말 망쳐야겠다' 는 생각을 하고 있었지만 더욱더 열심히 망쳐야겠다고 결심하는 거죠.
정상윤 (그리스월드가) 여자친구인 엘마이라와 헤어지게 만들고, 처음에는 일자리도 끊죠. 포를 하나씩 서서히 조여가고 있었는데 점점 더 강하게 처리해야겠다는 의지가 생기죠.
정동하 그리스월드가 에드거 애런 포에게 문학으로 상대가 안 된다는 걸 깨닫게 되는 순간이기도 해요. 악마에게 영혼을 팔았다고 생각하는 것 같고.
정상윤 2막에 나오지만 그리스월드가 포의 작품 저작권도 다 가져가죠.
[1막]
1. Overture
2. 달님의 시간(Tiny Star)
3. 매의 날개(Wings of Eagles)
4. 모르그 가의 살인사건 (The Murders in the Rue Morgue)
5-1. 첫 대면1(The First Meeting part1)
5-2. 첫 대면2(The First Meeting part2)
6. 널 심판해(What Fools People Are)
7. 눈이 멀었죠(Blinded by the Light)
8. 함정과 진자 Ι Ⅱ Ⅲ(The Pit and the Pendulum Ι Ⅱ Ⅲ)
9. 까마귀(The Raven)
10. 내 눈앞의 천재 (It Doesn’t Take a Genius)
11. 함정과 진자 Rep.(The Pit and the Pendulum Rep.)
12. 모두 다 안녕(Goodbye to All That)
13. 종(Act Ι Final: The Bells)
<에드거 앨런 포> 코멘터리 (1)-1 보기 https://www.themusical.co.kr/Pick/Detail?enc_num=6QN0raHtorCj0eroGtFE7g%3D%3D
*기사 본문이 길어 (1)편을 나누어 전합니다. (2)편은 다음주 공개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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