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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씨 왓 아이 워너 씨> 첫 만남의 설렘, 전 출연진에게 묻다

글 | 이민경(객원기자) 2009-01-20 4,571

뮤지컬 <씨 왓 아이 워너 씨>가 올 여름, 국내 초연을 앞두고 있다. <씨 왓 아이 워너 씨>는 ‘미국 뮤지컬의 미래’라 평가받기도 하는 마이클 존 라키우사의 최신작으로 2005년 오브 브로드웨이에서 첫 선을 보이며 극찬 받은 바 있는 작품. 국내에는 아직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실력파 배우들이 대거 참여하며 큰 기대를 모으고 있다. 극중 5명의 배우 모두가 2인 이상의 캐릭터를 맡아 1막과 2막에서 각기 다른 연기를 선보인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씨 왓 아이 워너 씨>는 어떤 작품?

<씨 왓 아이 워너 씨>는 하나의 작품 안에 세 가지 이야기, ‘절대적 진실’이라는 철학적 주제의식을 담는 등 독특한 형식을 지닌다. 원작은 일본의 소설가 아쿠타가와 류노스케의 단편 소설인 <덤불 속에서>와 <용>, 그리고 <케사와 모리토>이다. 1막 ‘라쇼몽’과 2막 ‘영광의 날’, 그리고 1막과 2막의 도입부에 삽입되는 막간극 ‘케사와 모리토’로 구성되어 있다. 1900년대 일본 작가의 소설이 2000년대 뉴욕을 배경으로 현대적으로 재해석된 것이다. 1막은 센트럴 파크에서 벌어진 강간과 살인사건, 2막은 믿음으로 충만했던 한 신부가 9.11테러 이후 생긴 회의와 의심으로 거짓된 예수의 재림을 설파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공연은 앞선 두 개의 객관적인 사건을 각 등장인물의 주관적인 시점을 중심으로 전개시키며 그들이 말하는 서로 다른 진실을 통해 ‘과연 진실은 존재하는가?’에 대한 의문을 제시한다.

케샤, 아내, 여배우 역에는 2007년 한국뮤지컬대상 여우주연상에 빛나는 김선영과 <마리아 마리아>, <라이언 킹> 등을 통해 실력을 인정받은 차지연이 캐스팅됐다. <쓰릴 미>, <나인> 등으로 다양한 역할을 소화하고 있는 강필석은 경비원과 신부 역을 맡았다. 2006년 <밴디트> 이후로 2년 만에 뮤지컬 무대에 복귀하는 박준면이 영매와 모니카를 연기하며, <스위니 토드>에서 거지 여인으로 호평 받은 바 있는 임문희가 박준면과 같은 캐릭터를 연기한다. <스위니 토드>에서 광기 어린 연기를 선보인 양준모는 모리토, 남편, 회계사 역을 맡았고, 신인답지 않은 뛰어난 가창력과 좋은 연기로 주목받고 있는 홍광호와 뮤지컬 <컴퍼니>에 캐스팅된 ‘무서운 신예’ 정상윤이 강도와 기자 역에 더블 캐스팅됐다.

화보촬영을 위해 강남의 한 스튜디오에 모인 8명의 배우들. 공연보다 화보촬영이 더 힘들다며 난색을 표하더니, 막상 셔터가 눌리자 언제 그랬냐는 듯 자연스러운 포즈와 표정으로 프로임을 재확인시켰다.

 

Q. 씨 왓 아이 워너 씨는 어떤 작품인가?

김선영 : 아쿠타가와 류노스케의 ‘라쇼몽’이라는 작품과 ‘용’이란 단편소설을 원작으로 해 내용은 같지만 1막과 2막으로 나뉘며 등장인물을 각색했다. 1막 2막이 다르다는 것이 일단은 굉장히 독특하고, 그래서인지 음악도 굉장히 동양적인 색채가 짙은 작품이다.

박준면 : 작품은 ‘진실에 대해 어떻게 봐야하는가’에 대해 얘기하는데, 1막과 2막에서 말하는 진실의 구도가 전혀 다르다. 때문에 두 개의 작품을 본다고 생각하면 된다. 특히 모든 배우들이 1인 2역에서 3역까지 소화해야 하기 때문에 더욱 기대가 되는 작품이다.

차지연 : 컬트 뮤지컬인 것 같다. 일반 대중들이 좋아하는 이해가 쉬운 장르는 아니지만 그 와중에 재미도 빠지지 않을 것 같다.

 

Q. 처음 대본을 접한 느낌?

강필석 : 드라마적인 요소가 강해 기존에 뮤지컬과는 연기를 해야 하는 깊이도 다른 점이 굉장히 마음에 들었다.

박준면 : 오랜만에 뮤지컬에 복귀하기 때문에 작품성 있고, 메시지가 강한 스토리를 찾던 중 접하게 되었는데, 바로 내가 찾던 대본이었다. 대본을 접하고 음악을 접했을 때 굉장히 황홀했고, 이런 줄거리라면 복귀해도 될 것 같은 자신감을 찾아주었다.

양준모 : 사실 처음 접했을 땐 작품 안에 너무 많은 내용을 함축하고 있어 헷갈리기도 했는데 거듭해서 볼수록 드라마에 대한 매력이 많이 느껴진다.

정상윤 : 기존에 잘 알려진 굉장히 화려한 작품들과 다르게 깊이가 있으며 연극적인 색채가 강한 작품이란 생각이 들었다.

 

Q. 작품의 어떤 점에 끌렸나?

양준모 : 아직 부족한 실력이긴 하지만 내가 잘 표현할 수 있고, 좋아하는 스타일의 음악에 끌렸다. 또한 드라마적인 요소가 강한 만큼 그 부분에 대해서도 많이 배우고 싶어서 참여하게 되었다.

임문희 : 우리가 진실이라고 믿고 있는 것 중엔 진실이 아닌 것들이 굉장히 많다. 또한 내가 정말로 알고 있는 것과 혹은 속고 있는 것도 많다. 이 작품은 이런 부분에 대해 가볍게나마 터치해주고 있고 이런 면이 흥미로웠다. 또한 음악 자체도 굉장히 매력적이어서 욕심이 났다.

홍광호 : 작품을 선택할 땐 그 시기도 중요한데, 이번 작품은 그런 면에서부터 잘 맞았다. 개인적으로 작품을 고를 땐 주위의 의견을 잘 듣는 편인데, 오프브로드웨이에서 직접 공연을 보고 온 분들이 너무 좋은 작품이라며 적극 권했다. 물론 역할도 매력적이고 작품에 대한 느낌도 좋았고, 여러 가지 정황상 ‘이거구나’ 싶었다.

 

Q. 캐스팅이 화려한데, 좋은 배우들과 같이 작품을 하게 된 소감?

강필석 : 무척이나 좋다. 배우들이 많이 나오는 작품이 아닌데, 워낙 실력이 있는 분들이라 많이 교감할 것 같고 서로 시너지 효과가 날 것 같아 기대가 크다.

김선영 : 개인적으로 다 좋아하는 배우들이고, 후배지만 음악적으로 존중하고 존경하는 배우들과의 작업에 너무나 설렌다. 개개인 배우 모두가 실력을 인정받을 만한 분들이어서 이들이 모여서 작품이 어떻게 하모니를 이룰지가 진짜 궁금하다.

박준면 : 좋은 작품에 좋은 음악에 좋은 배우까지 있다는 굉장한 배부름, 그것만큼 배부른 게 없는 것 같다. 신인 중에서도 굉장히 유망한 배우들이 출연한다니 기대되고 젊은 에너지를 받아서 잘 해야 되겠다는 생각뿐이다.

양준모 : 배울 수 있는 분들이 많아서 행복하고 그분들 안에 섞여 잇는 것만으로도 영광스럽고 기분 좋다.

임문희 : 워낙 잘하시는 분들이란 것을 객석에서 봐왔다. 앙상블로 시작했을 때 같이 무대에 섰던 선배님과 더블까지 하게 되어 굉장히 부담스럽다. 하지만 재미있는 작업이 될 것 같고, 이번 작품에서 100% 융화가 되지 못하더라도 다음 작품을 할 때라도 배울 갈 것이 많을 것이라 생각하며 용기를 얻고 있다.

정상윤 : 정말 영광이고 같이 하면서 그분들의 장점을 빼먹을 생각이다.

차지연 : 무척이나 떨리고 너무 많이 배울 수 있는 엄청난 기회라 생각한다. 물론 전에 했던 작품도 한 작품 한 작품이 소중했지만 특히나 평소 좋아하던 배우들과의 작업에 흥분되고 빨리 시작했으면 좋겠다.

홍광호 : 너무 훌륭한 분들과 함께 할 수 있다는 데에 정말 영광이다.

 

Q. 국내 초연에 대한 부담감은 없는가?

강필석 : 물론 있다. 일단 굉장히 좋은 작품이기에 관객들에게 좋은 작품을 좋게 만들어서 보여줘야 하는 게 부담감이다. 작품 자체의 색이 강해서 관객들에게 어떻게 다가갈지는 연습을 하면서 연출진과 얘기를 나누며 채워가겠다.

김선영 : 우리나라에 와서 초연을 하게 될 경우엔 부담을 안 갖는다면 거짓말이다. 이 작품은 국내에 많이 알려지지 않아 너무 비교를 않고 보실 수도 있단 얄팍한 안도감을 갖고 있다. 작품이 굉장히 좋았단 얘긴 익히 들어 알고 있다. 대본은 무엇보다 탄탄한 구성을 가지고 있으며 음악은 브로드웨이에서 공연될 당시, 심장을 강타하는 음악이란 찬사를 받았다고 한다. 이것이 한국에 왔을 때 얼마나 한국에 딱 맞게 공감될 수 있게 만드느냐가 관건이며 어떻게 만들어질지가 개인적으로 기대된다.

임문희 : 좋은 작품에 내가 플러스가 됐으면 하는 걱정 외엔 작품 자체에 대한 부담감은 없다. 이제는 관객들도 새로운 것을 원한다고 생각한다. 때문에 관객들이 찾지 않을 것이란 불안감은 없다. 작품에 대한 기대감은 배우 외에도 관객도 가지고 있을 것이며, 혹시 지금은 많이 찾지 않더라도 재공연 때엔 충분히 많이 올 것이고 더 원할 것이라 생각한다.

정상윤 : 마니아 여러분 외에 일반 관객들도 좋아해줄 것 같고, 연극 좋아하는 관객들도 보면 좋을 것 같다. 잘 되었으면 좋겠다.

차지연 : 동영상을 봤는데, ‘이걸 내가 소화해 낼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그들은 그들만의 매력이 있는 것이고, 한국어로 바뀌었을 땐 또 다른 매력이 있을 것이다. 한국사람 정서에 맞게 만들어진다면, 한국 관객들이 봤을 땐 우리 배우들만의 장점이 있으니까 그게 더 매력으로 다가가지 않을까 생각한다.

홍광호 : 공연에 대한 부담감은 없다. 국내 초연이기 때문에 재미있을 것 같다. 오히려 누가 해놓지 않았기 때문에 아직 그려 놓은 게 없어서 부담도 크지 않다. 창작뮤지컬 하듯이 내가 하는 것이 정답이라 생각하고 연출자와 상의 하에 만들어나가겠다. 좋은 작품이 나올 것 같은 막연한 기대감만 있을 뿐이다.

 

Q. 관객들에게 한 마디

강필석 : 7월부터 11월까지 대장정을 펼친다. 굉장히 좋은 작품으로 관객들도 극장을 나갈 때 많은 생각을 하고 나갈 수 있는 작품이다. 많이 보러 와서 각자 원하는걸 보고 가길 바란다.

김선영 : 제목에서도 느껴지듯이 어떻게 보면 참 묘하고, 철학적인 이야기를 담고 있는 것 같다. 하지만 굉장히 명료한 음악과 구성으로 되어 있어서 아마도 지금껏 만나봤던 작품과는 다를 것이다. 무엇보다 좋은 배우, 스텝들과 만나서 얼마나 멋진 작품으로 나타날지 기대된다. 여러분도 기대해 달라.

박준면 : 아현동 마님의 백금녀는 이제 잊어 달라. 뮤지컬 무대는 친정에 오는 것이니만큼 기존에 어떤 박준면 보다는 배우로서 박준면을 보러 많이 와 달라.

양준모 : 많은 궁금증을 사고 있는 공연이지만 아직 정보가 많이 없다. 우리도 아직 준비하는 단계이긴 하지만 직접 와서 보면 후회 없는 작품이 될 수 있도록 많이 노력하겠다. 많이 보러 오시고, 유익한 공연으로 기억되었으면 좋겠다.

임문희 : 세상의 다양한 면을 느끼고 함께 나누고 싶다면 공연장에 와 달라. 하나를 표현하는데 분명 똑같을 수 없는 만큼 더블캐스트도 많이 기대해주길 바란다. 뮤지컬은 항상 즐거워야 한다는 편견을 버리고 함께 고민할 수 있는 시간이 되었으면 하며, 함께 고민할 분들은 공연장을 찾아주었으면 좋겠다.

정상윤 : 예술적이고 작품성이 뛰어나서 진지하고 진중하고 깊이가 있는 작품이다. 또한 굉장히 연극적이며 배우들의 숨소리와 호흡과 감정을 바로 앞에서 볼 수 있는 소극장 뮤지컬이다. 국내 초연인데 많은 사랑과 관심 가져주길 바란다. 뮤지컬 씨 왓 아이 워너 씨 화이팅!

차지연 : 무엇보다 내 스스로 너무 기대되는 작품이고 욕심이 난다. 하지만 아직 경험도 많지 않고 이제 시작하는 신인배우기 때문에 겸손한 자세로 임하되, 자신 있는 모습으로 무대에 서고 싶고 실망시켜드리고 싶지 않다. 꽉 채울 수 있는 배우가 될 수 있도록 선배님께 열심히 배우고 열심히 뛰겠다. 지켜봐주고 믿어 달라.

홍광호 : 훌륭한 배우들과 함께 공연을 하게 되어 매우 영광스럽다. 오랜만에 무대에 서는 만큼 더 열심히 하겠다. 많이 보러 와서 격려해주고 박수도 쳐주며 공연을 즐겨주길 바란다.

 

국내엔 잘 알려지지 않은 만큼 여러 궁금증을 유발시켰던 <씨 왓 아이 워너 씨>. 그러나 아직 연습이 채 들어가기 전이라 그 베일을 벗겨낼 만큼 작품에 관해 심도 있는 얘기를 나누진 못했다. 다만 한 가지 확실한 것은 탄탄한 드라마와 환상적인 음악이 어우러진 작품이란 것. 배우들은 하나같이 이 점을 작품의 최대 매력이자 강점으로 꼽았다. 어떤 작품이 탄생할지에 대한 기대감과 더불어 자신감을 가질 수 있었던 것도 이 때문이다.

탄탄한 드라마와 환상적인 음악, 실력파 배우들의 조화가 만들어낸 공연은 과연 어떤 모습일까. 공연은 7월 15일~8월 24일 예술의 전당 자유소극장과 9월 6일~11월 2일 두산아트센터 스페이스 111에서 직접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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